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쳤다 ! "
나도 모르새 새어 나오는 소리
" 쉬고 싶다 ! "
고개를 떨구니 하늘이 떨어집니다.
" 잘 쉬고 오세요 ! "
" 네! 고마워요! 모두들 건강하세요 ! "
휴가를 얻었습니다.
지쳐서, 쉬고 싶어서.
무엇에 지치고
무엇으로부터 쉬고 싶은지 알고 싶어서.
일상에 지친 선생님들을 보노라면
답답한 듯 말하곤 하였습니다.
" 우리네 일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쉼이라 생각합니다.
기계처럼 일만 하는거 아니잖습니까
일 할 때 일 말고는 아무것도 안 합니까?
일 따로 쉼 따로, 노력따로 행복따로 입니까?
내게 주어진 시간을 그렇게 스스로 단절시켜 놓으면
결국 내 시간을 갖을 수 없습니다.
내 시간의 주인일 수 없습니다.
일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
힘든 사람에게는
더 힘든 말일 수 있는데도
살아가고자 하는 모습이
살고있는 모습과 같지 않다하여
그렇게 답답해 하곤 하였습니다.
마치 나는 그렇게 살고 있는 것처럼.
그런데 이제는,
내가 지치고
내가 힘듭니다.
당당히 그렇게 말하던 내가 !
길고도 긴 휴가였습니다.
눈 감으면 하루가고
눈 뜨면 또 하루가던 그런 날들이 아니었습니다.
하루 하루 살아있다는 것이
몸서리쳐지도록 생생하던 날들이었습니다.
놓았다 잡았다
하루에도 열 두번 자신을 내던집니다.
손아귀에서 빠져나간 요요처럼
있는 힘껏 던져
스스로 ' 벵그르르르 ' 소리 낼 때까지.
줄을 끊고 벗어 나고픈 마음과
줄에 매달려 의지하는 마음 사이에서
빙그르르르 벵그르르르
돌고 도는 자신을 봅니다.
나를 잊고자 던졌을 때
되돌아 오는 자신은 ' 절망 ' 이었습니다.
스스로 만든 함성에 빠져
스스로 빠져 나올 줄 모르는.
마치 호주머니에 열쇠를 넣고서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갇혀있는 죄수와도 같은.
어디를 가든 어디에 숨든
잊고자 하는 자신을 떼어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나를 찾고자 던졌을 때
되돌아 오는 자신은 똑같은 ' 물음 ' 이었습니다.
자신에게 돌을 던지는 것은
연못에 돌을 던지는 것과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누구를 향한 물음이든
어디를 향한 물음이든
물음은 요요처럼 자신에게 되돌아 왔습니다.
해답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일상에 지치고 일상에 힘든 것이 아니라
일상에 있지 못하고
일상에서 쉬지 못한 ' 내 ' 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입과 가슴과는 불과 한뼘밖에 되지 않지만
입으로 아는 것을 가슴으로 알기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어디를 가도 내가 있고
어디를 가도 자연이 있듯이
내가 있는 곳에 온전히 머물 수 있다면
내 안의 기쁨과 행복을 볼 수 있으며
내 안의 기쁨과 행복은 내 것이 됩니다.
비로소 내 안에서 쉴 수 있게 됩니다.
휴가가 끝이 났습니다.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던진만큼 힘차게 되돌아
손아귀에 벅찬 힘 더하는 요요처럼
너무나도 그리운 자리
너무나도 소중한 자리
내가 살아있는 자리입니다.
아름다운 나의 삶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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