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심심풀이 이야기
날며 똥 싸는 돼지
달봉이가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어요. 텔레비전에서는 마침 9시 뉴스가 하고 있었어요.
아나운서: 알려드립니다. 경기도 광명에 괴상한 동물이 나타났다는 소식입니다. 괴상한 동물을 봤다는 하안동에 살고 있는 한 할아버지를 만나 봤습니다.
할아버지: 내가 허리가 아파서 산책이나 하려고 실내 체육관에 나왔는데 아 글쎄 커다랗고 시커먼 것이 하늘에 둥둥 떠 있지 않겠어? 그래서 저게 뭔가 하고 가만히 올려다봤는데 아 글쎄 커다랗고 시커먼 돼지가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거야. 그래서 세상에 별 일도 다 있구나 싶어 그 돼지를 쳐다보는데 아 그런데 그 놈의 돼지가 갑자기 똥을 뿌지직 싸는 거야. 얼마나 놀랬는지 하마터면 나도 똥을 쌀 뻔 했지 뭐야.
아나운서: 다음은 약수터에서 물을 뜨다가 하늘을 나는 돼지를 봤다는 한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아주머니: 세상에 세상에 어쩜 세상에 돼지도 그렇게 큰 돼지는 태어나서 처음 봤어요. 어쩜 그렇게 큰 지 하늘을 완전히 덮었더라고요. 나는 놀라고 무서워서 숨어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커다란 것이 쿵! 쿵! 하고 떨어지지 뭐에요? 그리고는 연기가 피~~~~ 하고 나더라고요. 그게 냄새는 또 얼마나 지독하던지. 그게 그 돼지가 싼 똥이라지요? 아마?
아나운서: 경기도 광명에 나타난 이 날며 똥 싸는 돼지는 그 이후로도 몇 번 하늘에 나타나 똥을 싸고 갔다고 하는데 이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를 보시는 분은 방송국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뉴스를 본 달봉이 두 눈이 왕방울 사탕만큼 커졌어요.
달봉이: 선생님! 선생님! 큰 일 났어요. 광명에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가 나타났데요.
선생님: 달봉아! 너 꿈꿨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그러니? 세상에 하늘을 나는 돼지가 어디에 있어? 게다가 하늘을 나는 돼지가 날며 똥도 싼다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니?
이때, 삼룡이가 방으로 들어왔어요.
삼룡이: 선생님! 선생님! 큰 일 났어요. 광명에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가 나타났데요.
선생님: 뭐? 정말? 그거 참 큰일이구나.
달봉이: 뭐야! 선생님! 선생님은 내 말은 안 믿으면서 삼룡이 말은 믿는 거 에요? 네? 그러는 게 어디 있어요? 네? 치사하게. 치사한 선생님!
선생님: 아니... 나는... 그러니까... 달봉이 너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니까... 그..그러지...
달봉이: 정말 치사하다. 선생님! 선생님은 늑대 소년 이야기도 몰라요?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세 번이나 했던 늑대 소년 말이에요. 그 늑대 소년이 왜 거짓말을 세 번이나 했는지 알아요? 어른들이 자기 말을 잘 안 믿어주니까 그런 거 에요. 아시겠어요?
선생님: 야~ 야~ 김달봉! 그런 억지가 어디에 있냐. 그건 늑대 소년 이야기가 아니잖아. 그리고 그 이야기 양치기 소년 이야기 아니었어?
삼룡이: 맞아. 양치기 소년이 심심해서 늑대가 나타났다고 그런 거야. 거짓말을 세 번이나 하니까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을 때는 어른들이 또 거짓말하는 줄 알고 양치기 소년 말을 안 믿었잖아. 그래서 불쌍한 양들이 모두 늑대에게 잡아 먹혀 버렸어. 불쌍한 양들.
달봉이: 아니야. 그건 어른들이 늑대 소년 말을 안 믿어줘서 그런 거야.
