오늘 몸이 아파 출근을 하지 못했다.
계속되는 야근과
부산으로 순천으로 향하는 집안의 대소사로 드디어 탈이 나고 말았다.
하루 종일 방 안에 틀어 박혀 빗소리만 들었다.
시간이 멈췄다.
살아있는 것마저 잊어버릴 만큼.
핸드폰의 진동이 방 안을 흔든다.
한 번, 두 번, 세 번......
저것을 손에 쥐면 또 다시 시간은 흐를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몸을 일으킬 의지가 죽어 있다.
내 방은 형광등을 켜지 않으면 늘 어둡다.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내 삶처럼.
오랜 시간 운전을 하다보면
자동차도 쉬어야 하고 사람도 쉬어야 하지만
사람이 쉬지 않으면 자동차도 쉬지 못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중간 중간 휴게소를 만나지만
쉬지 않으면 휴게소는 없는 것과 같다.
자동차가 고장이 날 때까지
기름이 떨어질 때까지 달리는 것은 참 어리석은 일인데
자동차는 알면서 왜 내 몸은 모르는지.
자동차를 가게 하는 힘은 기름인데
지금껏 나를 가게 한 힘은 무엇인가!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 책상 머리맡에 붙어 있는 꿈 지도를 올려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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