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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행복하니?


"선생님, 약수터 가서 놀아요!"

"그럴까?"

둥글게 둥글게 걸어갑니다.

뭉게 뭉게 걸어갑니다.

"선생님, 줄 서야해요?"

"줄? 서고 싶으면 서라. 너 혼자!"

"에이-"

시골 길 돌멩이 길 걷는데

줄 서서 하나,둘,셋

생각만 해도 이상합니다.

하긴 줄서는데 익숙한 아이들이니

그럴수도 있지요.

하지만 줄 안서도 불편하지 않다면

굳이 줄을 설 필요는 없지요.

어느곳에서나 아무곳에서나.

"선생님, 저거 뭐에요?"

"뭐?"

"저거요. 생쥐에요?"

접착제로 붙인것마냥

털이 몸이고 몸이 털인 강아지 한 마리

졸졸졸 따라옵니다.

"선생님! 제도 졸졸이인가 봐요"

"그러게? 왜 따라오지?"

강아지 한 마리

아이들을 따라옵니다.

아이들 가랑이 사이를 오락가락

아이들 동그란 두 눈도 오락가락

"어떻해요?"

"글세... 재미없으면 돌아가겠지"

졸졸졸 졸졸졸

약수터까지 따라왔습니다.

"예삐야!'

"예삐?"

"예, 제가 지은 이름이에요"

왕방울 눈 지민입니다.

"자, 얘들아, 오늘 여기서 뭘... 아이구, 깜짝이야!'

질경이반에서 가장 커다란 병준이

선생님 무릎에 강아지를 떨어 뜨립니다.

선생님 심장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오릅니다.

"강아지 좀 귀여워 해 주세요!"

"이놈아! 깜짝 놀랐잖아"

"아! 행복하다!"

약수물을 마신 한 녀석이 하늘처럼 말합니다.

"행복하다?"

"네, 행복해요!"

"너도 행복하니?"

다른 녀석에게도 물어봅니다.

"네, 행복해요!'

"너도? 너도?"

"네" "네"

행복이라...

"행복이 뭔데?"

"에이- 선생님이 그 때

기분좋게 마음이 따뜻해 지는 느낌이라고 가르쳐 줬잖아요."

"왜 행복한데? 뭣 때문에 행복한데?"

"엄마, 아빠랑 함께 살아서 행복해요!"

"강아지가 따라 와서 행복해요!"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해요!"

"그럼, 선생님도 행복해 보이니?"

"녜!'

"왜?"

"우리들이 있잖아요!"

"그러면..."

"선생님, 우리 놀아도 되요?"

"어..엉? 그래.. 놀자. 신나게 놀자!!"

"와- "

행복한 아이들이 놀고 있습니다.

아빠, 엄마가 있어서 행복하고

졸졸졸 따라 온 강아지가 있어서 행복하고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한 녀석들이 놀고 있습니다.

덩달아 행복한 녀석들과 있는 선생님도 행복합니다.

아침마다 거울 들여다 보며

비누거품 바르고 면도기 들 때마다

물어봅니다.

"너... 행복하니?"

면도가 끝날 때까지 한 없이 얼굴 들여다 봐도

대답없는 녀석이었는데,

아이들을 만나면 저절로 대답이 됩니다.

행복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나 봅니다.

가끔씩 아니 때때로

도대체 누가 선생님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어른 한 명에 아이들 스물두명.

오늘은 스물 두명의 선생님과 함께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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