선생님: 늑대 소년이 아니라 양치기 소년이라니까 그러네?
달봉이: 늑대 소년이거든요?
삼룡이: 양치기 소년이야.
이때, 놀이터에 놀러 나갔던 칠뜩이가 방에 들어 왔어요.
달봉이: 아! 저기 칠뜩이가 왔으니까 칠뜩이에게 물어 봐요. 그게 양치기 소년 이야기인지 늑대 소년이야기인지.
선생님: 그러자. 칠뜩아!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세 번이나 해서 나중에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는 아무도 안 믿어줬다는 이야기 알지? 그 이야기가 양치기 소년 이야기냐? 아니면 늑대 소년 이야기 이냐?
칠뜩이: 아! 그 이야기? 나 그 이야기 잘 알지.
달봉이: 그래. 칠뜩아! 그게 무슨 이야기이냐?
칠뜩이: 그 이야기는 거짓말쟁이 피노키오 이야기잖아. 거짓말해서 늑대가 양들을 다 잡아 먹었잖아. 그리고 양치기 소년은 코가 이- 만큼 길어졌잖아. 나중에 고래가 양치기 소년을 잡아먹었는데 고래 뱃속에서 코가 길어져서 고래 등에 구멍이 났잖아. 그때부터 고래 등에서 물이 퓽~ 하고 나온다고 하던데?
삼룡이: 그건 또 무슨 이야기야? 칠뜩이 형아는 이야기를 왜 짬뽕으로 알고 있어!
칠뜩이: 짬뽕? 이게 짬뽕 이야기였어? 어? 난 거짓말쟁이 피노키오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달봉이: 아이구~~~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 그 이야기는 늑대 소년 이야기라니까 그러네.
삼룡이: 아니야! 양치기 소년 이야기라니까 그러네.
칠뜩이: 아니야! 거짓말쟁이 피노키오 이야기라니까 그러네.
선생님: 잠깐! 이제 그만 하자. 그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지금 중요한 것은 광명에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가 나타났다는 거야.
칠뜩이: 하늘을 나는 돼지가 나타났데요?
삼룡이: 어! 아까 뉴스에서 봤어. 게다가 그 돼지가 하늘을 날면서 똥도 싼데.
칠뜩이: 우와~ 하늘을 날면서 똥도 싼데? 정말 대단하다. 그 돼지 슈퍼 돼지인가 보다.
달봉이: 슈퍼 돼지? 슈퍼 돼지는 무슨 슈퍼 돼지. 그 돼지는 그냥 똥 돼지일 뿐이야.
삼룡이: 그래도 하늘을 난다잖아.
달봉이: 그럼 하늘을 나는 똥 돼지네.
칠뜩이: 보고 싶다.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
삼룡이: 나도 보고 싶다. 하늘을 날며 똥 싸는 슈퍼 돼지!
달봉이: 나도 보고 싶다.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똥 돼지! 아! 그럼 되겠네. 보러 가면 되겠네.
삼룡이: 찾기 어려울 것 같은데? 하늘을 나는 돼지를 어떻게 찾아!
달봉이: 내게 좋은 방법이 있지. 그 돼지가 금방 나타나게 하는 아주 좋은 방법!
칠뜩이: 그게 무슨 방법인데?
달봉이: 하늘을 나는 돼지는 분명히 남자 돼지일거야. 그러니까 여자 친구 돼지를 데리고 가면 금방 나타 날거야.
삼룡이: 여자 친구 돼지? 형아한테 여자 친구 돼지가 있어?
달봉이: 내 방에 있어. 빨간색 여자 돼지!
삼룡이: 형아 혹시.... 돼지 저금통 말하는 거 아니야?
달봉이: 맞아. 돼지 저금통이라고도 부르지.
칠뜩이: 그게 무슨 여자 친구 돼지야? 그건 그냥 돼지 저금통이야. 그리고 저금통이 왜 여자야!
달봉이: 빨간색이잖아. 그러니까 여자 돼지지.
