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팬티 4
달봉이: 휴우~ 알았어. 그럼 계속 해. 내가 참고 들어 줄 테니까.
여우: 이번에는 꼭 약속 지키기다. 백설 공주가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죽자 난장이들이 엉엉 울었어. 너무 슬퍼서 일곱 난장이들이 정말 슬프게 울었어. 그 소리가 어찌나 슬프고 컸던지 숲을 지나가던 이웃 나라에 살던 슈렉이 이 소리를 들었어.
달봉이: 슈렉이 누구야?
여우: 슈렉은 피오나 공주랑 결혼한 초록 괴물이야.
달봉이: 피오나 공주는 누구야?
여우: 피오나 공주는 겁나 먼 왕국의 공주야. 12시가 되면
달봉이: 알아 알아. 12시가 되면 문을 닫는다! 맞지?
여우: 문을 왜 닫아?
달봉이: 동대문 놀이 아니야?
여우: 아니야. 12시가 되면.
달봉이: 알아 알아. 12시가 되면 예쁜 옷도 없어지고 마차도 호박으로 변하지?
여우: 그건 무슨 이야기야?
달봉이: 신데렐라 이야기 아니야?
여우: 피오나 공주 이야기라니까? 너 바쁘다고 안 그랬니?
달봉이: 아참 그렇지. 이제 말 안 할 테니까 어서 말해.
여우: 피오나 공주는 해가 뜨면 예쁜 공주였다가 해가 지면 다시 공주로 변하는 공주야.
달봉이: 알았어. 알았으니까 슈렉 얘기나 어서 해.
여우: 슈렉이 난장이들이 우는 소리를 듣고 난장이들이 있는 집으로 들어갔어. 난장이들은 슈렉을 보고 너무 놀라 그 자리에 모두 기절해 버렸지. 슈렉은 다시 밖으로 나가려다가 백설 공주가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봤어. 슈렉은 예쁜 백설 공주를 보고 한 눈에 반해 그만 백성공주 입에 뽀뽀를 하고 말았어. 그때였어. 백설 공주가 눈을 뜬 것이. 백설 공주는 눈을 뜨고 자기를 살려 준 슈렉을 쳐다봤지. 얼굴은 못 생겼고 뚱뚱한 슈렉이었지만 백설 공주는 자기를 살려 준 슈렉을 사랑하게 되었어. 하지만 기절했다 정신을 차린 난장이들이 모두 반대를 했어. 슈렉이랑 결혼하면 안 된다고 말이야. 슈렉에게는 이미 결혼한 피오나 공주가 있었거든. 슈렉은 고민했어. 피오나 공주랑 계속 살아야 할 지 아니면 백설 공주랑 다시 결혼해야 할 지.
달봉이: 그런 게 어디 있어. 슈렉이랑 백설 공주가 결혼하다니. 백마 탄 왕자는 왜 안 나타나?
여우: 백마 탄 왕자? 그런 건 없는데?
달봉이: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랑 틀려지고 있어. 알았어. 계속 해 봐.
여우: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겁나 먼 왕국에서 기다리던 피오나 공주가 아무리 기다려도 슈렉이 오지 않자 슈렉을 찾으러 숲까지 온 거야.
달봉이: 저런. 그럼 피오나 공주와 백설 공주가 대결을 벌이겠군.
여우: 숲에 온 피오나 공주는 슈렉하고 백설 공주를 보고 머리끝까지 화가 났어. 그리고 슈렉에게 둘 중에서 하나만 선택하라고 화를 냈지.
달봉이: 슈렉이 누구를 선택했어? 피오나 공주? 아니면 백설 공주?
여우: 슈렉은.... 난장이를 선택했어.
달봉이: 난장이? 그게 무슨 말이야?
여우: 슈렉은 사실 예쁜 여자보다는 키 작은 남자 친구를 더 좋아했거든.
달봉이: 아니 그럼 슈렉이랑 난장이랑 결혼한단 말이야? 남자끼리 어떻게 결혼해?
