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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앙금이 얼핏얼핏 선생님들의 드라마 이야기 그게 무슨 이야기에요? 물으면 장금이 이야기... 흥얼흥얼 아이들의 노래소리 그게 무슨 노래니? 물으면 장금이 노래... 텔레비젼 안 보는 선생님 장금이 이야기인지 장금이 노래인지 안 봐도 본 것마냥 보고 듣게 되던 텔레비젼 이야기... YMCA 선생님들이 모였습니다. 오늘은 수지침 배우는 날 손바닥에 콕콕 침을 꽂으며 보이지 않는 몸 속을 들여다 봅니다. 피가 나는 곳은 건강하지 않은 곳이라 하는데 찌르는 곳마다 피가 나는 선생님이 많습니다. 선생님들이 건강하지 않으면 아이들도 건강하지 않을텐데...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장금이 개사곡을 만들어야 해요!" 뚱딴지 같은 말이 들립니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대통령이 탄핵되어서 집회를 갖기로 했어요... 더보기
태권도 몸살나다! 내 나이 여섯 살 때 처음 배운 운동이 태권도입니다. 가르쳐 달라 보내달라 보챈 기억 없는데 달랑달랑 어머니 손 붙들고 태권도장 추운 마루위에 기억 하나 있습니다. 엄마떠난 빈 자리에 커다란 사범님 그늘진 얼굴로 말씀하시길 "노래 하나 불러봐라!" 태권도에 대한 첫 기억 '노래하기 싫다'입니다. 노래에 대한 첫 기억 '무섭다'입니다. 다음날 어머니께서 분명히 태권도장 가라 했을텐데 태권도장에 대한 기억은 더 이상 없습니다. 아마도 노래하기 싫어 가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로부터 뚝 끊어진 필름이 초등학교 5학년 때로 이어집니다. 학교에 태권도부가 생겼습니다. 하얀 도복에 질끈 동여멘 띠 기억속에 하얀도복이 참 좋았습니다. 그로부터 태권도에 대한 필름은 계속 돌아갑니다. 처음으로 태권도 시합을 나가던 날 꼴.. 더보기
뒤로 달리기 늦은 시간 선생님들이 모였습니다. 오늘은 몸 놀이를 배우는 날 몸 선생님이 아닌데도 몸 놀이를 배웁니다. 마음 선생님이 아닌데도 마음 놀이를 배우는 것처럼. 몸과 마음은 서로 한 몸이기에. 몸과 마음은 서로 한 마음이기에. "우리가 하는 몸 놀이는 운동을 잘 하는 친구를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 하는 친구가 아니라 좋아하는 친구가 되도록 합니다.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이 되도록 합니다. 체육 선생님들은 체육을 잘 합니다. 음악 선생님이 음악을 잘 하는 것처럼. 하지만 잘 하기 위해 하는 것은 못할 때 상처가 됩니다. 잘 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기기 위해 하는 놀이에서 졌을 때처럼.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제일이라는 말도 붙입니다. 제일 잘하는 사람! 두 명이든 스무 명이든 이.. 더보기
이 세상 모든 것은 생명이어라. 생명이 뭐에요? 살아있는 거란다. 살아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요? 말하고 움직이는 것을 보면 알지. 나무는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않는데 왜 생명이에요? 나무도 말하고 움직인단다. 관심을 기울이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말하고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단다. 제 눈에는 안 보이는걸요? 제 귀에는 안 들리는 걸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란다. 마음으로 보는것이란다. 마음으로 어떻게 봐요?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너는 어디에 있니? 저는 여기에 있어요. 너의 마음은 너와 함께 있단다. 지금 여기에... 마음의 눈으로 보고 들으렴. 그럼 알 수 있단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생명인것을... 이 세상 모든 것이 생명이라구요? 그럼... 저기에 있는 저 돌멩이도 생명인가요? 물론 돌멩이는 숨을 쉬지도 살아있지도.. 더보기
왕 눈 텔레비젼을 봅니다. 뉴스를 봅니다. 100년만에 내린 3월의 큰 눈으로 하늘을 원망하는 눈들을 봅니다. 쌓여서 무너져 내린 눈처럼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이들과 신나게 눈싸움을 한 마음으로 더욱 무겁습니다. 아이들과의 하루를 펼치기 전에 큰 눈으로 힘드셨을 분들에게 마음으로나마 힘겨움을 덜어 드리고 싶음을 전합니다. 눈이 옵니다. 차곡차곡 쌓이는 눈을 보며 선생님들과 회의를 하는 중입니다. 복도 형광등이 번쩍하더니 밤이 됩니다. 잠시후에 어깨를 들썩거리는 천둥소리가 울립니다. 회관 지붕이 부르르 떱니다. 아이들 집으로 전화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YMCA인데요. 눈이 너무 와서 내일 아침 차량운행이 어려울 것 같아서요. 등교시간을 3시간 늦출까 합니다. 귀가시간도요. 부탁드립니다." 10시가 넘은 시간 .. 더보기