삼룡이: 우와~ 우리 형아 정말 똑똑하다. 그럼 돼지 저금통은 다 여자 돼지겠네~~~
달봉이: 그렇지. 빨간색은 여자 돼지. 파란색은 남자 돼지.
칠뜩이: 세상에 파란 돼지 저금통이 어디에 있어? 난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삼룡이: 나도! 돼지 저금통은 다 빨간 색 아니야?
달봉이: 파란색도 있어. 그리고 아프리카에는 검은 색 돼지 저금통도 있데.
삼룡이: 우와~~~ 우리 형아 순 거짓말쟁이 뻥쟁이야!
달봉이: 삼룡이 너! 아프리카 가 봤어?
삼룡이: 아니?
달봉이: 안 가 봤으면 말을 하지 마! 아프리카에는 검은색 돼지 저금통이 분명히 있어.
선생님: 얘들아~~~ 잠깐만 조용히 해 봐! 날며 똥 싸는 돼지가 또 나타났데.
텔레비전에서 또 날며 똥 싸는 돼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어요.
아나운서: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방송국입니다. 경기도 광명에 나타났다는 날며 똥 싸는 돼지가 이번에는 광명에 있는 도덕 산 정자로 내려 왔다는 소식입니다.
삼룡이: 선생님! 선생님! 날며 똥 싸는 돼지가 왜 땅으로 내려 왔을까요?
달봉이: 그것도 모르냐? 어이구~~~불쌍한 내 동생 삼룡이.
삼룡이: 형아는 알아? 날며 똥 싸는 돼지가 왜 땅으로 내려 왔는지?
달봉이: 당연하지. 계속 날아다니면 얼마나 팔이 아프겠냐! 그러니까 쉬려고 내려 온 거지. 그리고 오줌도 싸야 하니까.
칠뜩이: 돼지가 팔이 어디에 있냐! 돼지가 뭐 사람이냐!
달봉이: 야! 돼지도 팔 있어. 손도 있는데 팔이 왜 없냐!
삼룡이: 돼지는 손도 없어.
달봉이: 아니야! 손가락도 있는데 손이 왜 없냐!
선생님: 달봉아! 돼지는 손가락도 없어.
달봉이: 우와~~~ 선생님까지 왜 그래요. 돼지는 분명히 손가락도 있고 손도 있고 팔도 있어요. 내가 분명히 봤다고요.
칠뜩이: 어디서 봤는데?
달봉이: 텔레비전에서 봤어. 원숭이도 나오고 스님도 나오고 돼지도 나왔는데 분명히 손가락도 있고 손도 있고 팔도 있었다고.
삼룡이: 형아. 혹시 만화 본 거 아니야? 텔레비전에서 하는 만화 있잖아. 음.. 원숭이도 나오고 스님도 나오고 돼지도 나오는 거라면...음... 맞다! 손오공! 손오공 만화 아니야? 손오공이 원숭이이니까 그러니까 저팔계를 보고 팔이 있다고 한 거 아니야?
달봉이: 그렇지. 우리 동생 똑똑하네. 이제 보니 삼룡이도 똑똑한 걸?
칠뜩이: 아이구~~~달봉이 우리 형아! 정말 못 말려. 그건 진짜가 아니잖아. 그건 그냥 만화라고.
달봉이: 야! 진짜가 아닌데 왜 만화가 있겠냐! 그럼 손오공 만화를 만든 어른들이 어린이들한테 거짓말한다는 거냐!
이때였어요. 텔레비전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기 시작한 것이!
