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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시간 도둑


정말 큰 일입니다.

시간이 너무 잘 갑니다.

눈 뜨면 아침이고

눈 비비면 저녁입니다.

손가락으로 헤아리듯

하루가 금방입니다.

조그마하던 녀석들이 산 만해졌습니다.

하룻밤을 자고나서 두 배로 커졌습니다.

7년이 지났습니다.

하룻밤에 7년이 지났습니다.

시계가 고장난게 분명합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입던 옷도 그대로고

신던 신발도 그대로고

헤지고 더러워졌을 뿐인데

시간은 벌써 7년이라고 합니다.

시간은 벌써 오늘도 먹어버립니다.

왜 이러지?

숨을 참아봅니다.

혹시나 시간이 참아질까봐.

주먹을 쥐어봅니다.

혹시나 시간이 쥐어질까봐.

창밖을 보면 분명 밤인데

시간은 밤에도 쉬지않고 열심히 일만 하나 봅니다.

"선생님은 하나도 변하신게 없네요"

오랜만에 만난 학부모님에게 듣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도 변하게 없습니다.

단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시간은 왜 7년이나 지났을까!!

단지 하루를 살았을뿐인데...

어렸을 적에는

그렇게도 시간이 안 가더니...

오호라!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이들이 시간을 먹는게 분명합니다.

아이들이 선생님 시간까지 먹는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분명 7년만큼

하루만에 먹어치운게 분명합니다.

시간을 도둑 맞은 기분입니다.

하지만 참 이상하네요.

하루만큼 7년을 살았는데도

하나도 억울하지 않으니...

묻습니다.

백년을 살아도 하루처럼 느낀다면

억울할까요? 행복할까요?

그 하루가 너무나도 행복하다면

억울할까요? 행복할까요?

백년을 살아야 알 수 있을까요?

눈 감고 잠을 자야하겠습니다.

눈 뜨면 백년이 지났을지도 모르니까요...

오늘은 하루같은 백 년중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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