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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의 일기(녹음본)

나는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어린아이가 되었다.

 

 

어리광이라는 것을 모르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누구도 어리광을 피우지 말라고 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가만히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그 아이에게 강요한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느때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무엇에 대한 눈물인지도 모르게

눈물은 쉴새없이 흘렀습니다.

어른이 되어서야

언제나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던 아이의 그 눈물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눈물은 흐릅니다.

하지만 지금의 눈물은 그때의 눈물과는 다릅니다.

지금은 아름다움을 보고 눈물을 흘립니다.

지금은 아이들의 작은 사랑에 눈물을 흘립니다.

지금은 나에게 주어진 작은 행복에 겨워 눈물을 흘립니다.

 

아이는 그래서 울었습니다.

자신의 가슴에 이유없이 생겨나는 멍자욱이

너무나 아파서 울었습니다.

사랑과 웃음이 맴돌아야 할 작은 얼굴에

그늘을 세워둔 까닭에 울었습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바라보며, 그 아이들 속에서 행복해하는 자신을 바라봅니다.

손짓하나 발짓하나에 까르르 웃음짓는 아이들의 그 많은 웃음에 절로 생겨난 버릇 하나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하는...

마음입니다.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어린아이가 된 한 어른입니다.

행복합니다.

복됩니다.

 

여유롭지도 못하고 풍족하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어린시절 이유없이 흐르던 눈물을

가슴언저리에 고스란히 남겨있던 그 멍자국을

이제는 지워갑니다.

깨끗이 지워갑니다.

사랑과 웃음의 밝은 얼굴입니다.

 

시작이 힘들어도

그것이 시작인지도 모르게 고통스럽더라도 잊지 않고 삽니다.

고통속에서도 언제나 옆자리에 함께하고 있던

희망이라는 녀석을 말입니다.

 

장시간 흙장난에 햇볕창가에서 골아떨어진 한녀석을 가만히 안아주며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합니다....

 

저는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어린아이가 되었습니다.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