아나운서: 엥~~~~~ 큰일입니다. 큰일이 생겼습니다. 경기도 광명에 나타났던 하늘을 날며 똥 싸던 돼지가 광명시에 있는 도덕 산 정자에 내려 오줌을 싸다가 그만 자기 오줌에 미끄러져 도덕 산 밑으로 데굴데굴 구르고 있다고 합니다. 도덕 산에 계신 분들은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에게 깔려 다치지 않도록 모두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하늘을 날며 똥 싸던 돼지가 경기도 광명에 있는 도덕 산 정자에 내려 오줌을 싸다가 자기 오줌에 미끄러져 도덕 산 밑으로 데굴데굴 구르고 있다고 합니다. 도덕 산에 계신 분들은 모두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달봉이: 선생님! 선생님! 우리 도덕 산에 가 봐요! 네? 돼지가 팔이 있나 없나 보게요. 네?
선생님: 달봉아! 하늘을 날며 똥 싸는 저 돼지는 아주 위험해. 그러니까 가까이 가면 안 돼. 봐봐~ 텔레비전에서도 모두 대피하라고 그러잖아.
달봉이: 그래도요. 네? 보고 싶단 말이에요.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똥 돼지, 보고 싶단 말이에요. 네?
삼룡이: 나는 무서워서 안 갈래. 저렇게 큰 돼지 밑에 깔렸다가는 아마 납작코가 될 거야.
칠뜩이: 나도 나도 안 가. 정말 무서울 것 같아. 저 돼지는 돼지가 아니야. 저건 완전 공룡이야.
달봉이: 야! 이 겁쟁이 동생들아! 너희들은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가 궁금하지도 않냐? 너희가 그러고도 정의의 삼총사라고 할 수 있냐!
삼룡이: 난 정의의 삼총사 아닌데?
칠뜩이: 나도 아냐. 왜 자기 마음대로 정의의 삼총사래? 우리는 할 생각도 없는데 말이야.
달봉이: 알았다. 알았어. 그럼 나 혼자 갔다 올 테니까 겁쟁이들은 집이나 잘 지켜라.
선생님: 달봉아! 너도 안 돼! 지금은 위험해서 아무도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고.
달봉이: 걱정하지 마세요. 돼지들은 모두 나를 무서워한다고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선생님: 돼지들이 왜 너를 무서워하는데?
달봉이: 제가요, 돼지고기를 엄청 잘 먹거든요. 그러니까 돼지들은 나만 보면 자기를 잡아먹을까 봐 모두 도망을 간다 이 말이에요. 그러니까 나를 무서워할 수밖에 없어요.
선생님: 달봉아! 안 돼. 이건 돼지고기를 잘 먹는 거하고는 다른 거야. 그러니까 절대 안 돼! 얘들아! 달봉이 밖으로 못 나가게 모두 달봉이를 잡아라!
삼룡이: 네 알았어요. 선생님!
칠뜩이: 넵~ 알았습니다!
삼룡이와 칠뜩이가 달봉이를 꽉 잡았어요. 달봉이가 밖에 못 나가게 말이에요.
달봉이: 이거 놔! 난 지금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를 보러 가야 한 단 말이야. 이거 놔! 이거 놓지 못해!
삼룡이: 안 돼. 형아. 우리는 지금 형아를 지키는 중이라고.
칠뜩이: 그래! 우리는 형아를 꼭 지켜야 해.
그러자 갑자기 달봉이가 아픈 척 하기 시작했어요.
달봉이: 아~얘들아. 잠깐만 놔 봐. 배가 배가 아파. 배가 너무 아파. 아~ 아~ 배야!
삼룡이: 어? 정말이야? 정말 배 아파?
칠뜩이:삼룡아! 속지 마! 형아가 도망가려고 속임수를 쓰는 거야. 절대 속지 마!
달봉이: 아! 아~~ 배야! 이러다가 옷에다 똥 싸겠네. 내가 옷에다 똥 싸면 그럼 칠뜩이 네가 빨아 줘야 한다. 알았지?
칠뜩이: 뭐? 그...그런 게 어디에 있어.
달봉이: 네가 안 놓아서 옷에다 똥 싼 거니까 그렇지. 아~ 배야. 똥 나온다. 아! 똥 나온다.
삼룡이: 나..나는 놨어. 나는 손 놨어.
