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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이 병으로는 절대 죽지 않습니다. 2


아침 일찍 길을 나섭니다.

어젯밤 맞은 진정제 덕에 겨우 잠을 이룬 아침입니다.

모두가 낯선 곳입니다.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르지만

서둘러 집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택시를 잡습니다.

" 가장 가까운 역으로 가 주세요 "

" 기차 타시게요? "

" 예. 고속열차요 "

"아..그럼, 대전역으로 가야겠네요. "

힘겨운 아침입니다.

아침의 상쾌함도 못 느끼고

벌써부터 기진맥진입니다.

다행히 기차표를 끊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까지 한 시간.

시간도 짧고 버스보다는 공간도 넓고

무엇보다 아침이라는 안도감이 있어 좋습니다.

밤 새 힘든 시간을 보낸 참에

기차에 오르기가 무섭게 눈을 감습니다.

한 시간이면 잠이 모자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 그런데,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또 다시 가슴에서 부터 쏟구쳐 오르는

소름끼치는 두려움

' 아... 그래도 한 시간은 참아야 한다. 참자! 참자! "

버스타고 기차타는 것이

이다지도 힘든 일이 되어 버리다니...

그래도 한 시간은 두 시간보다는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서울역에 도착합니다.

짐을 챙겨 승강장으로 내립니다.

역 앞에서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땅히 전화할 곳이 없어 찾은 친구인데

혼쾌히 함께 가겠다고 나선 친구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남산 도서관에서 만난 친구

남자 친구는 아니지만 벌써 1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해 온 친구입니다.

다른 친구들도 여럿 있었지만, 모두들 시집, 장가를 가고

남은 것은 이제 이 친구와 나 뿐입니다.

" 고맙다! 와 줘서..."

" 고맙긴.. 몸은 좀 어때?

" 기차에서 내리니까 조금 괜찮아졌어. "

" 고대 구로병원 간다고 했지?"

" 그래... "

태어나 처음으로 만난 여자 친구.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이 세상에서 제일 귀엽고

이 세상에서 내게 단 하나 뿐이었던 여자 친구.

18년을 거슬러 온 지금

이 세상에서 내게 가장 오랜 친구입니다.

" 응급실로 가야지? "

" 그래. 연휴라 외례진료는 못하니까... "

" 병 이름이 뭐라구? "

" 무슨.. 항공이라던가..공항이라던가... 그러던데..."

" 공항장애? "

" 맞다. 공항장애... "

" 그게 무슨 병이야? "

" 나도 잘 몰라. 그래서 지금 확인하러 가는거야 "

응급실에 도착합니다.

접수를 마치고 응급실 침대에 눕습니다.

" 고맙다. 와 줘서.. 어제는 혼자 누워 있는데 기분 정말 처참하더라..."

" 내가 오늘 약속이 없어서 다행이다. "

" 그래.. 정말 다행이다... "

의사 선생님이 오십니다.

인턴(intern)이나 레지던트(resident)로 보이는 젊은 의사 선생님.

" 어떻게 오셨다구요? "

다시금 되풀이되는 이야기.

줄줄이 적어 놓았다 물을 때마다 보여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 소견서는 봤구요. 일단은 기본검사부터 해 봐야겠어요. "

다시금 심전도를 체크하고, 체온을 잽니다.

소변검사, 피 검사, 흉부 엑스-레이(X-ray)를 찍습니다.

링거액((Ringer液)을 주사합니다.

오늘은 친구가 있어 안심입니다.

의식이 없어 실려오는 할아버지

호흡 곤란으로 산소기를 달고 있는 할아버지

병실이 떠나가라 울어대는 갓난 아이들

축구를 하다가 이마를 다쳐서 실려오는 아저씨

배가 아파 뒹굴고 있는 아줌마

그래도 오늘은 친구가 있어 다행입니다.

밤이 오고 있습니다.

