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청계산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달봉샘은 하루 종일 다섯 살 아이들하고만 놀았습니다.
형아들 하는 것을 눈동냥으로 본 게 있어
누가 그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나무를 주워 다 집을 만들길래
달봉샘도 껴 달라고 해서 같이 만들었습니다.
누가 산에 버려 놓은 플랜카드가 있어 천은 커튼으로 쓰고
끈은 잘라서 기둥 세우는데 묶었습니다.
달봉샘은 큰 기둥 세우는 것만 도와주고
나머지 지붕과 벽, 바닥에 깔아 놓은 나뭇잎은 아이들이 직접 찾아서 했습니다.
선생님 키보다 더 큰 나무도 혼자서 옮기겠다고 하는 통에
불안한 마음에 계속 지켜 보았는데
역시 마음이 가는 일에는 힘도 두 배, 세 배 세어지나 봅니다. ㅋㅋ
밥 먹는 시간 빼고는 집 만들기만 계속 했습니다.
이제 그만 하자고 해도 아이들은 지칠 줄 모르고 계속 집을 만들었습니다.
어느덧 집에 갈 시간이 되었을 때
등산을 한 일곱 살 형들이 하산을 하며 마침 나무집 옆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동생들이 만들었는데 괜찮냐고 물어 보니까,
" 이거 진짜 얘네들이 만든 거에요? 달봉샘이 만들어 준 거 아니에요?"
하자, 다섯 살 녀석이 의기양양해서 말합니다.
" 우리가 했어. 달봉샘은 조금만 했어. "
그러자, 녀석들의 눈빛이 반짝 합니다.
그리고는 이리 저리 나무집을 훓어 보더니,
" 잘 만들었네! "
하고 한 마디 평을 해 줍니다.
다섯 살 녀석들 우쭐해 져서 어깨가 한 뼘은 더 올라선 듯 했습니다.
역시 형들을 통해 보고 들은 것이 자연스러운 배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도 다섯 살 녀석들마냥 우쭐 우쭐 어깨를 흔들며 함께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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