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달봉샘의 성장통

욕심


A4 하얀 종이로 1209장

100매 짜리 파일 여섯 묶음

비워 내려 적은 희망이의 일기가

내 손안에 쥐어져 있습니다.

내 욕심의 두께가 되어.

살아있음으로

꼭 해야 하는 것은 하나 없다 하지만

내 하고 싶은 것은 참으로 많습니다.

그리하여 내 하고 싶은 것을 하다보니

몸에 꼭 끼는 옷을 입은 양

하루가 답답합니다.

이상타?

분명 내 하고 싶어 한 일인데...

욕심이라 하기에는 마음에 마뜩지 않지만

아마도 내 욕심이 원하는 것이었나 봅니다.

세상에 태어날 때 혼자 힘으로 태어난 이 없듯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도 혼자 힘으로만 살 수 없습니다.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에.

하지만 욕심이 앞서다보면 저도 모르게 혼자 사는 듯 하게 되고

그리하여 채울수록 더 모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비우려고 시작한 일이

채우는 것이 되었으니

욕심쟁이 메주 빚듯 한 것입니다.

참으로 욕심은 한도 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모양마저 변화무쌍한가 봅니다.

어찌하면 비워도 비워도 도로 차는 욕심을 비울 수 있을까

어찌하면 양껏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것이

욕심인 줄 알 수 있을까

어찌하면 거울 마냥 내 속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을까

이리하여 오늘도 나는,

하늘 향해 고개를 바로 들지 못합니다.

'달봉샘의 성장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활 나눔  (0) 2010.05.05
선생님 뽑기  (0) 2010.05.05
약속  (0) 2010.05.05
향수  (0) 2010.05.05
달봉이는 살아있다!  (0) 2010.05.05
휴가지병  (0) 2010.05.05
더위와 밤이 만났을 때  (0) 2010.05.05
여름 방학을 맞으며  (0) 2010.05.05
어차피  (0) 2010.05.05
유치한 이야기 2.  (0) 2010.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