또 다시 고통스러운 밤이 오고 있습니다.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야 정신과 담당 의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음.. 제가 보기에도 공항장애같은데요.. "

" 이 병에는 왜 걸리는거에요? "

" 심리적인 원인보다는 생물학적인 원인에 의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

" 저기.. 밤에 잠을 편히 좀 잤으면 좋겠는데요... 어제는 응급실에서 진정제를 맞아 그나마 편히 잘 수 있었거든요... "

" 주사를 자주 맞는 것은 안 좋습니다. 제가 시간대 별로 약을 처방해 드릴테니까 꼭 드세요. 그리고, 밤에 너무 힘드시면 드시라고 진정효과가 있는 약도 따로 드릴께요. 그래도 만약 진정이 안 되면 다시 응급실로 오시면 됩니다. 아시겠죠? "

" 예... 그런데.. 나으려면 기간은 얼마나 걸릴까요? "

" 한, 두달은 계속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오래가는 경우도 있지만요..

이번 주 토요일 오전에 외례진료를 잡아 놓았으니까 그때 다시 오세요. 힘드시면 연휴 끝나는 날 바로 오셔도 되구요. "

갑자기 아이들 얼굴이 허공에서 핑그르 돕니다.

" 자..그럼, 좀 더 쉬세요. 오늘은 나갈 때 진정제를 한 대 놔 드릴께요. 그리고, 약은 꼭 시간 별로 드시는 것 잊지 마시구요... 아참,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이 제일 크시죠? 호흡곤란이라던지.. 질식이라든지..하지만...

이 병으로는 절대 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마음 편히 가지세요. 아시겠죠? "

" 네... 고맙습니다! "

10시가 다 된 시간

병원을 나섭니다.

하루종일 함께 한 친구가 고맙기만 합니다.

" 밥 먹으러 가자. 한 끼도 못 먹었다. "

" 나 맛있는 거 사 줘야 해.. 알았지? "

" 알았어. 먹고 싶은데로 다 사 줄께... "

밤이면 더욱 힘들어 하는 친구를 위해

저녁 식사도 함께 하고

자동차 극장에도 데려가고

늦은 밤 또 다시 응급실 신세를 질까봐

근처 찜질방에서 검은 밤을 지켜주는 친구.

오래된 친구인 만큼

전해지는 마음이 더욱 은은하여 좋습니다.

" 고맙다! 함께 있어 줘서... "

" 아~웅! 졸리다. 고맙긴.. 너도 나중에 나 아프면 꼭 와야 해. 알았지? "

" 그래. 알았어. 고마워, 정말! "

" 그래.. 그럼, 나 간다.. 몸 조리 잘 해1 "

" 그래.. 잘가! "

또 다시 아침입니다.

연휴 삼일 째.

응급실에서 이틀을 지내고

이제서야 집으로 갑니다.

손에 든 약봉지에는

오전 9시, 오후 2시, 오후 9시

그리고, 힘들 때 복용이라는 네 개의 약 봉투가 들어 있습니다.

아침 공기를 마십니다.

코를 통해 들여마신 공기들이

어디론가 다 세어버립니다.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손에 든 약 봉지를 힘껏 잡습니다.

" 이겨보자! 힘들 때 참지 말고 슬플 때 참지 말고

지금껏 살아온 대로 참는 것만 하지 말면서

내 몸을 내 사랑으로 받아들여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 몸에 충실하자

지금은 비록 힘들고 괴롭고 두렵지만

이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을 보다 잘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믿자! 아니, 난 그렇게 믿는다!!! "

하지만, 집으로 가는 길은 역시 힘겨움입니다..

.

.

.

.

.

.

참고: ' 공황장애' 에 대해서

-공황장애란?

곧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아주 심한 불안상태.

-어떻게 진단하나요?

다음 증상중 4개 이상이 갑자기 나타나면 공황발작으로 진단합니다. 개인마다 그 증상이 아주 다양할 수 있습니다.

1)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빨라짐

2) 땀이 많이 남

3) 손, 발 혹은 몸이 떨림

4) 숨이 막히거나 답답한 느낌

5) 질식할 것 같은 느낌

6) 가슴이 아프거나 압박감

7) 메스껍거나 뱃속이 불편함

8) 어지럽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

9) 비현실감(비현실적인 느낌) 또는 이인증(자신이 달라진 느낌)

10) 미쳐 버리거나, 자제력을 잃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

11) 죽을 것 같은 두려움

12) 지각이상(둔하거나 따끔거리는 느낌)

13) 몸에서 열이 오르거나, 오한이 남

-왜 생기나요?

