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하얀 종이로 1209장
100매 짜리 파일 여섯 묶음
비워 내려 적은 희망이의 일기가
내 손안에 쥐어져 있습니다.
내 욕심의 두께가 되어.
살아있음으로
꼭 해야 하는 것은 하나 없다 하지만
내 하고 싶은 것은 참으로 많습니다.
그리하여 내 하고 싶은 것을 하다보니
몸에 꼭 끼는 옷을 입은 양
하루가 답답합니다.
이상타?
분명 내 하고 싶어 한 일인데...
욕심이라 하기에는 마음에 마뜩지 않지만
아마도 내 욕심이 원하는 것이었나 봅니다.
세상에 태어날 때 혼자 힘으로 태어난 이 없듯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도 혼자 힘으로만 살 수 없습니다.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에.
하지만 욕심이 앞서다보면 저도 모르게 혼자 사는 듯 하게 되고
그리하여 채울수록 더 모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비우려고 시작한 일이
채우는 것이 되었으니
욕심쟁이 메주 빚듯 한 것입니다.
참으로 욕심은 한도 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모양마저 변화무쌍한가 봅니다.
어찌하면 비워도 비워도 도로 차는 욕심을 비울 수 있을까
어찌하면 양껏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것이
욕심인 줄 알 수 있을까
어찌하면 거울 마냥 내 속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을까
이리하여 오늘도 나는,
하늘 향해 고개를 바로 들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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