여우: 결혼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결혼보다는 친구를 선택한 거지. 남자 친구.
달봉이: 휴우~ 그럼 제대로 된 거지? 슈렉이랑 피오나 공주랑 결혼하고 슈렉이랑 난장이랑은 친구가 되고. 어? 그럼 백설 공주는 어떻게 되는 거야?
여우: 슈렉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슈렉이랑 결혼할 수 없게 된 백설 공주는 너무 슬펐어. 그래서 울면서 숲 속으로 뛰어 갔지.
달봉이: 백설 공주 너무 불쌍하다. 어떻게 해~
여우: 그때 바로 내가 나타났어. 좁쌀여우.
달봉이: 아하. 이제 끝이 날 모양이지?
여우: 내가 백설 공주에게 물었어. 왜 우냐고. 그랬더니 백설 공주가 왜 울게 되었는지 말해 주는 거야. 옛날옛날 백설 공주가 살았는데 얼굴이 너무나 예뻐서 꽃보다도 예쁘고 별보다도 예뻤어. 하지만 어렸을 때 엄마가 돌아가셔서 엄마 없이 사는 것이 불쌍해서 백성공주 아빠가 새로 엄마를 데려왔는데 그 엄마가 사실은 나쁜 마녀였어.
달봉이: 으악~ 너 설마 그 얘기를 지금 또 하려는 거야?
여우: 이건 내가 한 얘기가 아니야. 백설 공주가 한 이야기지.
달봉이: 그래도 그렇지. 그건 생략해. 생략!
여우: 생략? 생략이 뭐야?
달봉이: 했다고 치고 그 다음 말 하라고!
여우: 그래도 될까?
달봉이: 그래도 되지. 안 될 게 뭐 있어. 그 다음, 그 다음 이야기는?
여우: 백설 공주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백설 공주가 너무 불쌍해서 내가 도와줄 일이 없느냐고 물었지. 그랬더니 백설 공주가 기분이 좋아지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는 거야.
달봉이: 재미있는 이야기?
여우: 그래~ 재미있는 이야기. 그래서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줬지.
달봉이: 어떤 이야기를 해 줬는데?
여우: 다리 열세 개 달린 여우 이야기!
달봉이: 다리 열세 개 달린 여우? 그거 혹시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 이야기 아니야?
여우: 아니야.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의 아빠 이야기야.
달봉이: 그래? 그럼 그 이야기 좀 해 봐.
여우: 다리가 열세 개 달린 여우가 있었는데 어느 날은 신발 가게에 신발을 사러 갔어. 다리가 열 세 개나 있으니까 신발도 많이 사야 되잖아. 그래서 예쁜 것으로 열세 개를 골랐데. 그런데 신발 가게 아저씨가 신발은 두 개가 한 켤레고 똑 같은 두 개가 한 켤레니까 열세 켤레를 사라는 거야. 그런데 여우는 똑같은 신발을 2개씩 살 돈은 없었어. 그래서 신발 가게 아저씨한테 하나씩만 열세 개 사면 안 되냐고 사정을 했지. 그래도 신발 가게 아저씨는 안 된다고 했어. 그래서 다리 열세 개 달린 여우는 생각을 했지. 어떻게 하면 될까 하고.
달봉이: 이야~ 이거 정말 궁금한데? 그래서? 그래서 다리 열세 개 달린 여우는 어떻게 했어?
여우: 그래서 다리 열세 개 달린 여우는 이렇게 했데. 신발 두 켤레를 사서 다리 네 개는 신발을 신고 나머지 아홉 개는 신발을 신지 않고 그냥 들고 다녔데. 그런데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신발이 없어 들고 다니는 다리를 꼬리로 보고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라고 한 거야.
달봉이: 아하~ 그거 참 재미있는 얘기네? 나도 동생들 만나면 해 줘야지.