칠뜩이: 나도 나도 손 놨어. 봐~ 손 놨어. 됐지?
달봉이는 이때다 하고 쏜살같이 쌩~~~하고 밖으로 나가 버렸어요.
선생님: 달..달봉아!
칠뜩이: 이런~ 이럴 줄 알았어. 내가 속임수라고 했잖아.
삼룡이: 칠뜩이 형아도 놓았으면서 뭐!
드디어 달봉이는 집 밖으로 나올 수 있었어요. 그리고 선생님과 동생들이 쫓아올까 봐 계속 달렸어요. 도덕 산을 향해서.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가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고 있다는 도덕 산을 향해서 계속 달렸어요. 그런데.....
이상했어요. 차가 다니는 길에도 사람이 걸어 다니는 길에도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 거 에요.
달봉이: 어떻게 된 거야? 왜 사람이 한 명도 없지? 전부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를 구경하러 갔나? 아니면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가 무서워 모두 숨었나? 정말 어떻게 된 거야 이거!
달봉이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어요. 운동회에서 달리기 시합을 할 때처럼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렸어요. 그리고 드디어 도덕 산에 도착했어요.
달봉이: 헥! 헥! 드디어 도덕 산에 도착했다. 헥! 헥! 그런데 이 돼지는 어디에 있는 거야?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똥 돼지!
달봉이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를 찾아 봤어요.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돼지가 보이지 않았어요.
달봉이: 분명히 커다란 돼지라고 했는데? 커다란 돼지면 잘 보일 텐데 어디 간 거지? 이 똥 돼지가?
아무리 찾아도 돼지를 찾을 수 없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도 없어서 물어볼 수도 없었어요. 달리기를 많이 한 달봉이는 점점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어요. 배도 고팠어요.
달봉이: 에이~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집에 있는 건데...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괜히 나왔다. 다시 집에 갈까? 아니야! 그래도 날며 똥 싸는 돼지는 보고 가야지. 아니야! 아무리 찾아도 없는데 그냥 갈까? 아니야! 보고 갈 거야. 아니야! 집에 갈 거야! 아니야! 보고 갈 거야! 아니야! 집에 갈 거야!
달봉이는 혼자서 이랬다저랬다 하면서 계속 왔다 갔다만 했어요.
그때였어요. 산 위에서 무엇인가 굴러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데굴데굴! 그 소리는 점점 커졌어요. 달봉이는 침을 꿀꺽 삼키며 눈을 크게 뜨고 데굴데굴 소리가 들리는 곳을 쳐다봤어요. 거기에는... 거기에는... 뭐가 있었을까요?
거기에는 커다란 돼지가 있었어요. 커다란 돼지가 데굴데굴 굴러 내려오고 있었어요. 너무 커서 마치 하늘에 있는 커다란 해가 땅으로 떨어진 것 같았어요. 하지만 달봉이는 겁을 먹지 않았아요.
오히려 데굴데굴 굴려 내려오고 있는 돼지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어요.
달봉이: 이 커다랗고 시커먼 똥 돼지야! 그만 멈추지 못해! 나는 돼지고기를 엄청 잘 먹는 돼지 고기 먹기 선수인 김 달봉이다!
하지만 공처럼 데굴데굴 굴러 내려오고 있는 커다란 돼지는 멈출 줄을 몰랐어요. 점점 더 빨리 내려 오고 있었어요. 조금 겁이 난 달봉이는 더 큰 소리로 외쳤어요.
달봉이: 야 이 시커멓고 커다란 똥 돼지야! 난 아침에도 돼지고기를 먹고 점심에도 돼지고기를 먹고 저녁에도 돼지고기를 먹는 돼지고기 먹기 선수인 김 달봉이다! 어서 멈춰라!
그래도 커다란 돼지는 멈추지 않았어요. 가까이 올수록 돼지는 점점 더 크게 보였어요. 이제는 돼지가 버스만큼 커다랗게 보였어요. 달봉이는 겁이 많이 났어요. 그래도 달봉이는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더 큰 소리로 외쳤어요.
