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바람둥이 선생님이에요!"
"뭐라고?"
"바람둥이라구요.."
"바람둥이라니? 선생님이?"
"네.."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바람둥이가 무슨 말인데?"
"사랑하는 사람이 바뀌는 것이요.."
"음...."
"선생님.. 어제부터 사랑하는 사람이 바뀌었잖아요"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이게 무슨 말일까?
아이 입에서 바람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희안한데
어제 부터 바뀌었다니.. 점 점 모를 소리입니다..
"어제부터 최지원을 사랑하잖아요..."
"아-하... 하하하하하......"
한참이나 웃었습니다.
동그랗게 쳐다보는 녀석앞에서.
"왜 웃어요?"
"아냐.. 그럼 선생님은 바람둥이가 아냐.."
"왜요?"
"선생님은 어제부터 최지원을 사랑한 것이 아니거든..
선생님은 최지원을 처음 만날때 부터 사랑하게 되었거든.. 그리고.. 선생님은 최지원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야.. 너도 무척이나 사랑한단다.. 너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 "
"정말이요?"
"그럼.. 그러니까 질경이반 선생님이지..."
"히히히..."
한 녀석이 다가옵니다.
'선생님.. 젖꼭지 보여줘요"
"젖꼭지? 왜?"
"선생님 젖꼭지가 보고 싶어요.."
"그래? 그렇담, 자........"
커다란 티셔츠를 위로 올려
자루에 담듯 녀석을 담아 버립니다.
켁 켁 거리며 나오는 녀석..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요.."
"왜 안 보여?"
"깜깜하니까요.."
"선생님 마음이 안 보였어?"
"에이.. 옷으로 덮었는데 어떻게 마음이 보여요?"
"으-응?.. 이상하다.. 선생님은 마음으로 덮었는데
왜 옷 속에 들어갔었지?"
후라이팬위의 빨간 당근처럼
가스렌지위의 검은 생김처럼
더위에 폴짝 폴짝 땀이 나는 하루에
바람둥이 선생님
젖꼭지 선생님
아이들과 함께 사랑속에 젖습니다.
새침때기 더위
땀방울만 찍어 두고
멀리 멀리 삐쳐 달아납니다.
"자! 신나는 체조시간이다!!"
길고도 짧은 옥길동의 하루는
선생님의 일기 속에 담기다 말고
더위따라 훌쩍 달아납니다.
바람둥이 선생님만 남겨두고..
젖꼭지 선생님만 남겨두고..
더위가 달아난 옥길동 언덕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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