여우: 다리 열세 개 달린 여우 이야기를 들은 백설 공주는 너무 재미있다고 하면서 호호호 웃는 거야. 그러면서 이제 슬프지 않다고 너무 고맙다고. 자기도 나를 위해서 해 줄 것이 없냐고 그러는 거야. 그때 마침 아빠가 했던 말이 생각났어.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공주인 백설 공주를 찾으면 내 이름이 왜 좁쌀여우인지 알게 될 거라고 말이야. 그래서 내가 말했지. 내 이름은 좁쌀여우인데 우리 형들은 다 하늘, 땅, 바다, 강, 산, 바람 이렇게 멋진 이름인데 나는 왜 이름이 좁쌀 여우냐고.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말이야.
달봉이: 그래서? 그래서 백설 공주가 그 이유를 말해줬어?
여우: 응. 말해줬어.
달봉이: 정말? 그 이유가 뭐래? 왜 너만 이름이 좁쌀이래?
여우: 백설 공주가 그러는 거야. 내 얼굴이 꼭 좁쌀처럼 생겼다고. 그래서 내 이름이 좁쌀인 것 같다고.
달봉이: 얼굴이 좁쌀처럼 생겨서 좁쌀여우라고? 그럼 나는 얼굴이 달봉이처럼 생겨서 이름이 달봉이인가?
여우: 나는 한숨을 쉬었어. 얼굴이 좁쌀처럼 생겼다고 이름을 좁쌀여우라고 짓다니. 여우 나라 왕인 우리 아빠가 너무 미워지기 시작했어. 내가 화가 난 것을 본 백설 공주가 미안해하면서 만약에 얼굴을 다른 모양으로 만들고 싶으면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나는 얼굴을 다른 모양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했지. 그랬더니,
달봉이: 그랬더니? 혹시 얼굴을 옆으로 북~ 하고 잡아 당겼어? 고무줄처럼 늘어나게?
여우: 아니야.
달봉이: 그럼 얼굴이 납작해지게 백설 공주가 네 얼굴 위에 올라탔어?
여우: 아니야. 왜 그래. 이야기 좀 끝까지 들어.
달봉이: 어떻게 했는데? 궁금해서 그래. 어떻게 했는데?
여우: 백설 공주가 아파도 조금만 참으라고 하더니 나를 벽에다 꽝 하고 부딪히게 하는 거야.
달봉이: 벽에다가? 우와~ 진짜 아팠겠다.
여우: 코피가 났어.
달봉이: 코피? 저런 저런.
여우: 코피가 났는데도 얼굴 모양은 그대로인 거야. 그걸 본 백설 공주는 다시 나를 벽에다 꽝~
달봉이: 우악~ 정말 아팠겠다.
여우: 쌍 코피가 났어.
달봉이: 쌍 코피? 우와~ 그럼 숨 쉬기도 어려울 텐데.
여우: 그런데도 백설 공주는 나를 계속 벽에다가 꽝 꽝~ 나는 그만해. 너무 아파. 그냥 좁쌀여우로 살래~ 했지만 백설 공주는 멈추지 않았어.
달봉이: 우와~ 백설 공주가 예쁘기만 한 줄 알았더니 힘도 세네?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어?
여우: 기절했다가 깨어나 보니까 납작해져서 이렇게 그림 속에 있게 된 거야.
달봉이: 백설 공주는? 백설 공주는 어디로 가고?
여우: 백설 공주는 다시 숲속으로 갔어. 일곱 난장이한테.
달봉이: 아하~ 그렇게 된 것이구나. 그래서 여우 네가 이렇게 그림 속에 있게 된 거로구나.
여우: 달봉아. 정말 고마워.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줘서 말이야. 지금까지 여기를 지나는 사람들은 많이 있었지만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사람은 너 뿐이야. 정말 고마워.
달봉이: 아니야. 아니야. 시간은 좀 많이 걸렸지만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여우: 그래서 말인데 고마워서 알려주는 건데 네가 황금 팬티를 입었다고 해서 도깨비 대왕을 씨름에서 이길 수는 없어. 도깨비 대왕은 정말 세거든. 하지만 씨름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도깨비 대왕한테도 약점이 있어.
