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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나무 집을 만들다!

여름 숲에는 반갑지 않은 주인들이 있습니다.

늘 귀찮게 쫓아다니는 모기와, 환경과 날씨 탓에 생기는 벌레들. 작년에는 꽃 매미가 극성이더니 올해는 미국에서 건너 온 선녀벌레 투성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죽을 아이들이 아니죠.

여름 숲 학교에서는 뭘 할까 생각하다가 아이들과 나무 집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주로 짓던 집은 인디언 식 집으로 큰 나무에 주워 온 나무를 기대는 식이었는데 이번에는 나무 위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나무를 고정하려면 줄은 필요할 것 같아 빨래 줄을 준비했습니다. 일곱 살 아이들과는 집 바닥을 만들고 여섯 살 아이들과는 울타리와 나무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다섯 살 아이들과는 지붕을 엮어 볼까 했는데 다섯 살 아이들과 하기에는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그래서 다섯 살 아이들은 나무 집 바닥을 채워 줄 낙엽을 주워 왔는데 나무 가지로 엮은 바닥이다 보니 바닥에 듬성듬성 구멍이 있어서 그 사이로 다 빠져 나가버립니다. 할 수 없이 막내들은 형, 누나, 언니가 만들어 준 집에서 맘껏 놀이를 즐기는 호사만 누리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지붕은 가을에나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무 집 앞에는 문패도 달았는데 혹여 전화번호까지 넣었다가는 얼른 철거하라는 전화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전화번호는 넣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숲을 찾을 때마다 그 자리에 늘 그렇게 있는 나무 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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