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봉샘의 성장통 썸네일형 리스트형 선택 "나 이제부터 선생님한테 인사 안 할꺼에요" "왜?" 뚱딴지같은 아침인사입니다. "나 미술학원 다닐꺼에요" "왜?" "선생님이 싫어요" "선생님이 싫어? 왜?" 선생님이 싫다는 소리에 안 그래도 커다란 눈이 고무줄마냥 늘어납니다. "나 안 좋아하잖아요" "선생님이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나 싫어하잖아요" "아니? 얼마나 사랑하는데..."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묻고 또 물어 대답하고 또 대답해도 무엇인가 부족한 것 같은 녀석... "너, 어디가 아픈거니?" . . . . "선생님! 머리 좀 묶어 주세요" 두툼한 손 가느다란 머리칼을 잡았다가 놓치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성스레 잡아 보지만 기름바른 머리마냥 술술 빠져 나가는 머리칼. "선생님은 왜 이리 머리를 못 묶을까?" ".. 더보기 선생님이 좋아요! 현관에 놓여진 작고 노란 의자 혓바닥을 길게 빼고 고양이 살금이마냥 늘어져 있습니다. 의자에 앉습니다. 찜질방에 앉은 것마냥 따뜻하다 못해 따끔거립니다. 햇볕 따가운 아침입니다. 저만치 버스 지붕이 보입니다. 아이들이 옵니다. 차량지도 선생님의 마이크 목소리가 들리고 버스 복도에 줄 지은 아이들이 보입니다. 콩! 콩!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들은 한 발 떨어질 때마다 콩콩 튀어 오릅니다. "안녕하세요!" 아이들이 인사하기 전에 먼저 인사합니다. 머쓱하게 쳐다보기 전에 먼저 말을 건넵니다.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녀석들 틈으로 햇살처럼 삐집고 들어오는 녀석을 붙듭니다. "안녕하세요!" "히히히" 웃음 속에 반가움이 묻어 납니다. 웃음이 인사인 녀석입니다. "선생님! 있잖아요. 나 어제 콘도 갔다 왔어요" "콘.. 더보기 아이의 눈 스물 여덟 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하나 하나 모두 다른 아이들입니다. 다르다는 것은 하나 하나 떨어져 있을 때 느끼는 모양입니다. 스물 여덟 명이 하나로 모이면 하나가 됩니다. 한 목소리로 노래하면 하나의 노래가 됩니다. 한 몸으로 움직이면 하나의 몸 짓이 됩니다. 선생님이 즐겨보는 하나입니다. 하나 하나가 모여 스물 여덟이 되기도 하고 스물 여덟이 모여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스물 여덟 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하나 하나 모두 같은 아이들입니다. 같다는 것은 모두가 아이들이라는 것을 느낄 때의 모양입니다. 스물 여덟 중 하나를 떼어내면 하나만 보입니다. 스물 여덟 가운데 하나를 보면 하나만 보입니다. 스물 여덟 명이 노래해도 한 목소리만 들립니다. 스물 여덟 명이 움직여도 하나의 몸 짓만 보입니다. .. 더보기 너는? 지금은? "아니~ 이 녀석이... 너 청소 안하고 장난만 할꺼야?" "제도 그랬어요" . . . "선생님! 제가 때렸어요" 때렸다는 녀석을 부릅니다. "얘가 네가 때렸다고 하는데?" "제도 때렸단 말이에요" . . . 한 녀석이 훌쩍이며 다가옵니다. "왜 그러니?" "제가 발로 찼어요" 발로 찼다는 녀석을 부릅니다. " 네가 얘를 발로 찼니? " " 0 0 가 시켰어요" . . . 잘못을 이야기할 때는 친구 뒤에 쏘-옥 숨습니다. 숨고나면 마치 내가 보이지 않을 것처럼 마치 내 잘못이 없어질 것처럼 줄을 설 때도 먼저 서야하고 이야기를 할 때도 먼저 해야하고 화장실에 갈 때도 먼저 가야하고 차를 탈 때도 먼저 타야하는 녀석들이 잘못을 이야기할 때는 친구가 먼저 입니다. 어디서 배웠을까요? 엄마 뱃 속에서 톡- 하.. 더보기 질경이 반은 수두반 한 녀석도 아니고 두 녀석도 아니고 무려 열 두 녀석이나 수두에 걸렸습니다. 혹시나 친구들에게 동생들에게 옮을까 신발장에 흙 먼지만 쌓아놓고 가방장에 보고픔만 넣어두고 어제도 오늘도 아이들은 집 안에만 꼭 꼭 숨어 있습니다. 아침이면 동그랗게 앉는 동그라미 바람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든 동그라미 커다랗던 선생님 눈도 줄어든 동그라미 마냥 작아집니다. "선생님! 왜 힘이 없어요?" "친구들이 없어서.. 보고 싶어서.." "우리들이 있잖아요" "그래, 고마워!" 정말로 선생님은 아이들의 웃음을 먹고 사나 봅니다. 줄어든 아이들만큼 선생님의 힘이 줄어 듭니다. 노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오지못한 아이들의 몫만큼 웃음을 나눠주는 녀석들. 두 배, 세 배로 더욱 웃는 녀석들. 그래서 선생님 얼굴에 기어코 웃.. 