행복에는 밤낮이 없다! 해 뜨고 방긋웃고 종종걸음 재촉걸음 한 발 앞서 마음 보내고 겨울바람 신바람 차가운 줄 모릅니다.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슴깨 너울거리는 녀석들이 하룻밤 사이에 졸아 들었습니다. 큼지막한 질경이반 녀석들이 올망졸망 질경이반이 되었습니다. 처음보는 녀석들이 많아지고 호기심도 많아지고 물음표 투성입니다. 신나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흔들리는 눈빛이 고정되는 순간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깔깔 웃음이 쏟아집니다. 선생님은 친해지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선생님이 내보이고 아이들이 주워담고 마음과 마음이 서로 얼르고 견주다가 탁 하고 부딪히는 그 소리가 참 좋습니다. 학기초에는 종종 아저씨가 됩니다. 어른이고 남자면 무조건 아저씨입니다. '선생님이야'그래도 아저씨입니다. 맘 좋은 녀석들은 그래도 선생님은 붙여 줍니다.. 더보기
가슴으로 만나기 "칭찬하기 할까?" "좋아요" "오늘 칭찬하기는 조금 다르게 하자" "어떻게요?" 마지막 수업입니다. 동그랗게 앉은 아이들. 한 녀석 한 녀석 마음에 세깁니다. 그 녀석이 그 녀석같지만 한 녀석도 같은 녀석이 없습니다. "말보다는 눈으로 눈보다는 가슴으로 하자"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습니다. 따뜻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눈을 바라봅니다. 따뜻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안습니다. 가슴과 가슴이 맞닿습니다. 따뜻합니다. 가슴과 가슴이 맞 닿아 하나의 가슴이 되는 시간입니다. 선생님이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아이들과 아이들이 처음 만났을 때 질경이반이 되어 처음으로 이 자리에 왔을 때 선생님이 아이들을 처음으로 안아 주었을 때 아이들은 나무토막처럼 돌멩이처럼 딱딱하고 차갑고 무거웠습니다... 더보기
세 개의 눈 회의 두 번 학부모 오리엔테이션 두 번 한끼의 식사 외투를 입습니다. 자정이 다 된 시간입니다. 옥길동에서 살던 버릇탓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택시를 부릅니다. '내일부터는 버스 있을 때까지만 있어야겠다' 택시를 탑니다. "사거리까지 부탁드립니다" 꼬르륵 배 울림이 들립니다. '김밥이라도 사 들고 가야겠다' 택시에서 내립니다. 멍하니 하늘을 봅니다.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눈이 내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한참을 서 있습니다. 김밥집을 지납니다. 김밥을 사기전에 가야할 곳이 있습니다. 피씨방입니다. 오늘은... 이라고 썼다가 지웁니다. 눈...이라고 썼다가 지웁니다. 손을 내려 놓습니다. '내가 여기 왜 왔을까...'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눈을 감으면 뭐가 보일까?" "에이.. 더보기
더러운 것과 깨끗한 것 조금은 달라집니다. 살아가는 모양이... 침묵과 마주앉아 들여다 보던 하루를 뜻없는 소음으로 시끄러운 피씨방에 앉아 손가락으로 톡 톡 건드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같습니다. 하루가 감사한 모양이... 컴퓨터로 글을 쓰면 참 좋은 점 하나는 한 시간동안 열심히 글을 써도 손가락 하나 잘못 놀리면 뿅하고 사라져 버린다는 것! 오늘도 그런 이유로 다시금 써 내려가는 하루지만 같은 일을 두 번 써도 여전히 행복하다는 것! 기계를 다루는 손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행복을 담는다는 것을 느낍니다. "선생님! 정말 재미있었죠?" "그래. 정말 정말 재미있다" 아이들과 함께 소극장에서 오는 길입니다. 인형극을 보았습니다. 깜깜한 극장 안에서 한 시간동안이나 입을 벌리고 있었어도 입 아픈 줄 몰랐습니다. 먹을 것을 먹는양 입.. 더보기
출근 길 눈을 뜹니다. 익숙하지 않은 천정... 밤 늦도록 짐 정리를 마치고 쓰러지듯 잠자리에 들었던 기억. 아버지가 계신 집입니다. 이제는 아버지와 함께 사는 집입니다. 출근준비를 합니다. 내가 출근 준비를 하다니... 양치질을 하는 입에서 웃음 썪인 거품이 입니다. 마치 첫 출근을 하는 마음처럼 어색한 마음이 이상하게 즐겁습니다. 길을 나섭니다. 아침 길에 나선 사람들. 현관문을 여는 아침이면 부지런한 새들이 핀잔이라도 하듯 짹짹 쪼고 밤 새 뜬 눈으로 달과 씨름을 한듯이 앞 발을 길게 빼며 요란하게 기지개를 켜던 고양이. 새들도 고양이도 없는 분주한 차들만, 걸음 바쁜 사람들만 오가는 아침이지만 이런 아침이 참으로 반갑고 정겹습니다. 버스를 기다립니다. 좁다란 차도에 차곡차곡 쌓인 차들을 바라보니 아무래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