공황장애는 심리적인 원인보다는 생물학적인 원인에 의해 생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가바(GABA)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뇌 구조중 변연계(limbic sys)나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이상 등이 원인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이중 불안의 발생에는 변연계가, 그리고 공포로 인해 그런 상황을 회피하려는 것은 전전두엽이 관련된다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외에 유전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심리사회적 요인에 대해서는 정신분석 이론이나 인지행동이론이 있습니다.

-본문

인체를 보호하기 위해 일어나는 일종의 투쟁․도피반응으로 응급반응의 일종인데, 실제적인 위험 대상이 없는 데 일어난다. 죽거나 미치거나 자제력을 잃을 것 같은 공포감이 동반될 수 있다. 공황이 갑자기 일어나는 공황발작(panic attack)은 공황장애의 핵심 증상이다. 대개 공황장애를앓는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에 대해 무슨 큰 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위험 상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비교적 높은 유병률, 만성적인 경향, 재발, 삶의 질과 사회적 기능의 장애, 내과적 질환에까지 이환될 가능성의 증가, 자살로 인한 사망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 평균적으로 이 질환의 발병 연령은 25세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더 많이 발생하며, 어느 연령 대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과는 일반적으로 다양하지만 만성적인 경향이

나타나는 편이다. 공황발작의 정도나 빈도는 다양하여 하루에도 여러 번 생길 수 있는가 하면 1년에 한 번만 생길 수도 있다. 술․커피․담배 등의 과용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우울증․알코올 의존․약물의존․강박증․이혼․실직 등의 문제가 함께 올 수도 있다. 병전 기능이 좋고 단기간의 증상인 경우에는 예후가 좋은 편이다. 급성심장병의 심장발작․뇌졸중․질식사․돌연사 등 신체건강상의 위중한 문제와 관련된 것처럼 느껴지는 갑작스러운 신체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신체적 진료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신체검사에서는 이상이 나타나지 않고, 공황증상으로 인한 심한 불안과 2차적인 사회생활의 고통이 동반되기 때문에 정신과적 전문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공황장애를 확실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신체질환 및 다른 정신과적 질환과의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① 생물학적 요인 : 뇌의 구조와 기능의 생물학적인 이상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견해이다. 공황을 유발시키는 생물학적인 공황유발물질들이 있다는 것이다.

② 유전적 요인 : 임소공포증을 동반한 공황장애의 경우 유전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경향이 있고, 공황장애 환자의 직계가족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은 점, 쌍둥이 연구에서 일란성쌍생아인 경우에 이란성보다 공황장애에 대한 일치율이 더 높은 점 등으로 볼 때, 유전적인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보고 있다.

③ 심리․ 사회적 요인 : 정신분석이론에 따르면, 공황발작은 공황을 유발하는 무의식적 충동에 대한 방어가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고 소아기의 부모상실이나 분리불안 경험을 중시한다. 행동이론적으로불안은 부모행동에 대한 모델링이나 조건반사의 과정을 통한 학습된 반응으로 보고 있다. 인지 이론으로 보면, 공황장애는 사소한 신체감각을 지나치게 과대 평가하고, 확대 해석하여 파국적인 사고로 발전시킴으로써 극도의 불안인 공황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공황장애에 의한 신체적 증상은 다음과 같다. ① 과호흡 : 숨을 너무 빨리 쉬거나 너무 깊이 쉰다. 호흡곤란, 가슴이 답답함, 질식감 등이 나타난다. 그 결과 어지러움, 머리가 무거움, 손발의 저린 감각, 다리에 힘이 없음, 가슴이 두근거림, 가슴이 당기거나 아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② 생리현상 :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교감신경계의 모든 부분이 반응하게 됨에 따라 모든 증상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시에 나타난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심장혈관계에도 영향을 미쳐서 심장박동수와 강도의 증가, 혈류의 변화로 피부․손발이 차갑고 저리거나 따끔거리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기도 한다. 또 땀을 많이 흘린다. ③ 기타 : 입마름․구토․거북함․변비․통증․떨림․눈동자 커짐․눈부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응급반응은 전반적으로 대사를 활성화하여 환경에 대한 예민성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므로 쉽게 피로해지고 힘이 없어진다. 치료를 하면 대부분의 환자의 경우 드라마틱한 증상호전이 있다. 치료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약물치료 : 공황장애의 원인 중 생물학적인 측면의 증폭된 자율신경반응을 유발하는 불안중추와 신경전달체계에 작용하여 공황발작을 차단하고 예기불안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효과가 빠르고 경제

