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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여름 방학을 맞으며


여름 방학을 맞으며...

질경이 반 스물 한 명의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이름이 하나 씩 있습니다. 새로운 이름은 똑같은 질경이 반, 똑같은 일곱 살이라는 공통점에 특별히 다른 무엇 하나를 심어줍니다. 같으면서도 다른 것, 그것은 새로운 이름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키, 몸무게, 생김새뿐만 아니라 목소리, 행동에 이르기까지 오히려 다른 것이 더욱 많습니다. 오히려 다른 것이 더욱 많은 아이들이지만 질경이 반이라는 이유만으로 일곱 살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음에서 다름을 찾지 못하는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특히, 그냥 다른 것이 아니라 나의 자신감이 되어주는 특별히 다른 것을 스스로 아는 것. 그것이 진정 자기 자신에 대한 앎일 것입니다.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어린이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습니다. 자신에 대해 모르는 어린이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알지 못합니다.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어린이는 결코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이름의 의미는 '자기사랑' 에 있습니다.

다음은 질경이 반 스물 한 명의 어린이들의 새 이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찬이는 '잘 노는 찬이' 입니다.

찬이는 혼자서도 참 잘 노는 어린이입니다. 찬이는 어디서든 참 잘 노는 어린이입니다. 찬이는 재미가 무엇인지 알고 재미를 만들 줄 아는 어린이입니다. 하지만 찬이는 함께 노는 것에 있어서는 서툽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친구도 좋아할까' 하는 생각은 잘 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친구들과의 놀이에서는 찬이의 행동이 조금은 친구들을 생각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또래들과 더불어 함께 하는 놀이가 많이 없었던 이유에서 옵니다. 함께 한다는 것에는 나와 같이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도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어른들도 하기 힘든 '배려' 라는 것입니다. 찬이는 스스로 잘 놀 줄 아는 모습으로 친구들과도 잘 놀 줄 아는 찬이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찬이의 이름은 '잘 노는 찬이 '입니다.

영인이의 이름은 '그림동화 영인이' 입니다.

영인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어른이 되면 화가가 되고 싶다는 영인이입니다. 화가가 되고 싶어하는 영인이에게 참으로 잘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영인이가 그림을 그려오면 선생님은 그림 속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선생님의 생각과 영인이의 생각을 모아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동화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단지 종이 속에 갇혀 있는 그림이 아니라 말로 살아 행동으로 움직이는 살아있는 동화가 됩니다. 하지만 영인이는 그림동화 영인이가 된 이후로 그림을 그려오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부탁을 해도 잘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영인이는 그림동화 영인이입니다. 영인이가 그려오는 그림이 아니더라도 영인이가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선생님은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영인이의 순수한 모습은 영인이가 그려오는 그림과 같기 때문입니다. 멋진 가을에는 영인이의 아름다운 그림동화를 기대해 봅니다.

그래서 영인이는 '그림동화 영인이'입니다.

택형이는 '생각 깊은 택형이' 입니다.

택형이는 겉모습보다 생각이 훨씬 넓고 깊은 어린이입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을 보고 택형이를 판단한다면 수박의 껍데기를 보고서 수박의 맛을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택형이의 진면목을 보자면 택형이의 생각을 보아야 합니다. 물론 택형이 스스로의 역할도 필요합니다. 택형이의 멋진 생각을 스스로 입을 통해 밖으로 꺼내놓는 역할이 있어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어느 누구도 나를 알아주지 않기에 나의 모습을 스스로 드러내는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의 생각을 입을 통해 밖으로 꺼내 놓을 때 비로소 택형이의 멋진 생각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택형이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연습합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택형이는 '생각 깊은 택형이'입니다.

동영이는 '목수 동영' 입니다.

질경이 반에서 처음 집짓기를 할 때 동영이의 손에는 망치가 들려져 있었습니다. 망치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어떠한 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유아시기에 망치질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많은 연습과 상처가 생기는 일이기도 합니다. 또한 목수라는 일은 집짓기에 있어서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옷이 잘 어울리기 위해서는 옷을 입는 몸의 모양이 중요하듯 집을 짓는데 있어서도 이렇게 모양을 만드는 목수의 일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이 또한 어떠한 능력을 말합니다. 동영이는 일곱 살 반을 두 번째 다니고 있는 어린이입니다. 자신의 숨은 능력을 스스로 더욱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능력은 곧 자신감이며 자신감은 곧 삶의 이유가 됩니다. 동영이의 이름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큰 나눔을 주는 이름입니다.

그래서 동영이는 ' 목수 동영'입니다.

