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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상 처

상처 1.

넘어져 다치면 소독약을 바릅니다.

아야..아야..

하얀 거품 게 거품처럼 부글 부글대면

구경쟁이 친구가 말합니다.

"병균이랑 싸우는거야. 병균을 물리치면 거품이 생겨"

소독약을 바르든

호- 호- 입김을 불든

가슴으로 살포시 안든

상처는 사랑으로 살포시 사라집니다.

넘어지지 않아도 생기는 상처가 있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 퍼렇게 멍이 들거나

가슴이 쏴- 하도록 비가 내리는 상처입니다.

소독약을 집어 넣어 바를 수도 없고

호- 호- 입김을 불어 줄 수도 없고

가슴으로 살포시 어루만져 줄 수도 없습니다.

가끔은 상처인지도 모르게 지나갑니다.

그래서 결국 흉터가 생깁니다.

아이들 얼굴 흉지지 않도록

아이들 작은 몸 상처나지 않도록

조심 조심 살 살 유리같이 살핍니다.

돗보기로 큼지막히 들여다 보니

살덩이 유리보다 단단합니다.

돗보기로 빼꼬롬히 들여다 보니

유리같이 투명한 마음입니다.

깨어지는 것은 툭 툭 쳐대고

깨어지지 않는 것은 살 살 돌봅니다.

우리네 어른들은 돗보기를 꼭 갖고 다녀야 하겠습니다.

상처 2.

가슴속에 비가 내립니다.

우르릉 쿵 꽝

천둥 번개도 치고

소나기도 내리고

줄기차게 가슴을 쓸어내는 것이

꼭 비 같습니다.

선생님이 비를 맞으면

아이들이 우산을 씌워 줍니다.

노랑 강아지 우산

초록 개구리 우산

빨강 꽃잎 우산 없으면

두 손으로 포개어 머리위에 얹어 줍니다.

머리카락 멀쩡히 비가 내리면

아이들은 살포시 가슴속에 들어 옵니다.

살살 달래 주기도 하고

호호 불어 주기도 하고

빙그레 밝은 햇볕 심어주고 갑니다.

단단한 갑옷을 입고 있어도

모기향 두 개 세 개 피워 놓고 있어도

갑옷을 뚫고 돌진하는 왕모기처럼

마음 속 상처는 어른들도 어찌 못합니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슬프면 슬프다고 말하세요!

아이들에게 배우는 것은

솔직함보다 더 솔직한

상처 보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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