달봉이: 약점? 정말? 그게 뭔데?
여우: 도깨비 대왕은 자기가 이 세상에서 씨름을 제일 잘 한다고 생각해. 그래서 항상 잘난 체를 해. 그래서 씨름할 때 잘난 체 하느라고 한 쪽 다리를 앞으로 쭉 내밀고 씨름을 해.
달봉이: 한 쪽 다리를 쭉?
여우: 그래~ 한 쪽 다리를 쭉~. 사실 도깨비 대왕의 힘은 다리에 나 있는 털에서 나오는 거야. 그러니까 도깨비 대왕이 잘난 체 하느라고 한 쪽 다리를 앞으로 쭉 내밀면 다리에 있는 털을 하나씩 뽑아버려. 그러면 도깨비 대왕을 이길 수 있을 거야.
달봉이: 우와~ 이거 정말 좋은 소식인데? 여우야. 정말 고맙다. 동생들을 금방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여우: 아까 내가 한 말 잊어 먹으면 안 돼? 한 고개 너머 두 고개 너머 세 고개 너머 네 고개 너머 다섯 고개 너머 여섯 고개 너머 일곱 고개를 넘으면 도깨비 대왕 집이 나오는데 그때까지 한 번이라도 쉬면 안 돼. 쉬면?
달봉이: 알아. 알아. 쉬면 너처럼 그림이 된다는 거.
여우: 그래. 바로 그거야. 절대 잊어버리지 마.
달봉이: 그런데 넌 그 그림 속에서 계속 있을 거야. 나오지 않고?
여우: 나는 좁쌀여우로 사는 것 보다 이렇게 그림 속에 있는 게 더 편해.
달봉이: 그럼 알았어. 만약에 그림 속에서 나오고 싶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도와줄 테니까.
여우: 고마워. 넌 참 좋은 친구야.
달봉이: 나도 알아. 나는 참 좋은 친구야. 그럼 나 출발할게.
여우: 그래. 조심해. 그리고 일곱 고개를 넘을 때까지 절대 쉬지 마.
달봉이: 알았어. 알았어. 걱정하지 마. 고마워. 안녕.
여우: 안녕. 잘 가. 좋은 친구.
이렇게 해서 달봉이는 고개를 넘어가기 시작했어요. 한 고개를 넘었더니 다리가 너무 아팠어요. 아이고 다리야~ 하지만 쉬지 않고 계속 고개를 넘었어요. 두 고개를 넘었더니 다리가 더 아팠어요. 아이고 다리야~ 시작~ (아이고 다리야~ ) 하지만 달봉이는 동생들을 생각하며 꾹 참고 다시 고개를 넘었어요. 세 고개를 넘었더니 다리가 부러질 것 같았어요. 시작~ (아이고 다리야~ ) 달봉이는 참고 또 참았어요. 네 고개를 넘었는데 다리가 너무 아파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어요. 시작~ (아이고 다리야~ ) 그래도 쉬면 안 되죠. 왜 안 되죠? (그림으로 변하니까) 맞아요. 그림으로 변해 버리니까요. 두 발로는 더 이상 걷기 힘들어진 달봉이는 이제 네 발로 기어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다섯 고개를 겨우 넘었죠. 다리가 정말 정말 정말 아팠어요. 시작~ (아이고 다리야~ ) 하지만 쉬면 안 되죠. 왜 안 되죠? (그림으로 변하니까) 맞아요. 그림으로 변해 버리니까요. 기어가기도 힘들어진 달봉이는 이번에는 굴러가기 시작했어요. 굴러서 굴러서 여섯 고개를 넘었어요. 시작~(아이고 다리야~ ) 이번에는 다리가 아픈 게 아니라 머리가 아팠어요. 왜냐면 굴러서 굴러서 고개를 넘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마지막 고개만 넘으면 도깨비 대왕 집이니까 참고 참고 참으면서 고개를 넘었어요. 마지막 일곱 고개를 넘었어요. 다리가 정말 완전히 진짜 아팠어요. 시작~ (아이고 다리야~ ) 하지만 이제 도착했으니 쉴 수 있지요. 달봉이는 바닥에 드러누워서 학~ 학~ 하고 숨을 쉬었어요.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때였어요. 갑자기 눈앞에 커다란 집이 나타나더니 집 안에서 커다란 도깨비 한 마리가 나오는 거 에요. 달봉이는 깜짝 놀랐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너무 힘들었거든요. 집에서 나 온 도깨비는 바로 도깨비 대왕이었어요. 도깨비 대왕은 누워있는 달봉이를 보더니 달봉이 쪽으로 성큼 성큼 걸어오는 거 에요. 그리고는 서서 달봉이를 내려다보며 말했어요.
