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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의 일기(녹음본)

질경이반 이야기

 

 

한녀석이 뒷뜰에서 놀다가 손가락을 다쳤습니다.

신기하리만큼 동그랗게 생긴 상처를 보며 약통을 열었습니다.

빨간약, 연고, 소독약, 핀셋, 멀미약..

없는것 빼고는 다 있습니다.

소독약을 발라줍니다.

동그란 상처주위로 아이들이 동그라미를 만듭니다.

 

꼬마경민: 으엑!

 

희망이: (빙그레 웃으며)뭐가 그리 놀랍냐?

 

꼬마재영: 우악!

 

꼬마의겸: 놀라지마! 지원이가 더 놀라잖아!

 

해설: 다친 아이 이름이 지원입니다.

 

꼬마 건: 진짜 아프겠다

 

해설: 지원이가 연신 아픈 표정을 짓습니다.

 

꼬마의겸: 아파도 참아! 아프다고 생각하면 더 아파!

 

꼬마경민: 아픈데 어떻게 참냐?

 

꼬마재영: 참는게 더 아파..

 

꼬마 건: 그게 무슨 말이야?

 

해설: 꼬마재영이 대답을 못합니다.

 

꼬마경민: 너 맞을래?

 

꼬마의겸: 너 깡패냐?

 

꼬마경민: 이씨~

 

해설: 주먹을 불끈쥐는 꼬마 경민의 주먹을 보며 의겸이가 선생님 뒤로 숨습니다.

 

꼬마의겸: 나도 다치게 할려구 그래?

 

꼬마경민: 아픈데 가만있어.

 

꼬마의겸: 지원이가 아프지 니가 아프냐?

 

꼬마경민: 이게~

 

희망이: 가만히 좀 있어라.. 시끄러워서 소독약을 바를 수가 없잖아..

 

꼬마 건: 선생님.. 붕대를 감아주세요..

 

꼬마의겸: 붕대는 교통사고 났을때 감는거야.

 

꼬마재영: 아니야.. 우리 형아는 자전거 타다가 넘어졌는데 붕대 감았어.

 

꼬마의겸: 그게 교통사고야..

 

꼬마재영: 붕대감으면 교통사고구나..

 

꼬마경민: ~

 

꼬마재영: (울먹이며) 내가 왜 바보야?

 

꼬마 건: 울지마.. 바보같이 때리지도 않았는데 왜 우냐?

 

꼬마지원: 아파도 울어.. 슬퍼도 울어..

 

꼬마 건: 때리면 아프고 슬픈거야.. 그러니까 때리면 우는거야..

 

꼬마경민: ~

 

꼬마 건: 선생님.. 경민이가 자꾸 바보래요..

 

희망이: 바보가 뭔데?

 

꼬마 건: 달봉이요..

 

해설: 아이들이 일제히 웃습니다.

 

희망이: 이제 다 됐다.. 대일밴드만 바르면 된다.

 

지나가던 꼬마지웅: 선생님.. 나두 대일밴드 발라주세요.

 

꼬마의겸: 너도 다쳤어?

 

해설:꼬마지웅이 손가락을 쳐다보다 그냥 가버립니다.

 

꼬마의겸: 호호 불어. 그럼 안아파..

 

꼬마경민: 뜨거울 때 부는거야.. 대일밴드가 뭐가 뜨겁냐?

 

꼬마재영: 맞아.. 우리 엄마도 그랬어..

 

꼬마의겸이 경민이가 또 주먹을 쥘까봐 대답을 않고 경민의 주먹만 쳐다 봅니다.

 

희망이: 이제 다 됐다.. 가서 놀아라..

 

해설: 아이들이 뛰어 놉니다. 넘어지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고 울기도 합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많이도 넘어지고 많이도 다투고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리고 걱정해 주는 많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외롭고 힘든 우리님들!!

아이들의 세상사는 이야기 우리네 이야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