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줄거리 요약..
만득이는 귀신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어린이입니다.
귀신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들어가서 나쁜 마음으로 물들이는 나쁜 귀신을 쫓아낼 수도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요..
처음에는 만득이도 보통 어린이였지요.. 하지만 귀신에 대한 이야기 책을 자꾸 보다보니 귀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리고는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지요..
만득이에 대한 소문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서
만득이 집 앞에는 나쁜 귀신을 쫓아 달라고 찾아 오는 손님들로 항상 복잡했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산넘고 산넘고 산 넘어까지 사람들이 줄을 섰답니다.. 그리고. .만득이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나쁜 귀신을 쫓아낼 때마다 사람들은 다같이 두 손을 번쩍들어 만세를 불러주곤 하였지요..
그 동안 만득이가 쫓아낸 귀신들은 물고기 귀신, 거울귀신, 아기귀신, 빗자루 귀신, 거울귀신 등 일곱귀신들이랍니다..
오늘은 그 여덟번째 이야기.. 보석귀신 편입니다..
여덟번째 손님이 들어 옵니다.
"어떻게 오셨지요?"
여덟번째 손님은 멋진 옷을 입은 아줌마입니다. 머리에는 금으로 만든 머리핀으로 모자를 쓰고 귀에는 번쩍 번쩍하는 수정 귀걸이, 목에는 보기에도 눈이 부신 사파이어 목걸이, 손가락마다 가득한 루비반지는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커다랗고 팔목에는 시계와 팔찌로 팔목을 가리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신고 다니기에 너무나도 비싼 멋진 신발과 발목에 채워진 멋진 발찌는 썬글라스를 끼지 않고서는 도저히 쳐다 보지 못할 정도로 빛을 냅니다. 세상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값비싼 천으로 만든 옷은 온갖가지 보석으로 덮혀 있어 방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햇님이 들어온 것 마냥 눈을 뜰 수가 없습니다. 한가지 이상한 것은 그렇게 많은 보석을 가지고 있는 아줌마의 얼굴은 슬픈 얼굴이었다는 것이지요.
만득이는 가만히 눈을 감고 다시 묻습니다.
"어떻게 오셨지요?"
"저는 보석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돈도 아주 아주 많은 사람이지요.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보석을 사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상하게 보석을 하나씩 살 때마다 슬퍼지는 거에요. 왜 그럴까.. 생각하면서도 보석을 보면 사고 싶은 마음을 버릴 수가 없어요.. 이 세상에서 제일 병을 잘 고친다는 의사선생님을 찾아 갔었는데.. 무슨 병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무슨 일인지..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는데.. 마침 만득이 어린이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그래서 혹시 나도 고칠 수 있을까 해서 이렇게 찾아 왔답니다."
"그렇군요.. "
만득이는 가만히 눈을 떴어요.
"아줌마 얼굴은 무척이나 슬퍼 보여요. 무엇때문에 슬픈지 지금은 알 수가 없지만 제가 알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 제 눈을 가만히 보세요. 제가 아줌마 눈을 통해 아줌마의 마음속으로 들어갈꺼에요. 눈은 마음으로 가는 길이거든요. 아프지 않으니까 걱정하지는 마세요. 제 눈만 가만히 보시면 되요."
만득이는 아줌마의 눈을 통해 아줌마의 마음속으로 들어 갔어요. 아줌마의 마음속은 성냥갑처럼 좁고 답답하고 캄캄했어요. 미리 준비해 간 손전등을 켜서 살펴 보았지만 마음안에는 아무것도 있지 않았어요. 너무 좁고 답답하고 캄캄하다는 것 밖에는..
만득이는 아줌마의 눈을 통해 다시 밖으로 나왔어요.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오세요"
"저를 고쳐 줄 수 있나요?"
"내일 아침에 오면 말씀 드릴께요. 지금은 말 할 수 없어요."
아줌마가 슬픈 얼굴로 만득이 집을 나갔어요.
만득이는 아줌마가 나가자 뒷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어요. 앞문으로 나가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 빠져 나갈 수가 없거든요.
만득이가 간 곳은 어린이 대공원 동물원이었어요.
왜 동물원에 갔을까요?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 알게 되요..
다음날 아침 슬픈 얼굴의 아줌마가 다시 찾아 왔어요.
만득이는 아빠다리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어요. 아줌마가 자리에 앉자 만득이는 천천히 눈을 뜨며 일어 났어요.
"저를 따라 오세요."
만득이가 아줌마를 데리고 간 곳은 이제 방금 눈을 뜬 숲속이었어요. 나뭇잎마다 보석같은 이슬이 포도마냥 데롱 대롱 달려 있고 커다란 소나무 가지 위에는 늦잠을 잔 아기참새에게 어서 세수하라고 잔소리 하는 엄마 참새의 잔소리 소리가 삐죽 나온 입처럼 아침을 콕 콕 찌르고 있었지요.
"여기에 왜 왔나요?"
"지금부터 제 얘기를 잘 들으세요. 만약에 제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아줌마는 영원히 슬픔속에서 살아야 할 지 몰라요. 그러니까 꼭 시키는 대로 해야 해요. 아셨죠?"
"네"
아줌마의 커다란 눈은 걱정스런 마음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슬픔이 금방 사라질꺼에요. 지금부터 나뭇잎에 있는 이슬들을 보석을 만지듯이 조심스럽게 들고 입으로 후르릇 마시세요. 제가 그만할 때까지.. 이슬이 아침햇빛에 모두 나들이를 갈 때까지 하셔야 해요.. 만약 하다가 멈추면 아줌마의 생명이 사라질지도 몰라요.. 아셨죠? 멈추시면 절대 안되요.."
