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의천에서 -
자전거 한마당을 마지막으로 자전거 수업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여섯 살, 일곱 살 수영 수업도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끝이 납니다. 7월부터는 다섯 살 수영수업을 시작합니다. 아이들과의 수업은 시작이 있고 끝이 있습니다. 1년 안에 포함된 수업들이라 시작과 끝을 가늠하고 조율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들이야 느끼든 못 느끼든 간에 선생님은 시기적절하게 잘 시작하고 시작한 것을 잘 마무리하는데 늘 신경을 씁니다. 하루에도 시작과 끝이 있지만 매순간 느끼지는 못하고 삽니다. 느끼고 깨닫지는 못하더라도 우리의 몸은 이러한 흐름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져갑니다. 아이들이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이러한 과정을 잘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몸으로 체득하기 때문입니다.
학의천에서 배타기를 시작합니다. “ 학의천에서 왜 배를 탈까요? ” “ 물이 있으니까요. ”
“ 타고 싶으니까요. ” 아이들의 대답이 맞습니다. 물이 있기 때문이고 물이 있으니 물 위에 배를 띄워 타고 싶은 것입니다. 우리네 조상들이 이것을 생활 속에서 해 왔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은 이것을 놀이로 할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가까이 물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입니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할 때는 내 몸이 배가 됩니다. 내 몸이 물 위로 잘 가게 하기 위해서는 물 위에 잘 뜨도록 해야 합니다. 학의천에서 배를 띄워 탈 때도 배를 내 몸처럼 생각하면 배가 잘 움직입니다. 작년에 배 만들기를 시작할 때 고물상이란 고물상은 다 돌아 다녔습니다. 배를 만들기 위한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였는데 그러다 이 배를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배를 발견한 순간 얼마나 기뻤던지 게다가 무게로 가격을 매기는 고물상이라 플라스틱 재질이기에 가벼워 그 가격에 또 한 번 쾌재를 불렀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며 올해도 그 기쁨을 놀이 속에서 함께 나누고 있는 것입니다. 1인승 배 이지만 아이들은 둘이서 탑니다. 그러므로 혼자서만 잘 한다고 배가 앞으로 가지 않습니다. 둘이서 강약과 방향을 맞춰서 물길을 헤치는 페달을 돌려야 앞으로 갑니다. 다섯 살 아이들은 배를 타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여섯 살 아이들은 서로 돌리겠다고 분주하고 일곱 살 아이들은 몇 번 해 보더니 친구를 보며 강약과 방향을 조절합니다. 배를 타면서도 이렇듯 아이들은 나이에 맞게끔 행동하고 성장합니다. 동생들과 형들이 배를 함께 타면 또 다른 배울 거리가 있겠지요. 배를 띄워 배만 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배를 운전해서 저 멀리 물 위에 떠 있는 공을 주워 오기도 하고 강태공이 되어 바늘 없는 낚시를 하기도 합니다.
서서히 학의천에도 여름이 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배를 타며 여름을 맞겠지요. 배 위에서 바라보는 물속은 더욱 친근합니다. 마치 물고기와 같이 노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물고기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단순히 물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물과 같이 놀며 물과 같이 생활하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약속한 대로 달봉샘은 지금 거북선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 명도 아니고 두 명도 아니고 다섯 명이나 탈 수 있는, 이순신 장군님이 만들어서 왜구를 물리쳤다는 거북선을 만들고 있습니다.
거북선이 등장하는 날, 또 많은 이야기가 생기겠죠?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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