정호는 '편안한 정호' 입니다.

정호의 웃음은 정호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에게 편안함을 줍니다. 편안함이란 겉으로 꾸며서는 결코 만들 수 없는 것입니다. 웃음뿐만 아니라 행동 하나 하나 모든 것들이 정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기운이 되어 줍니다. 갈등이 없을 수 없고 아픔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이러한 것을 커다란 편안함 속에 담을 수 있다면 보다 큰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얼마 있으면 정호에게 귀여운 동생이 생깁니다. 동생은 부모의 사랑을 빼앗아 가는 존재가 아니라 정호에게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또 하나 만들어 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정호가 편안한 정호인 이상 정호에게 생기는 새로운 역할은 정호를 더욱 건강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래서 정호는 '편안한 정호' 입니다.

준형이는 '이야기 준형이' 입니다.

준형이는 이야기를 참으로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준형이의 이야기는 엉뚱하면서도 느리고 새로우면서도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선생님의 이야기, 친구들의 이야기보다 준형이의 이야기 속에 준형이가 더 많이 있었습니다. 이야기라는 것은 나눌 때 더욱 풍성해지고 재미있고 신바람 난다는 것을 선생님도 준형이도 친구들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준형이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준형이의 손에는 항상 이야기책이 들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준형이 뿐만 아니라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할 때 준형이는 더욱 밝고 재미있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보물이라도 숨겨만 놓으면 보물일 수 없듯이 준형이의 이야기는 책을 통해, 이야기를 통해, 준형이의 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나눔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준형이는 '이야기 준형이' 입니다.

헌기는 '메아리 헌기' 입니다.

학기초에 아무도 선생님 말에 귀기울이지 않을 때 귀를 쫑긋 세워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던 헌기입니다. 물장난하기를 무엇보다 좋아하고 몸을 움직이는 일에 있어서는 당할 사람이 없는 헌기이지만 헌기의 이러한 모습은 다른 친구들에게 상쾌한 메아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또한 헌기 자신에게도 이러한 이름은 자신의 마음에 귀기울이도록 하는 메아리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헌기는 ' 메아리 헌기'입니다.

건욱이는 '생명 건욱' 입니다.

건욱이는 몸집이 작은 생명들을 큰 생명으로 존중하는 친구입니다. 관심도 많고 그래서 많이 알기도 합니다. 특히, 곤충을 좋아해서 풀밭에서 자주 지내는데 이때의 모습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욱이는 친구들과의 관계는 다소 어려워합니다. 친구들의 큰 목소리 하나에 울기도 하고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불편해 합니다. 하지만 다른 생명들을 사랑하듯 건욱이와 똑 같은 친구들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건욱이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건욱이는 '생명 건욱'입니다.

백민재는 '스스로 민재' 입니다.

무엇이든 스스로 하는 노력을 통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워 가는 스스로 민재입니다. 민재는 풀씨 학교 나들이 때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어려워하였지만 한 번, 두 번의 노력을 통해 성큼 스스로 민재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풀씨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찾아 하루 하루 성장하는 모습을 찾아갈 민재입니다.

그래서 민재는 '스스로 민재' 입니다.

석민재는 '몸 사랑 민재' 입니다.

몸 사랑 민재는 매일 아침 몸을 깨우는 시간에 가장 크게 깨어나는 친구입니다. 내 몸을 잘 알고 내 몸을 사랑하는 법을 매일 되풀이합니다. 점심시간 과일을 먹지 않는 민재이지만 입이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몸이 좋아하는 음식을 몸 사랑으로 하나씩 배워 가는 민재입니다. 먹는 것, 입는 것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도 언제나 몸 사랑으로 마음을 채워갈 민재입니다.

그래서 민재는 '몸사랑 민재'입니다.

재용이는 '살아있는 재용이' 입니다.

아침이면 여지없이 떠오르는 해님처럼 매일같이 쉬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숨쉬기입니다. 숨을 쉰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살아있다 하더라도 단지 숨만 쉬며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깨어있는 살아있음을 진정한 의미의 살아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현실에 깨어있는 모습, 이것이 바로 현재의 숨에 집중하는 모습이며 이러한 모습이 곧 삶의 이유를 만들어줍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살아있는 재용이는 매일 매일 살아나 살아있음을 배워 가는 친구입니다. 말 한 번 할 때, 숨 한 번 쉴 때, 행동 한 번 할 때, 단 한 번이더라도 온전히 할 수 있는 모습을 매일 담아가는 연습을 하는 재용이.

그래서 재용이는 '살아있는 재용이'입니다.

세연이는 '사랑하는 세연이' 입니다.