도깨비 대왕: 넌 누구냐! 넌 누구인데 감히 내 집 앞에 누워있는 거냐.
달봉이: 나는...학학...나는... 학학... 나는... 달...학학.... 봉....학학...이다...학학...
도깨비 대왕: 뭐라고? 이름이 달학학봉학학이다학학이라고?
달봉이: 아니... 학학... 이건 내가 힘들어서 내는 소리고...학학.. 내..이름은.. 학학... 달..끙...봉...끙...이다...끙...
도깨비: 뭐라고? 이름이 달끙봉끙이다끙이라고?
도대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도깨비 대왕 말에 답답해진 달봉이는 바닥에서 벌떡 일어서며 다시 말했어요.
달봉이: 아니 내 이름은 달봉이라고! 이 찢어진 바지 멍텅구리 멍게 같은 도깨비야.
도깨비 대왕: 내 이름은 찢어진 바지 멍텅구리 멍게 같은 도깨비가 아니라 도깨비 대왕이다. 이놈아!
달봉이: 도깨비 대왕인지 뭔지 모르겠고 나는 내 동생들을 찾으러 왔다. 네가 내 동생들 데려갔지?
도깨비 대왕: 동생들? 그럼 혹시 찢어진 바지를 입고 있던 그 아이들?
달봉이: 그래. 맞아. 걔네들이 내 동생들이다.
도깨비 대왕: 음... 그랬군. 하하하.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나랑 씨름을 해서 이겨야만 네 동생들을 데려갈 수 있으니까.
달봉이: 알고 있다. 그래서 씨름을 하려고 이렇게 왔다.
도깨비 대왕: 나랑 씨름을 하러 왔다고? 너 혹시 들어는 봤니? 나는 한 번도 씨름에서 져 본 적이 없다!
달봉이: 알고 있다.
도깨비 대왕: 오호~ 그런데도 나랑 씨름을 하겠다 이 말이지? 거 참 용감한 것인지 멍청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좋다 그렇게 해 주겠다. 대신!
달봉이: 대신 뭐냐!
도깨비 대왕: 대신 만약 네가 씨름에서 진다면 너도 네 동생들도 모두 내 부하가 되어야 한다. 어때 그래도 할 자신이 있느냐?
달봉이: 좋다. 만약 내가 너한테 진다면 너의 부하가 되겠다. 하지만 만약 내가 이긴다면?
도깨비 대왕: 만약 네가 이긴다면 물론 그럴 일은 절대 없겠지만 네가 이긴다면 네 동생들을 풀어주겠다.
달봉이: 좋다. 약속은 꼭 지키겠지?
도깨비 대왕: 도깨비 대왕은 절대 거짓말 하지 않는다.
달봉이: 좋다. 그럼 씨름을 시작하자.
달봉이는 바닥에서 일어났어요. 그런데 어? 어? 일곱 고개를 한 번에 넘어와서 그런지 다리에 힘이 빠져서 흔들흔들 거리고 다리에 힘을 줄 수가 없는 거 에요. 이대로 라면 씨름을 시작하기도 전에 질 것 같은데.... 어떻게 하죠?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다리에 힘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 같이 검토)
.........