달봉이: 야 이 커다랗고 시커먼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똥 돼지야! 나는 돼지고기로 옷을 만들어 입고 돼지고기로 신발을 만들어 신고 돼지고기로 만든 모자를 쓰고 다니는 김 달봉이다! 당장 멈춰라!
드디어 커다란 돼지가 달봉이 앞에까지 굴러 왔어요. 그리고 달봉이와 꽝! 하고 부딪혔어요.
달봉이: 아이고!! 사람살려!
달봉이가 소리쳤어요. 눈을 꼭 감고 손을 흔들어 대고 다리를 흔들어 대며 소리쳤어요. 계속 소리를 지르는데 그런데 이상하게 하나도 아프지 않은 거 에요. 커다란 돼지와 부딪혔는데 왜 하나도 아프지 않을까요? 달봉이는 꼭 감은 눈을 살짝 떠 보았어요. 희미하게 무엇인가가 보였어요.
달봉이: 어? 저게 뭐지?
달봉이 눈에 보이는 것은 천정이었어요. 달봉이 집 달봉이 방 천정이었어요.
달봉이: 어? 왜 천정이 보이지?
달봉이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책상도 있고 이불도 있고 텔레비전도 있고 분명히 달봉이 방이었어요. 달봉이는 달봉이 방에 누워 있었던 거 에요.
달봉이: 이상하다? 분명히 도덕 산에 갔었는데?
요리조리 고개를 돌리던 달봉이는 탁 하고 귀 볼과 부딪히는 뭔가를 느꼈어요.
달봉이: 이게 뭐지?
손을 뻗어 귀 옆에 있는 것을 잡았어요. 물렁물렁하고 물컹물컹한 했어요. 자세히 보니 그것은 날개 달린 조그마한 돼지 인형이었어요.
달봉이: 아! 생각났다. 이것은 달봉샘이 내 생일 선물로 사 준 날개 달린 돼지 인형이잖아? 어? 이 인형은 천정에 매달아 놓았었는데?
달봉이는 조그마한 날개 달린 돼지 인형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어요. 아! 그런데 바지 속이 물컹물컹한 것이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냄새도 심하게 났어요. 이런! 바지 속에 똥이 있어요. 아니 그렇다면 커다랗고 시커먼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돼지가 내 바지 속에 똥을 싸고 갔나? 달봉이는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니었어요. 달봉이 바지 속에 똥을 놓고 간 것은 커다랗고 시커먼 하늘을 나는 똥 돼지가 아니라 바로 달봉이였어요. 그러니까 달봉이가 바지에 똥을 싼 것이에요.
달봉이: 어? 내가 왜 바지에 똥을 쌌지?
이때, 칠뜩이가 달봉이 방으로 들어 왔어요. 그리고는,
칠뜩이: 형아~ 뭐해? 나랑 놀.... 어?
달봉이를 본 칠뜩이는 눈이 왕방울 사탕만큼 커졌어요. 그리고는 밖을 보고 큰 소리로 외쳤어요.
칠뜩이: 선생님! 선생님! 달봉이 형아가 날개달린 돼지 인형을 들고 바지에다 똥 쌌어요!
그래요. 달봉이는 꿈을 꾼 거였어요.
꿈속에서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똥돼지를 만난 거 에요.
그리고 꿈속에서 하늘을 날며 똥 싸는 똥 돼지가 데굴데굴 굴러 내려와 꽝 하고 부딪힐 때 천정에 있던 날개 달린 조그마한 돼지가 달봉이 얼굴에 떨어진 거 에요. 그리고 잠을 깬 거 에요.
그 순간 달봉이는 바지에 똥을 뿌지직직직지지직~ 싸고 만 거 에요.
불쌍한 달봉이! 달봉이는 지금 열심히 똥 묻은 바지를 빨고 있을 거 에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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