세연이는 친구들 속에서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말로 행동으로 세연이와 대화하기는 아직까지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세연이는 사랑을 많이 필요로 하는 친구입니다. 언제나 사랑 받고 있고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 알기 위해 세연이 스스로도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세연이의 노력과 선생님, 친구들의 노력으로 충분히 받은 사랑만큼 행복을 표현할 수 있는 세연이가 된다면 세연이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세연이는 선생님과 친구들, 모든 풀씨 가족들의 사랑을 받는 '사랑하는 세연이' 입니다.

가현이는 '친구사랑 가현이' 입니다.

아침이면 무거운 반찬 통을 들어주는 가현이입니다. 내가 오늘 반찬 당번이 아니더라도 우리 반 반찬 통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모습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한결같이 한다는 것은 어른들도 하기 어려운 것인데 그래서 가현이의 이러한 모습은 곧 나눔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친구들을 위한 궂은 일도 스스럼없이 하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보여주기 위해서 하든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저절로 하든 일곱 살 가현이의 이러한 모습은 충분히 친구사랑 가현이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는 가현이. 그래서 가현이는 '친구사랑 가현이'입니다.

승하는 '무지개 승하' 입니다.

무지개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무지개 승하는 친구들 사이에 무지개와 같은 다리가 되어주는 친구입니다. 다툼이나 미움이 생겼을 때, 다른 친구뿐만이 아니라 승하의 마음 속에서도 이러한 갈등이 생겼을 때 스스로 다리를 놓으며 마음을 이어줄 수 있는 이름, 이것이 바로 무지개 승하입니다. 늘 밝은 것 같으면서도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 해님처럼 건강한 아이들에게도 그림자는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승하 자신에게 있어서도 예쁜 무지개 다리가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열심히 살고 있는 승하입니다. 친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승하이기에 친구들에게도 나눔이 되는 이름을 선택한 승하입니다. 그래서 승하는 '무지개 승하'입니다.

효민이는 '친절한 효민이' 입니다.

나를 나타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말이든 행동이든 글이든 간에. 이러한 방법의 표현에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또한 있을 수 있습니다.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로부터 나가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향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효민이는 나를 표현할 때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표현을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친절함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친절함 속에 나를 나타내며 이러한 배려 속에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연습을 합니다. 이러한 연습으로 효민이가 더욱 건강한 효민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효민이가 연습하는 이름, 이것이 바로 '친절한 효민이'입니다.

준영이는 '마음 친구 준영이' 입니다.

눈으로 볼 수도 없고 꺼내 볼 수도 없는 것이 마음입니다. 하지만 분명 있는 것이 마음입니다. 이러한 마음 속에 담아둔 친구가 바로 '마음 친구 준영이' 입니다. 마음친구 준영이는 노란 개나리가 필 때 함께 질경이를 노래하던 친구입니다. 지금은 엄마, 아빠와 형과 함께 머나먼 중국이라는 나라에 한국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간 친구가 되었습니다. 보고싶다고 얼른 뛰어가 볼 수 없는 곳에 있는 친구이지만 우리는 언제나 마음 속에 넣어둔 준영이를 꺼내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 가기 전까지 이러한 시간들을 충분히 가졌기 때문입니다. 점심시간이면 언제나 건강하기를 묵상하며 꺼내보는 친구,

준영이는 '마음친구 준영이' 입니다.

도원이는 '천천히 도원이' 입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입니다. 덩달아 빠른 것에 익숙하지 못한 어린이들도 입으로는 연신 '빨리 빨리' 를 외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빠르게 커 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모자라는 것 없이 담으며 충실히 커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천히 라는 것은 '한결같이'와 같이 일상임에도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조그맣고 까만 친구 도원이. 친구들로부터 조그맣다라고 까맣다라고 이야기를 듣는 친구이지만 이러한 작은 친구가 보여주는 천천히 살아가는 모습은 어느 친구에게나 큰 나눔이 되어야 합니다. 도원이는 모든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커다란 이름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이름으로 모든 친구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천천이를 통해 다시금 되돌려 받을 것입니다. 천천히... 천천히...

그래서 도원이는 '천천히 도원이'입니다.

재웅이는 '사이좋게 재웅이' 입니다.

재웅이는 말을 참 잘합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도 이렇게 잘 하는 말을 곧잘 씁니다. 하지만 친구들을 생각하는 말과 행동에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나만 생각하는 말과 행동이 아닌 친구들도 함께 생각하는 말과 행동이 된다면 재웅이는 보다 큰 재웅이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어떻게 담아 가느냐, 친구들을 어떻게 만나느냐... 이 또한 재웅이 스스로 말과 행동을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잘한다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것은 나만 위해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눔이 될 수 있도록 잘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잘함을 나타내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담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아이들은 '사이좋게' 라고 합니다. 그래서 재웅이는 '사이좋게 재웅이'입니다.