이렇게 해서 달봉이는 다시 다리에 힘을 되찾을 수 있었어요.
달봉이: 자! 덤벼라. 이 호랑말코 같은 도깨비야.
도깨비 대왕: 호랑말코? 그건 무슨 말이냐!
달봉이: 몰라도 된다. 어서 덤벼라.
도깨비 대왕: 하하하. 덤비는 건 내가 아니라 바로 너다. 자~ 덤벼라.
달봉이: 좋다. 덤비겠다. 이야앗!
드디어 도깨비 대왕과의 씨름이 시작되었어요. 도깨비 대왕과 달봉이는 서로 허리를 잡고 있는 힘껏 힘을 줬어요. 달봉이 이마에서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기 시작했어요.
도깨비 대왕: 하하하. 아직 힘을 쓰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렇게 땀을 흘리는 거냐? 그렇게 해서 나를 이길 수 있겠느냐. 하하하하.
달봉이: 하하하 좋아하네. 어서 힘이나 쓰시지.
도깨비 대왕은 별로 힘을 쓰는 것 같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달봉이는 있는 힘을 다해 씨름을 하고 있었어요.
도깨비 대왕: 자~ 그럼 어디 한 번 넘어뜨려 보실까?
도깨비 대왕이 달봉이를 번쩍 들었어요. 달봉이는 공중에 붕~ 떠서 다리를 흔들흔들 했어요. 그리고는 도깨비 대왕이 달봉이를 내려놓으며 뒤로 넘어뜨리는 순간 달봉이는 좁쌀여우가 한 말을 떠올렸어요.
달봉이: 그렇지. 다리털을 뽑으라고 했지.
달봉이가 도깨비 대왕의 다리에 손을 뻗어 두 손가락으로 다리털 하나를 잡고 힘껏 잡아 당겼어요. 그랬더니 다리털 하나가 쏙 하고 뽑혀 버리지 뭐에요?
도깨비 대왕: 앗 따가워!
도깨비 대왕은 소리를 지르며 비틀거렸어요. 달봉이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다시 도깨비 대왕의 다리털을 뽑았어요.
도깨비 대왕: 아야..아야.. 앗 따가워!
달봉이: 학학.. 이 녀석이 정말 힘이 빠지는 것 같네? 그렇지. 이렇게 하나씩 뽑을 게 아니라 한 번에 왕창 뽑아야겠다.
달봉이는 도깨비 대왕의 다리에 손을 뻗어 다리털을 왕창 잡은 다음 힘껏 잡아 당겼어요. 그랬더니 도깨비 대왕의 다리털이 왕창 뽑혀 버렸어요.
도깨비 대왕: 으악! 내 다리털!
도깨비 대왕은 폴짝 폴짝 뛰며 아파 어쩔 줄 몰라 했어요. 그래도 달봉이는 쉬지 않고 계속 도깨비 대왕의 다리털을 뽑았어요.
도깨비 대왕: 악... 악... 이건 반칙이야. 반칙.
달봉이: 반칙이 어딨어? 이기기만 하면 되지.
도깨비 대왕: 그래도 다리털 뽑는 건 반칙이야.
달봉이: 그런 말 안 했잖아. 다리털 뽑기 없다는 말!
도깨비 대왕: 악..악.. 도깨비 대왕 살려!!
달봉이 손에는 도깨비 대왕의 다리털이 수북했어요. 다리털이 뽑힌 도깨비 대왕의 다리는 발갛게 부어오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달봉이는 쉬지 않고 계속 다리털을 뽑았어요. 뽑고 뽑고 또 뽑고 뽑고 뽑고 또 뽑았어요. 다리에 털이 하나도 남지 않도록 계속 뽑고 또 뽑았어요. 하지만 도깨비 대왕은 너무 강했어요. 그래도 쓰러지지 않고 계속 버티는 거 에요.
달봉이: 어? 아직도 안 쓰러져? 그럼 이번에는 머리털을 뽑을 테다.
