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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앞 바퀴가 터졌어!!

앞 바퀴가 터졌어!

매주 금요일, 2시간 남짓 만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1학년이 된 아기스포츠단 졸업생 아이들 중에서
학교 생활이 순탄하지 않은 아이들 몇 명과
마음을 보담아 주기 위해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작년에도 한 학기 동안 한 녀석과 매주 만남을 가졌었는데 올해에도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자전거 여행'을 가는 날입니다.
자전거 살림터에서 자전거를 가져 다가
바퀴상태를 점검하고 바람 빠진 바퀴는 바람을 넣은 후 간식까지 챙겨서 출발하였습니다.
일곱 살 때 자전거 여행을 갔던 코스인데
확실히 여덟 살이 되니 실력도 늘고
몇 녀석 되지 않아 반 별로 이동하는 것보다
속도도 빠릅니다.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지 가는 길 내내
재잘재잘 자전거 바퀴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한 녀석이 계속 뒤쳐집니다. 그런데도 곧잘 잘 따라 오길래 잠시 기다렸다 출발하곤 했는데 목적지에 도착해서 보니 녀석의 자전거 앞 바퀴가 터져 있습니다.
터진 바퀴로도 그렇게까지 잘 쫒아 오다니~
역시 아기스 출신 답습니다.

끌고 가기는 먼 거리고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자전거 선생님에게 전화해서 고칠 것 가져 오라고 하자, 또는 싣고 갈 수 있는 봉고차를 오라고 하자 등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졌지만 다른 선생님들도 바쁘고 해서 우리가 직접 해결하기로 합니다.
다행히 앞 바퀴가 터져서 달봉샘 자전거와 연결해서 함께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목적지 주변 여기 저기를 뒤지고 찾아 봐서
철사와 끈 다섯 개를 주웠습니다.
선생님  자전거 뒷 바퀴와 터진 앞 바퀴를 연결해서 단단히 고정했습니다. 2인승 자전거가 되었습니다. 천천히 시범운전도 해 보았습니다.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이제 돌아가는 길입니다.
2인승 자전거를 탄 녀석과 도란도란 앞 뒤로 이야기를 나누며 갑니다. 녀석이 달봉샘 다리 아프겠다고 걱정합니다. 하나도 안 힘드니 걱정 말라고 합니다.
어느새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녀석이 달봉샘 다리를 주물러 줍니다.
괜찮다고 녀석을 안아 줍니다.

다음에는 인라인을 타러 가기로 했습니다.
다음에 할 놀이도 아이들이 직접 정합니다.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 생활을 위해
유치원 때 선생님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어
참 다행입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에 많은 어른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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