주영이는 '꼼꼼이 주영이' 입니다.

점심시간 빗자루 질을 하는 모습에서 꼼꼼이란 이름이 튀어 나왔습니다. 작은 빗자루 질 하나에도 정성이 있다면 다른 모든 것에도 정성이 있을 수 있겠지요. 딱따구리처럼 말도 많고 행동도 많은 주영이이지만 작은 빗자루와 함께 한 정성이, 친구들과 다른 생명들을 포함한 모든 것에 조금씩이라도 함께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나눔이 되고 사랑이 될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주영이는 오늘도 '꼼꼼이 주영이' 입니다.

지호는 '슛돌이 지호' 입니다.

슛돌이는 축구를 잘 하는 친구이름이며 그래서 지호도 축구를 참 잘합니다. 축구라는 운동은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운동이며 혼자만 잘한다고 되는 운동도 아닙니다. 풀씨 학교에 작은 축구장이 생기면서 더불어 지호도 슛돌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호도 동영이와 마찬가지로 일곱 살 반을 두 번째 다니는 친구입니다. 역시 자신의 능력을 보다 크게 알기 위해 슛돌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친구입니다. 축구를 통해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것에서도 축구할 때만큼의 자신감과 어울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슛돌이 지호가 될 것입니다. 자세히 보면 이 세상은 축구장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 어느 곳에서나 필요한 사람이 '슛돌이 지호' 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호는 당당히 '슛돌이 지호' 입니다.

진우는 '한결같은 진우' 입니다.

한결같다라는 말은 언제나 같다라는 말입니다. 반복만을 뜻하는 말이 아닌 어느때에나 같음으로 매일같이 성장한다는 뜻입니다. '평정심' 을 잃지 않는 마음으로 조금씩 조금씩 한결같음으로 성장하는 모습, 이것은 실로 멋지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일을 진우와 같은 어린이가 과연 지켜갈 수 있을까요? 어른과 같을 수는 없지만 어린이이기에 어린이다운 꿋꿋함이 있습니다. 때로는 격려가 필요하고, 때로는 슬픔도 필요합니다. 한결같은 모습은 한결같음을 기억함에서 시작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진우의 모습이 좋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이러한 모습에서 진우는 바로 '한결같은 진우'입니다.

질경이 반 선생님은 '달봉이 선생님' 입니다.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아홉 해를 살면서 해마다 떠오르는 달봉이라는 이름이지만 아직도 달봉이처럼 순수하고 건강한 마음을 지니지는 못하는 선생님입니다. 이름을 얻은 지 불과 6개월도 채 안 된 어린 녀석들이 이름처럼 커 가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도 반성하는 선생님입니다. 아이들과 나눌 것은 나누고 아이들에게 배울 것은 배우면서 선생님이라는 이름을 거들먹거리지 않으며 달봉이 처럼 조금은 장난스러우면서도 건강한 마음을 잃지 않는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질경이 반 스물 한 명의 어린이들과 질경이 반 선생님이 갖게 된 새 이름. 아침이면 서로 얼싸안고 사랑한다 외치며 오늘도 이름처럼 살기를 서로 말해주는 가운데 아이들과 선생님은 조금씩 조금씩 이름처럼 살고 있습니다. 잘 노는 찬이가 생각 깊은 택형이가 되고 편안한 정호가 생명 건욱이가 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랑은 다른 사람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기에 모두가 다 잘 놀고 사랑하고 친절하고 사이좋은... 결국 모두가 하나되는 이름입니다. 나누면 하나되는 이름, 나누면 더욱 커지는 이름, 결국 하나의 이름. 바로 관계를 통한 '자기 사랑' 입니다.

친구들과, 다른 생명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더욱 큰 빛이 되고 보다 큰 생명이 될 것입니다.

어린이들은 작지만 그 작은 몸집 속의 마음마저 작은 것은 아닙니다. 방학동안 서로가 서로에게 배움이 되고 나눔이 될 수 있도록 글자 하나 익히고 숫자하나 배우기 전에 보다 큰 배움이 되는 친구들을 찾아야 되겠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일곱 살 질경이 반 어린이들처럼 엄마, 아빠를 포함한 우리 모든 어른들도 자기 사랑을 통한 나눔을 배워 가시길 그래서 누구보다 큰사랑으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방학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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