달봉이는 이번에는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기 시작했어요. 머리카락도 다리털처럼 뽑히기 시작했어요. 도깨비 대왕은 살려달라고 계속 소리를 질렀어요. 하지만 달봉이는 쉬지 않고 계속 머리카락을 뽑았어요. 도깨비 대왕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대머리가 되었어요.) 맞아요. 달봉이가 머리카락을 다 뽑아서 결국 대머리가 되고 말았어요. 그래도 도깨비 대왕은 쓰러지지 않았어요. 달봉이도 지치고 도깨비 대왕도 지쳤어요.
달봉이: 야! 이제 그만 좀 쓰러지는 게 어때? 너도 힘들잖아.
도깨비 대왕: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씨름에서 져 본 적이 없어. 절대 질 수 없어.
달봉이: 나도 내 동생들을 구하기 위해 절대 질 수 없어.
시간이 흘러 밤이 되었어요. 하지만 씨름은 끝날 줄을 몰랐어요.
달봉이: 배고프다. 그만 좀 쓰러져. 밥 좀 먹게.
도깨비 대왕: 싫다. 밥 먹게 해 줄 테니 네가 쓰려져.
달봉이: 좋아. 그럼 밤새도록 한 번 해 보자고. 누가 이기는지.
도깨비 대왕: 얼마든지. 밤새도록 해도 절대 지지 않을 거다.
달봉이와 도깨비 대왕은 밤새도록 씨름을 했어요. 새벽이 되고 아침이 되었어요. 부지런한 아침 참새가 일어나 시끄럽게 아침 체조를 할 때에도 달봉이와 도깨비 대왕은 계속 씨름을 하고 있었어요.
달봉이: 안되겠다. 이대로 있다가는 내가 질 지도 모르겠어요. 마지막 힘을 다해 녀석을 쓰러뜨려야 하겠어.
달봉이는 마지막으로 있는 힘을 다해 도깨비 대왕을 쓰러뜨릴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는 있는 힘껏 도깨비 대왕을 잡고 뒤로 밀어 부쳤어요. 힘이 빠진 도깨비 대왕은 뒤로 뒤로 밀리면서도 넘어지지 않았어요. 그때였어요. 도깨비 대왕이 갑자기 몸을 휙 돌리더니 달봉이 다리에 긴 다리를 넣고 달봉이를 밀어 버리는 거 에요. 갑자기 밀린 달봉이는 몸이 뒤로 젖혀지더니 넘어지기 시작했어요.
달봉이: 악~ 안 돼. 이대로 질 수는 없어.
도깨비 대왕: 드디어 결판이 날 순간이 왔다. 으랏차차~
달봉이가 넘어지고 있어요. 어떻게 하죠? 우리 친구들이 달봉이에게 힘을 보태주세요. 달봉아 힘내라. 달봉아 힘내라 하고 큰 소리로 다섯 번만 외쳐주세요. 시작~ (달봉아 힘내라.....) 그러자 뒤로 넘어가던 달봉이 두 눈이 번쩍 떠지면서 달봉이가 두 다리에 마지막 힘을 줬어요. 달봉이 두 다리가 딱딱해지며 엉덩이에도 힘이 들어갔어요. 그러자 엉덩이 사이에서 굉장한 소리를 내며 방귀가 터져 나왔어요. 빵~ 방귀가 얼마나 세었는지 달봉이가 입고 있는 바지 엉덩이 부분이 찢어지며 센 바람이 터져 나왔어요. 그 바람에 달봉이 몸이 번쩍 일어나지면서 도깨비가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어요.
도깨비 대왕: 뭐야. 뭐야. 이게 뭐야.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꽝! 순식간에 도깨비 대왕이 쓰러졌어요. 달봉이는 도깨비 대왕 위에 쓰러져 숨을 내쉬었어요.
달봉이: 학...학... 드디어...드디어... 내가 이겼다... 학학...
도깨비 대왕: 헥...헥...내가...내가...지다니.... 믿을 수 없어. 믿을 수 없어.