적이지만 재발률이 비교적 높다.

② 인지행동치료 : 약물치료만 하는 것보다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에 비해 재발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③ 개인정신치료 : 불안의 이면에 깔려 있는 무의식적 배경에 대한 정신적인 평가와 이해, 지지 등 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다.

④ 가족치료 : 가족에 대한 교육과 지지도 환자의 치료를 도울 수 있다.

공황장애의 진행과정

제1기 증상발현 단계

공황장애는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50% 이상이 20대에서 발병합니다. 처음에는 앞서 소개한 여러가지 불안증상들 중에서 어느 한, 두가지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증상이 제일 먼저 나타나는가는 사람마다 다른데 때때로 한 번씩 별다른 이유도 없이 갑자기 심장이 뛴다든지,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질식할 것 같은 느낌 등의 증상들이 스쳐 지나갈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너무 피곤해서, 혹은 너무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수가 많습니다.

제2기 공황단계

몇가지 가벼운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심한 공황발작이 일어납니다. 물론 처음부터 심한 공황발작으로 시작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환자가 겪는 고통과 두려움은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공황발작이 있을 때 환자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이대로 있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서든 이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절박함 뿐입니다. 이 상황에서는 거의 모든 환자가 응급조치를 받으려고 합니

다. 우황청심원, 심장약, 진정제 등을 복용하고 응급실로 달려갑니다. 자신에게 심장마비나 뇌출혈 같은 위급하고 치명적인 상황이 일어나는 것으로, 아니면 미쳐버리는 것이라고 믿고 공포에 질립니다.

제3기 건강염려 단계

병원을 찾아간 환자는 당연히 심전도, X-레이, 혈액검사 등 여러가지 검사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환자는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말에 의문을 가집니다. "그렇다면 이 무서운 증상은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꾀병을 했단 말인가? 신경성이라는데 무슨 신경성이 이렇게 심한 증상으로 나타나는가? 또 신경성이라면 내가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거나 의지력이 약하단 말인가?"

검사가 잘못되었거나 보통 검사로는 찾아낼 수 없는 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면서 온갖 검사를 받아 봅니다. 컴퓨터 촬영, 내시경, 심전도, 뇌파검사와 심지어는 위험성이 있는 특수 검사도 해보자고 조릅니다. 그래도 여전히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환자는 정말 미칠 지경이 됩니다. 신문이나 방송, 책에서 건강에 관한 내용을 빠짐없이 읽고 혹시 '내가 이 병이 아닐까, 저 병은 아닐까' 근심 걱정을 합니다.

제4기 제한적 공포증 단계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환자들은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게 됩니다. 우선 공황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장소나 상황을 회피하는데 이 회피 현상을 공포증(恐怖症, Phobia)이라 합니다. 공황발작의 정도가 심했거나 자주 일어났다면 공포증은 더욱 빨리, 광범위하게 나타납니다. 회피하는 대상은 환자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과거에 공황발작을 경험했던 장소를 일차적으로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 밖에도 공황발작이 일어날 경우 쉽사리 빠져 나오기 어려운 장소나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을 당한 위험이 큰 장소를 꺼리게 됩니다. 엘리베이터나 붐비는 백화점, 장거리 고속버스, 혹은 비행기 여행 등이 그런 예가 되겠습니다.

