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학교에서!
숲 학교에서 몸 놀이 선생님은 뭘 할까요?
숲 학교 때 몸 놀이 시간이 따로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밧줄놀이를 한 적도 있고 보물찾기나 탐험놀이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돗자리를 깔고 누워 새소리를 듣거나 바람을 느껴 보기도 했습니다. 몸 놀이 선생님이 진행하는 몸 놀이 시간이 있다면 아이들과 함께 있는 곳이 숲이건 바다건 몸 놀이를 통해 최대한 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런데 숲에서의 몸 놀이는 하면 할수록 ‘참 쌩뚱맞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숲에 있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운 몸 놀이인데 왜 굳이 몸 놀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하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부터 숲 학교 때는 몸 놀이를 따로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다면 몸 놀이 시간이 없어진 몸 놀이 선생님은 숲 학교 때 무엇을 하게 되었을까요?
첫째, 아이들이 깔고 앉을 아기스포츠단 전체 돗자리를 싣고 옮기는 역할을 합니다. 때로는 늦게 오는 아이들을 데리고 숲 학교에 데려다 주기도 합니다.
둘째,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밥과 반찬을 나르는 역할을 합니다. 요리실에서 준비한 밥과 반찬을 차에 싣고 숲 학교를 하는 곳까지 옮깁니다.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어서 아이들이 있는 습지원까지는 메고 들고 가야 합니다. 선선한 날인데도 숨이 턱까지 차고 등이 땀으로 흥건해지기 일쑤입니다.
셋째, 도와줘야 하는 반이 있으면 짜장샘과 역할분담을 해서 돕습니다. 관상 약수터나 국기봉까지 등반을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같이 등반합니다.
넷째,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역할입니다. 아이들의 숲 놀이에 촉진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입니다. 쉽게 말해서 몸 놀이 선생님도 아이들 마냥 숲에서 노는 것입니다. 나무 집을 짓기도 하고 숲 인형극을 하기도 하고 이번처럼 아이스크림가게나 사탕 가게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더욱 재미있는 것은 전혀 계획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의 놀이를 통해 즉흥적으로 제안되고 만들어지기에 선생님도 신나고 아이들도 즐겁습니다.
일곱 살 아이 중에 한 녀석이 다가와 묻습니다.
“ 달봉샘! 그물 놀이터는 안 해? 다섯 살 때 했잖아. 그물 놀이터 만들고 싶어. ”
“ 그물 놀이터? 나도 하고 싶다. 재미있었는데...... ”
여름 숲 학교에서는 또 어떤 놀이가 만들어질까요?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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