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업을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눕니다.
마지막으로 포옹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웃음을 짓습니다.
마지막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들어보고
마지막으로 대답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손을 잡아 봅니다.
마지막으로 느껴 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부대끼고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뒤엉키고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땀 흘리며
마지막으로 함께 합니다.
마지막으로 감싸안고
마지막으로 가슴을 맞대고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며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보냅니다.
오늘은 선생님으로서 마지막 수업입니다.
마지막은 진지합니다.
마지막은 온전합니다.
마지막은 오늘이며
마지막은 현실입니다.
마지막은 최대한의 최선입니다.
더 이상의 아픔은
더 이상의 슬픔은
더 이상의 기쁨은
더 이상의 행복은
더 이상의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
마지막은 순간 그대로 현재입니다.
오늘은 제 인생의 마지막 순간입니다.
눈을 감으며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눈을 뜨며 새로운 마지막을 맞이합니다.
흔해빠진 일상이라는 것은
마지막의 마음을 잃어버린 낡아빠진 반복입니다.
내 시간에서 나의 오늘에서
내 희망에서 나의 생에서
오늘은 마지막 순간입니다.
마지막을 준비하는 진정한 마음으로
오늘도 아이들과의 마지막 수업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제 인생의 마지막 순간입니다.
나는 마지막 순간에도 아이들의 선생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