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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소원 들어주기 2.


ꡒ오늘 소원 들어주기 친구는 누구더라?ꡓ

ꡒ재연이요!ꡓ

ꡒ지민이요!ꡓ

ꡒ재연이 소원은 뭐니?ꡓ

재연이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수줍게만 있습니다.

대답이 나오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천천히 기다립니다.

머뭇거리던 재연이.. 선생님 곁으로 옵니다.

ꡒ재연이.. 소원은 뭐니?ꡓ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입과 귀가 됩니다.

소곤 소곤

ꡒ선생님, 저요 인규랑 창근이랑 짝꿍하고 싶어요!ꡓ

ꡒ응, 그래 알았다. 얘들아! 재연이 소원은 인규랑 창근이랑 짝하는 거래.

그런데, 인규는 시골 가느라 오늘 안 왔으니 창근이 혼자 짝해야 되겠네.

어때? 창근아? 재연이 소원 들어줄 수 있겠니?ꡒ

친구들의 함성소리를 들으며 창근이 주춤주춤 붉어집니다.

ꡒ그래, 그럼. 오늘 재연이의 소원은 창근이랑 짝꿍하기!ꡓ

민들레 반에 가기위해 줄을 설 때도

선생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동그랗게 앉을 때도

밥을 먹기 위해 밥상을 차릴 때도

창근이는 항상 재연이 곁에 있습니다.

ꡒ재연아! 여기 있어. 나 화장실 갔다 올게..ꡓ

재연이에게 먼저 허락받는 창근이입니다.

하지만, 창근이의 노력에도

조금이라도 거리에 떨어질라치면

재연이 달려와 얘기합니다.

ꡒ선생님, 창근이가 저랑 같이 안 있어요ꡓ

ꡒ재연아! 그럼 재연이가 창근이 곁에 있으면 되지.

창근이가 재연이 곁에 있어야 하는 것을 잊어버릴 때도 있나 봐.

짝꿍 되기 소원은 혼자서만 노력 하는게 아닌 것 같은데?

재연이도 창근이 만큼 노력해야 좋은 짝꿍 아닐까?ꡒ

창근이와 짝꿍이 된 재연이!

오늘은 행복한 소원을 이룬 하루입니다.

ꡒ지민이, 소원은 뭐니?ꡓ

ꡒ저요? 음..저는요?ꡓ

요즘 들어 한창 장난기가 오른 녀석.

얼굴에서 가지가지 장난이 쏟아지려 합니다.

ꡒ바깥놀이를 하고 싶어요. 그게 제 소원이에요ꡓ

ꡒ바깥놀이?ꡓ

ꡒ네, 바깥놀이요. 질경이반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요.ꡓ

ꡒ그래, 그럼..우리 모두 지민이의 소원을 들어주러 가자!!ꡓ

ꡒ와-ꡓ

질경이반 놀이터입니다.

ꡒ지민아. 바깥놀이 하자고 해서 고마워.ꡓ

ꡒ그럼, 너도 소원 말할 때 바깥놀이 하자고 그래ꡓ

ꡒ나는 다른 소원인데..ꡓ

ꡒ뭔데?ꡓ

ꡒ그건...비밀이야!ꡓ

아이들의 소원은

혼자서만 즐거운 소원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소원은

혼자서만 행복한 소원이 아닙니다.

일곱 살 모든 아이들이

매일 매일 소원을 이루는 중입니다.

ꡒ선생님! 제 소원은 뭔 줄 아세요?ꡓ

민들레반 정연이입니다.

ꡒ그런데, 선생님이 들어 줄 수 있을까?ꡓ

ꡒ친구들도 함께 들어주는 거야ꡓ

ꡒ들어줄 수 없을 것 같은데...ꡓ

ꡒ뭔데?ꡓ

ꡒ음..뭐냐면요... 우리 엄마, 아빠가 죽지 않게 해 주세요!ꡓ

ꡒ.................ꡓ

ꡒ선생님이 들어 줄 수 없는 소원이네.ꡓ

ꡒ맞아ꡓ

ꡒ그것은 하나님도 들어줄 수 없는 소원인 것 같아.ꡓ

ꡒ맞아. 맞아ꡓ

ꡒ정연아. 살아있는 생명들은 누구나 다 죽게 되어 있단다.

하지만 새로 태어나는 생명들도 있지.

우리가 태어날 때 누군가 죽었던 것처럼

우리가 죽을 때도 누군가는 태어날 거야.

죽는 생명도 있고 태어나는 생명도 있지.

그래서, 이세상은 항상 새로운 생명들로 가득 차 있는거지.

태어나기만 하고 죽지 않는다면 이 지구는 너무 무거워서

우주에서 뚝 떨어져 버릴지도 몰라.

죽는 것도 태어나는 것을 위해 꼭 있어야 되는 것 같아.ꡒ

ꡒ그래요?ꡓ

ꡒ정연이 소원은 선생님도 친구들도 들어 줄 수 없는 소원이야.

그러니까 다른 소원을 생각해 보기. 알았지?ꡒ

ꡒ네!ꡓ

집에 갈 시간입니다.

가방을 메고 배낭을 베고

선생님 눈을 마주 봅니다.

ꡒ오늘도 재미있었나요?ꡓ

ꡒ네!!ꡓ

ꡒ와우. 목소리가 커서 좋다.ꡓ

한 녀석씩 안아줍니다.

가슴으로 안고 인사하고

인사하고 웃고

안식이가 마지막입니다.

ꡒ선생님!ꡓ

ꡒ응?ꡓ

ꡒ제 소원은 뭔지 아세요?ꡓ

ꡒ뭔데?ꡓ

ꡒ히히ꡓ

ꡒ뭔데?ꡓ

ꡒ들어 줄 꺼에요?ꡓ

ꡒ션생님이 할 수 있는 것이면...ꡓ

ꡒ선생님! 결혼하세요!ꡓ

ꡒ!!!!!ꡓ

ꡒ알았죠? 그게 제 소원이에요ꡓ

선생님보다 더 커다란 녀석을

선생님 작은 가슴으로 안습니다.

ꡒ그래. 이 녀석아! 고맙다!ꡓ

소원 들어주기!

안식이 소원을 들어줘야 하겠죠?

그런데, 그것은 안식이 소원일 뿐만 아니라

선생님의 간절한 소원이기도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고 함께 나누는

소원 들어주기!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서로의 소원을 한 가지씩 들어줄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함께 해 줄 그런 마음이 있다면

우리네 아이들처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매일 매일 행복할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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