달봉이: 믿을 수 없어도... 학학,.. 믿어야 돼... 넌 졌어. 학학....
도깨비 대왕: 내가...내가...지다니... 지금까지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는데... 내가...내가..지다니...
달봉이는 일어나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어요.
달봉이: 이제 졌으니까 어서 내 동생들을 데리고 와. 동생들을 너무 보고 싶어.
도깨비 대왕: 할 수 없지. 약속은 약속이니까.. 넌 정말 대단한 녀석이다. 내게 이긴 녀석은 네가 처음이야.
달봉이: 너도 정말 대단한 도깨비야. 그렇게 오래 버티다니....
도깨비 대왕이 집으로 들어갔어요. 얼마나 지났을까요? 칠뜩이, 삼룡이 목소리가 조그맣게 들리기 시작했어요.
칠뜩이: 정말로 달봉이 형이 우리를 구하러 왔단 말이야? 믿을 수 없어.
삼룡이: 거 봐. 내가 뭐랬어. 달봉이 형이 우리를 구하러 온다고 했잖아.
문이 열리며 칠뜩이와 삼룡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삼룡이: 어? 저기 달봉이 형아가 있다. 달봉이 형아!
칠뜩이: 정말 달봉이 형이네? 달봉이 형아!
달봉이도 동생들에게 뛰어가며 동생들의 이름을 불렀어요.
달봉이: 칠뜩아~ 삼룡아~ 너무 보고 싶었어. 칠뜩아~ 삼룡아~
달봉이와 칠뜩이와 삼룡이는 서로 얼싸 안고 기뻐했어요. 달봉이와 칠뜩이, 삼룡이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어요.
칠뜩이: 형아! 나는 달봉이 형아가 우리를 구하러 올 줄 알았어.
삼룡이: 거짓말 하지 마. 형아는 달봉이 형이 우리를 버렸다고 했잖아.
칠뜩이: 내가 언제?
달봉이: 얘들아. 싸우지 마. 우리가 이렇게 만났으니까 됐잖아.
칠뜩이: 그래. 이렇게 만났으면 된 거지. 어? 그런데 달봉이 형아 바지가 왜 그래? 엉덩이 있는 데가 찢어졌어.
삼룡이: 정말? 형아 바지가 찢어졌어.
달봉이: 어? 이거? 도깨비 대왕이란 씨름을 하다가 넘어지면서 방귀를 뀌어서 터진 거야. 내 방귀가 하도 세서.
칠뜩이: 역시 달봉이 형아 방구는 슈퍼 그레이트 마이트 가인 방귀야. 대단해.
삼룡이: 맞아. 맞아. 정말 대단해.
달봉이: 어? 그러고 보니 너희들 바지는 어떻게 된 거야? 찢어졌었잖아.
칠뜩이: 도깨비들이 꿰매줬어.
달봉이: 내가 너희들 주려고 이렇게 바지도 가지고 왔는데? 어? 바지 어디 갔지?
달봉이가 동생들 주려고 가지고 왔던 솜사탕으로 만든 바지가 그만 씨름을 하는 통에 납작해지고 말았어요.
달봉이: 이개 뭐야. 납작코가 되 버렸네?
칠뜩이: 형아! 우리 그거 그냥 뜯어먹자. 배고픈데.
삼룡이: 그래. 그냥 먹자.
달봉이: 할 수 없지. 그냥 먹자.
달봉이와 칠뜩이와 삼룡이는 솜사탕을 뜯어 먹으며 행복하게 웃었어요.
달봉이: 음... 솜사탕. 정말 맛있군. 바지가 찢어져서 시원해서 더 맛있다. 하하하.
칠뜩이: 솜사탕에서 달봉이 형아의 사랑이 느껴지는 것 같애.
삼룡이: 맞아. 맞아. 달봉이 형아의 사랑을 잔뜩 먹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
이렇게 해서 달봉이와 칠뜩이, 삼룡이는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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