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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그 해 겨울


눈이 왔습니다.. 펑펑

하늘이 깨어져서 하늘가루가 쏟아지듯

예쁘던 눈이 무섭게 내리던 그해 겨울..

처음 회관터에 왔던 생각이 납니다..

아무것도 없는 빈 밭에

질퍽질퍽한 흙땅을 떼어내며

그렇게 걸어오던 그 자리에

지금은 예쁜 아이들의 집이 지어 졌습니다.

시멘트가 얼고 그 위로 눈이 내리고

털어내고 털어내면 또 다시 눈이 쌓이고

아이들의 작은 희망에 시커멓게 눈이 내리는 줄 알았습니다.

흙바닥에 두꺼운 천을 깔고

그렇게 새내기들을 맞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커다란 벽과 벽 사이에서

창없는 창문에서 황소바람을 맞으며

그렇게 시작된 회관의 겨울입니다.

이제는 예쁜 창문에

이제는 따뜻한 회관에

팔 고이고 앉아

예쁜 눈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회관에서

믿고 또 믿으며 아이들을 보내주신

어머니, 아버지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키작은 개나리가

종종걸음으로 아이들을 몰고 옵니다.

덩쿨채 찾아든 수박을 베어 먹던

수박씨같은 시원한 여름을 넘어

장대같은 가로비가 내리던 한여름을 지나

옥길동 작은 골짜기를 찾아든 붉은 단풍을 타고

이제는 늙어버린 낙엽을 쓸고 있는

1년지기 마당쇠가 되었습니다.

옥길동의 겨울이 기다려 집니다.

기나긴 눈줄기를 바라보며

발을 동동거리던 그해 겨울을 생각하며

올해 겨울에는

옥길동 회관 문턱에

노란 의자를 꺼내 놓고

따끈한 커피를 마셔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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