"네"
아줌마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대답했어요.
아줌마가 이슬을 조심 조심 마시기 시작했어요. 한 번, 두 번, 세 번.. 이슬을 다섯 번쯤 마셨을 때 아줌마는 깜짝 놀랐어요. 이슬을 마실 때마다 아줌마가 하고 있는 보석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지는 거에요. 멋진 모자에 달린 금 머리핀이, 눈이 부신 수정 귀걸이가, 반짝 반짝 사파이어 목걸이까지..
"아니.. 내 보석들이 하나 둘 씩 없어지네? 안돼.. 안돼.. 내 보석.. 내 보석..."
아줌마는 만득이의 이야기도 잊고 사라진 보석때문에 그만 이슬 마시는 것을 멈추고 말았어요.
그러자, 온 몸에 달려 있던 보석들이 아줌마를 향해 바늘처럼 못처럼 가시처럼 아줌마의 몸을 찔러 대기 시작하는거에요. 너무나도 아름다운 빛을 내던 보석들이 성난 괴물처럼 아줌마를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이런.. 내 말을 듣지 않았군... 정말 보석밖에 모르는 아줌마야.. "
만득이는 아줌마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말을 하며 호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는 것이에요.
그것은 바로 조그마한 새총이었어요.
나뭇잎에서 조심스럽게 이슬 하나를 떼어내서 새총에 살짝 물렸어요. 그리고는 괴로워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 아줌마를 향해 새총을 쏘았지요. 깨끗하면서도 작은 이슬 방울 하나가 아줌마의 이마에 맞았어요. 이슬은 산산이 부서지며 아줌마의 괴로움을 삼켜 버렸어요. 또 한 방울.. 또 한 방울... 이슬이 아줌마의 이마에 맞을 때마다 아줌마의 몸에 붙어있던 보석들이 하나 둘 씩 땅으로 떨어졌어요. 마지막 하나 남은 보석마져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아줌마는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어요. 그런데.. 바닥에 떨어졌던 보석들이 실을 달아 잡아 당기는 것 마냥 공중으로 붕- 떠오르는 것이었어요. 그리고는 서로 서로 몸을 부딪히는 거에요. 천둥같은 소리와 번개같은 빛이 나더니 순식간에 숲속에서 가장 큰 나무보다 훨씬 큰.. 온몸이 붉은 보석으로 뒤덮힌 보석귀신으로 변하는 거에요.
"네 녀석은 누군인데 나를 방해하는 것이냐!!"
천둥과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내 이름은 만득이라고 한다. 네 녀석이 보석으로 아줌마의 마음을 먹어치우는 것을 막으려고 왔다. "
만득이는 나무보다 커다란 보석귀신 앞에서 큰소리로 말했어요.
"하하하.. 조그마한 녀석이 겁도없이.."
커다란 보석귀신이 하늘을 향해 손을 번쩍드니 온 몸에서 가시와 같은 바늘과 같은 날카로운 보석들이 만득이을 향해 날아가는거에요. 만득이는 호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더니 새총에 물리고 커다란 보석귀신을 향해 날렸어요. 바늘처럼 가시처럼 날아오던 날까로운 보석들이 하나 둘씩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졌어요.
"그것이 무엇이냐!!"
"이것은 아침 참새의 똥이다. 깨끗한 척 하는 네 녀석이 더럽고 냄새나는 똥을 가장 싫어한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
보석귀신이 놀란 표정으로 만득이를 노려보았어요.
만득이는 호주머니에서 똥을 한주먹만큼 꺼내더니 커다란 보석귀신을 향해 쏘았어요. 커다란 보석귀신의 온 몸에 아침참새의 똥이 철썩 철썩 달라 붙었어요. 그러자 신기하게도 커다란 보석귀신의 몸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었어요.. 보석귀신의 눈 부신 빛이 점 점 사라지고 있었어요.
"자 받아라!! "
만득이는 호주머니에서 주먹만한 돌멩이 하나를 꺼내더니 보석귀신을 향해 쏘았어요. 커다란 돌멩이는 보석귀신의 몸에 찰싹 붙더니 밧줄처럼 온 몸을 꽁꽁 묶기 시작했어요.
"이..이..이게 무엇이냐..."
"그것은 어린이 대공원 코끼리의 똥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똥이지. "
보석귀신은 빛을 잃어 바닥으로 쿵- 쓰러졌어요..그리고는 커다란 바위덩이처럼 굳어 버렸지요.
"아줌마!!"
만득이의 커다란 소리에 아줌마가 깜짝 놀랍니다.
"또 다시 보석을 살꺼에요? 돈이 많으면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우세요.. 만약에또 다시 보석을 사기 시작하면 이번에는 저도 도와주기 힘든 더 커다란 보석귀신이 아줌마 마음을 빼앗아 갈꺼에요.."
"알았어요.. 꼭 그렇게 할께요..'
"아줌마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울 때 마다 아줌마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커져가고 밝아지는 것을 느끼게 될꺼에요. "
"고마워요.. 고마워요..."
보석은 모두 잃었지만 소중한 마음을 되찾은 것이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했어요.
보석귀신을 쫓아낸 만득이의 이야기는 산 넘고 산 넘고 산 너머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 하나를 더해 주었어요..
만득이는 힘차게 문을 열며 또 다시 큰 소리로 외쳤어요.
"아홉번째 손님 들어 오세요!!"
- 만득이 여덟번째 이야기 보석귀신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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