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일요일..
아빠와 함께하는 참여수업이 있었습니다.
커다란 가방을 휘휘 날리며
언제나 가방보다 먼저 달리려고
뒤뚱뒤뚱 우스운 뜀발질로 뛰어오던 녀석들..
오늘은 커다란 아빠를 무기삼아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습니다.
회관은 전통물건으로 시장을 이룹니다.
예쁜 비녀와 커다란 떡매
각시탈과 돌하루방에까지
회관이 전시관이 되었습니다.
아빠와 함께하는 체육시간입니다.
아빠가 커다란 그림자가 되어 줍니다.
오늘은 왠지 말썽쟁이가 되고 싶지 않은가 봅니다.
오늘은 왠지 으쓱하는 기분이 잔뜩 드나 봅니다.
점잖을대로 점잖아진 녀석들의 조그마한 입에서
부풀대로 부풀려진 풍선에서 바람이 빠져 나오듯
힘찬 함성이 터져 나옵니다.
앉았다가 일어났다 뛰었다가 굴렀다가
신나게 발구름을 하는 녀석들 옆에서
비지땀을 흘리는 커다란 아빠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일곱살 녀석들은 뜀틀 장기자랑을 선보입니다.
연습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아이들의 성화에 마져못해 뜀틀을 하게 되었지만
선생님을 졸라댄 이유가 오늘에서야 있었습니다.
커다란 몸을 갸우뚱 갸우뚱
넘어질새라 두 눈이 휘둥그래진 아빠의 모습위로
5단 뜀틀 위를 사뿐히 굴러 가는 아이들의
솜털같은 솜씨가 보입니다.
아빠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선생님의 고개가 절로 끄떡 끄떡 합니다.
아빠중의 아빠가 말씀하십니다.
"오늘은 아이들을 위해 사역하는 날인가 봅니다"
10번의 사역이라도
100번의 비지땀이라도
아이들을 위해서는 선뜻 달려오실 아빠들입니다.
즐거운 땀을 흠뻑 쏟은 아이들과
비지땀으로 흠뻑 젖은 아빠들의
체육시간이 끝났습니다.
아빠와 함께 떡을 만들어 먹어 봅니다.
아빠와 함께 색깔옷을 만들어 봅니다.
아빠와 함께 무서운 도깨비 탈을 만들어 봅니다.
아빠와 함께 무지무지 못생긴 컵도 만들어 봅니다.
아이들앞에서 멋들어지게 새끼를 꼬아 봅니다.
아이들앞에서 자랑스럽게 제기를 차 봅니다.
아이들앞에서 으쓱해 봅니다.
아빠들앞에서 예쁘게 교구를 움직여 봅니다.
아빠들앞에서 곱게 색종이를 접어 봅니다.
아빠들앞에서 으쓱해 봅니다.
아이들과 아빠들은 연신
으쓱 으쓱 으쓱 으쓱
서로가 자랑스러운 하루입니다.
인형극 시간입니다.
선생님들이 준비한 인형극입니다.
인형을 이리저리 흔들어 대며 대사를 말합니다.
음악소리에 인형이 온몸을 흔들기도 합니다.
살짝이 고개를 내어 봅니다.
아빠의 두 눈이
아이들의 두 눈속에
살포시 겹쳐 있습니다.
따스한 모습입니다.
사랑입니다.
참여수업이 끝이 났습니다.
다리가 뻐근하고 목안이 갈갈합니다.
자리에 누워 비디오를 봅니다.
최민수 주연의 '남자 이야기'
오래된 비디오 입니다.
남자이야기가 아닙니다.
유치원이야기입니다.
유치원 선생님 눈에는 유치원 재롱잔치만 가득합니다.
오지 못하신 아빠를 생각하며
눈물짓는 한 꼬마가 있습니다.
가슴이 찡 합니다.
'선생님 인기가 너무 좋으시네요'
몰래 몰래 참여수업에 따라오신
한 엄마가 말씀 하셨습니다.
인기좋은 선생님입니다.
웃음이 많은 선생님입니다.
두 눈속에 장난이 가뜩 숨어 있는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심술스럽게도
오늘은
아이들의 커다란 무기인
아이들의 든든한 그림자인
그 아빠가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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