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희망이의 일기(녹음본)

달봉샘 성장일기- 말괄량이 길들이기

 

열이 모이건 스물이 모이건 어느곳에나 말괄량이, 장난꾸러기 한두녀석은 꼭 있지요..

아니, 아이들은 누구나 장난꾸러기고 말썽꾸러기이지요.. 얌전하고 조용한 어린이는 이미 어린이가 아닙니다.

어른들은 얘기합니다..

그녀석 참 가정교육이 잘 되었다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가정교육이 잘 되어진것이 아니라 잘 길들여진것이지요..

여기에서 말하는 길들이기는 교육이 아닌 훈련이나 눈치가 되겠지요...

작디작은 곳에 많고 많은것을 담을 수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우리의 아이들을 지켜 보세요..

우리의 두눈으로 살아있는 요술쟁이를 보시게 될 것입니다.

 

하루종일 뛰어노는 녀석들... 그렇게 뛰어 놀고도 힘든 줄 모릅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없다면 우리 어른들은 어떨까요?

간섭할 일도 없고 걱정할 일도 없고 신경쓸 일도 없겠지요..

그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해 보세요..

힘들까요? 아니요... 절대 힘들지 않을껄요?

이곳에 작은 진실이 있겠습니다..

 

야외학습을 갑니다.

걱정입니다.

말썽꾸러기만 모인 바구니에서 한웅큼 집어낸듯한 녀석들만 모인 반이라서 그런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과연 이녀석들과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을까요?

하루종일 쫓아다니다가 끝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물론 이 걱정은 선생님 걱정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지켜본다면 그렇게 바라볼까 해서지요)

 

오늘은 인천대공원 식물원으로 갑니다..

아이들에겐 대공원만 남아있습니다..

인천이건 광명이건 별 관심이 없습니다.

식물원이건 동물원이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지요..

벌써부터 그려지는 모습에 이녀석들 버스에서 부터 난리입니다.

말썽꾸러기 녀석들이 그 좁디좁은 버스에서 과연 얌전할까요?

타잔이 나타납니다..

원숭이도 나타납니다.

장사꾼도 나타납니다..

영화관에서 표받는 아저씨도 보이네요..

제각각입니다..

그래도 엉덩이가 간지러워 온몸이 꿈틀 꿈틀 거립니다.

여기에 해결사가 등장합니다..

다름아닌 달봉이입니다.

아이들의 눈을 통해 달봉이는 가고싶은 곳에 항상 가 있고 하고 싶은 것을 합니다.

전율이라는 것은 이럴때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열이건 스물이건 파리가 입안에 들어오기를 졸린 눈으로 기다리는 개구리처럼 그런 모습이 되어 버립니다.

이미 아이들은 버스안이 아닌 달봉이와 함께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식물원에 도착했습니다..

울타리없는 광활한 주차장에 톡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재빠른 손놀림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이 넓은 놀이터를 알아차리게 전에 어서 어서 서둘러야 합니다.

오늘 안 온 녀석이 누구인가?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셀라치면 정신이 혼미해 집니다.

가만있는 녀석들이 있나요?

기억력이 뛰어나던지 아님 머리에 파랑칠을 하며 세든지 해야 겨우 헤아릴 수 있겠지요.

그렇다고 출석을 부르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다 부르고 나면 이미 목에선 쉰내가 나지요

.

"오늘 어떤 친구가 안왔을까? 누가 알아맞춰 볼래?"

 

물론 안 온 녀석보다는 버젓이 옆에 있는 녀석 이름을 용감하게 외치는 녀석들도 많지요..

하지만 놀이는 이내 끝나고 맙니다..

보물찾기처럼 안 온 친구찾기놀이도 재미있는 놀이중 하나거든요.

 

지렁이 기차가 출발합니다.

오늘은 다른 유치원에서도 견학을 많이 왔네요..

노란 병아리처럼 조용조용 졸졸졸졸 걷는 모양이 병아리 유치원인가 봅니다.

엄마닭을 쫓아가는 병아리들처럼 올망졸망 예쁩니다.

하지만 한마리 한마리 병아리가 그 병아리 그병아리같네요..

요녀석들을 봅니다.

정신없이 조잘거리며 이러저리 눈동자 굴러가는 소리가 요란하네요..

선생님을 쳐다보는 녀석이 하나도 없네요.. 하긴 대공원에 와서까지 선생님얼굴을 조사할 필요가 있을까요?

 

.. 이제 한번 놀아 볼까요?

아차, 하지 말아야 할게 몇개 있네요. 오늘 놀이의 규칙이죠..

하나. 줄 세우기 연습하지 말것!

두울. 설명하려 애쓰지 말것!

세엣. 부정어 사용하지 말것!- 만지지 마라, 뛰지마라 등 등.. (그럼 대체 뭘 하란 말이지?)

네엣. 선생님도 재미있게 놀것!

 

분수가 있네요..

시원한 물줄기가 여기저기서 각양각색으로 쏟아집니다.

옛날부터 분수대 난간을 걷는게 무지무지 하고 싶었지요..

물론 물깊이를 먼저 파악하고서..

물줄기를 맞으며 평균대를 하듯이 걸어봅니다.

어느새 이녀석들 커다란 난간을 또 하나 만들었네요.

 억지줄을 세우지 않아도 예쁜 줄이 저절로 생겨납니다.

골목대장마냥 가는곳마냥 쫓아옵니다.

뛰면 뛰어오고 걸으면 걸어오고 기어가면 기어오고...

신기한 나무들이 많네요..

손바닥을 닮은 선인장을 비롯해 공룡시대에나 있을법한 나무들도 있네요..

나무 이름이 뭐가 중요한가요?

커다란 나무들을 모며 아이들이 나무들과 입씨름을 합니다.

분명 우리네 아이들은 생소한 나무이름 하나 기억 못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나무들과 했던 얘기들은 기억할것입니다.. 생명이 있는 살아있는 나무들과 말이죠..

 

경사진 잔디밭에서 구르기 시합을 합니다..

세상이 빙글빙글 몸뚱아리가 자동차 바퀴가 된 듯 합니다.

 

"준비... ...!"

 

구령과 함께 가방을 들고 줄행랑을 칩니다..

잔디를 구르던 녀석들 두 눈은 선생님을 쫒아 옵니다..

 

 " 속았다.. 선생님을 잡아라!!"

 

3시간을 넘게 걸었습니다..

3시간을 넘게 뛰었습니다..

3시간을 넘게 놀았습니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힘든 줄 모릅니다...

 

장난꾸러기, 말썽꾸러기 때문에 힘드신가요?

우리네 엄마가 장난꾸러기가 되어 보세요..

힘들기 전에 너무너무 재미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네 아이들 예쁜 모습.. 함박꽃이 되어 엄마품으로 마구마구 달려 올것입니다..

 

현장학습...

또 언제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