제5기 사회공포증 단계

시간이 지나면서 공황발작과 불안발작은 여러 장소, 여러 상황에 거듭 일어나게 되고 환자는 점 점 더 설 곳이 없어집니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 회식을 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것, 그 밖의 일상적인 사회활동을 모두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됩니다.

특히 발병하기 전에 활발히 사회활동을 하던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회사에서 멀리 출장을 가라고 할까봐 혹은 윗사람들 앞에서 업무 브리핑을 하라고 할까봐 전전긍긍하고, 고층빌딩에서 모임이 있을 경우에는 고민하다 결국 핑계를 대고 빠질 수밖에 없는 힘겨운 생활이 계속되면서 결국 직장에 사표를 내는 지경에 이릅니다.

제6기 임소공포증 단계

임소공포증(臨所恐怖症, Agoraphobia 또는 광범위 공포증)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거의 모든 일상생활과 거의 모든 장소에 대한 광범위한 공포증을 말합니다. 이 단계가 되면 혼자서는 집 밖 출입을 못하게 됩니다. 집에서도 혼자 있기가 어렵습니다.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어야 마음이 좀 편해집니다. 그야말로 죄인 아닌 죄인 신세가 되어 버립니다.

제7기 우울증 단계

공황장애의 마지막 단계는 우울증입니다. 전체환자의 약 30%, 광장공포증이 생긴 환자의 약 절반정도가 심한 우울증에 빠지게 됩니다.

환자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없습니다.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고, 스스로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아무 쓸모도 없고, 남에게 부담만 주며, 의지도 약하고, 정신적, 성격적 결함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밖으로 나가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신체적 장애보다 더 심각한 정신적 장애입니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차라리 신체적 장애가 있는 것이 낫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자신의 상태를 비관합니다.

불안과 우울을 일시적으로나마 없애보려고 술이나 신경안정제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살에 대한 생각이 점차 강하게 들고 실제 자살을 기도하는 확률도 대단히 높습니다.

4. 공황장애는 어떻게 치료하는 것인가?

공황장애는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한 병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증상이 처음 시작될 때 가능한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가 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치료를 하던 간에 먼저 환자와 가족에게 공황장애가 "성격의 나약함"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치료는 뇌전달물질의 생물학적 이상을 교정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물론 드물게는 약물치료 없이 증상에 대한 이해만으로 해결되는 수도 있으나 대부분 치료를 해야 하며 특히 중증인 경우 필수적으로 약물치료를 해야 합니다.

약물치료에는 공황장애 치료제로 가장 먼저 사용된 항우울제인 이미프라민이 있습니다. 이 약물은 항우울효과 뿐만 아니라 항불안효과가 있어 공황장애의 효과적인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프라민은 2-3주가 지나야 치료효과가 나타난다는 점과 부작용이 많다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근에는 알프라졸람(Alprazolam, 상품명 자낙스)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 약물은 미국 식품의약(FDA)에서 공인된 유일한 공황장애 치료제입니다. 치료효과가 치료 후 며칠 안에 나타나고 공황발작을 억제하는 효과 외에 예기불안 등 심리적 불안감도 효과적으로 완화시켜주기때문에 하루 여러 번 복용하여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현재 공황장애치료의 일차선택제입니다.

그 외 모노아민억제인 페넬진(Phenelzine)이 위의 약물에 효과가 없을 경우 사용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들 약물치료로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적절한 용량을 충분한 기간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공황장애 환자에게 약물투여는 6-12개월 동안 지속되어야만 하고 또한 증상이 없어지더라도 2-3개월에 걸쳐 서서히 끊어야 합니다. 그러나 치료 시기가 늦어져서 이미 공포증이 심해진 경우에는 약물치료만으로는 힘듭니다. 이런 경우에는 공황장애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증상에 대한 오해나 편견들을 바로잡아주는 인지적 치료와 공포의 대상이 되는 장소와 상황에 불안감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동치료 등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공황장애는 이와 같이 포괄적이고 다각적인 치료를 시행하면 얼마든지 완치가 가능한 병입니다.

내용출처 :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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