더보기 맨발로 숨쉬기 맨 발로 숨쉬기 들이쉬고 내 쉬고 의식할 때나 의식하지 않을 때나 살아있는 생명들은 숨을 쉬며 삽니다. 물고기들은 아가미를 통해 숨을 쉽니다. 사람들은 코와 입을 통해 숨을 쉽니다. 손가락보다 작은 지렁이는 온 몸으로 숨을 쉽니다. 숨은 숨 자체로 생명이기에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람들도 아기 때는 온 몸으로 숨을 쉰다 합니다. 코와 입이 아닌 온 몸으로, 가슴이 아닌 배로 숨을 쉰다 합니다. 옷을 입지 않는 동물들이나 식물들은 스스로 호흡을 막지 않습니다. 사람들도 그러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머리로 호흡하기에 모자를 쓰지 말라 합니다. 발로도 호흡하기에 신발을 신지 말라 합니다. 온 몸으로 호흡하기에 헐렁한 옷을 입으라 합니다. 자연 중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우리네 아이들은 이제부터 맨 발로 숨을 쉬며 .. 더보기 너무 재미있어요! 민들레반을 만납니다. "오늘 소원은 무엇인고?" "산 놀이요" "산 놀이라..." 오늘 소원 들어주기 친구는 효주입니다. 나무 뜀틀 두 개를 나란히 붙입니다. 그 위로 커다란 공기매트를 산처럼 씌웁니다. 매트 양 쪽으로 네모난 매트 세 장을 붙입니다. 볼록 솟은 산이 있는 섬이 만들어 집니다. 바다 건너 외딴 섬도 만듭니다. 찍찍이로 붙이는 뜀틀 세 장을 각각 떼어 외딴 섬으로 가는 다리를 만듭니다. 볼록 산이 있는 섬에는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동물입니다. 선생님은 동물들을 잡는 사냥꾼이 됩니다. 사냥꾼이 산에 있는 동물들을 잡아 외딴섬으로 데려갑니다. 외딴섬에 잡힌 동물들은 볼록 산의 동물 친구들이 구하러 올 때가지 기다립니다. 볼록 산 친구들은 사냥꾼의 눈을 피해 찍찍이 뜀틀 세 장.. 더보기 이름 만들기 질경이반에는 성민이가 두 명 있습니다. 한성민과 남성민입니다. 질경이반에는 지호도 두 명 있습니다. 윤지호와 최지호입니다. 다행히 성은 다르지만 성을 잘 부르지 않는 선생님은 언제나 한꺼번에 두 녀석이 쳐다보게 합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멋진 이름이 지어지기 전까지 한성민은 씩씩한 성민이라 부릅니다. 남성민은 귀여운 성민이라 부릅니다. 귀여운? 성민이가 싫어하겠다... 남성민을 다시 튼튼한 성민이로 부릅니다. 최지호는 남자 친구입니다. 윤지호는 여자 친구입니다. 최지호는 멋진 지호가 됩니다. 윤지호는 예쁜 지호가 됩니다. 예쁜 이름이 지어질 때까지. 기회가 생겼습니다. 윤지호가 그림을 많이 그려옵니다. 그림동화를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지호의 그림에는 이야기가 가득. 그래서 윤지호는 그림동화 지.. 더보기 그림동화 이야기 "선생님! 여기요!" 손부터 불쑥 내미는 녀석의 인사는 꼬깃꼬깃 손 때묻은 한 장의 편지 속에 묻어 있습니다. "뭔데?" "편지요. 그림 그렸어요" "그림? 어디..." 살살 불어오는 봄 바람에 솔깃하여 혹시나 몰래 도망이나 갈까 열심히도 접은 편지. 혹시나 펼치다 날아갈까 조심스레 열어보는 편지 속에는 크레파스 잔뜩 묻혀가며 한땀 한땀 그려진 녀석의 땀방울이 보입니다. "이야.. 멋진데?" 부끄러워 내달리는 녀석의 뒷통수에 선생님의 뽀뽀를 콕- 찍어 줍니다. "나만 보기에 참 아깝다. 녀석의 예쁜 사랑이... 좋은 수가 없을까?" 구수함이 잘잘 흐르는 생선구이를 바라보듯 편지를 보고 입맛을 다시는 선생님의 두 눈에 반짝하며 떠 오르는 재미있는 이야기. "옳지. 그렇게 하면 되겠다" 아이들과 동그랗게 앉.. 더보기 생명을 살리는 손수건 한 녀석이 묻습니다. "선생님! 화장지는 왜 하얀 색이에요?" 선생님이 말합니다. "글쎄? 선생님도 모르겠는데? 오늘 화장지 회사에 전화를 해서 물어 볼께. 그래서 내일 꼭 알려 줄께" 선생님은 화장지 회사에 전화를 겁니다. 햐얀 화장지에 대해 잘 아는 분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 선생님이 어제 화장지 회사 아저씨와 이야기를 했어. 그래서 화장지가 왜 하얀색인지 알게 되었어. 화장지는 나무로 만드는데 화장지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손바닥만하게 자른데. 그리고 거기에 하얀색으로 만드는 표백제를 넣는데. 화장지가 하얀 이유는 하얗게 만드는 표백제를 넣기 때문이래. 그래서 선생님이 물었지. 왜 하얀 색 표백제를 넣느냐구. 그랬더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얀 색을 좋아하고 하얀 색이면 깨끗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화장.. 더보기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