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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돋보기 달린 핀셋

돋보기 달린 핀셋.

몇 달 전부터 눈 앞이 침침해지는가 싶더니
가까운 것 보는 게 불편해졌습니다.
노안이 시작된 것이라고 하데요.
마음이 좀 그랬습니다.

다섯 살 담임이 한 아이 손을 잡고 왔습니다.
손바닥에 가시가 박혔다고 좀 뽑아 달라고.
몸 놀이 선생님은 반 의사라
이도 뽑고 가시도 뽑고 다 합니다.
그런데 이 놈의 가시가 흐릿해서 잘 안보입니다.
마음이 좀 그랬습니다.
그래도 다년 간의 경험으로 시간은 좀 걸렸지만
아프지 않게 잘 뽑았습니다.

그리고 뒤졌습니다.
샅샅이 뒤졌습니다.
그리고 찾았습니다.
돋보기 달린 핀셋!
이제는 좀 낫겠지요.

할아버지 될 때까지 몸 놀이 선생님 하려면
가는 세월 아쉬워 말고
오는 세월 잘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지요.
어디 돋보기 달린 핀셋 뿐이겠습니까.
몸은 어제보다 힘들어도
아이들 마음과는 어제보다 더 가까운
오래 된 것이 더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지요.

기념으로 사진 한 컷 올립니다.
돋보기 달린 핀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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