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일도 그렇겠지만 교사만큼 자기 조절이 필요한 일은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늦게까지 일하거나 잠을 못 잔 다음 날은 에너지가 금방 바닥나고 아이들 기운을 감당하기 버거워진다.
그렇다고 기운없이 아이들과 만나는 것은 오래된 교사의 자존심이 허락하지도 않아 억지로라도 기운을 짜낸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하다 보면 몸이 상하고 푸석해져 버린다.
그러면 회복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러한 과정이 어쩔 수 없이 되풀이된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감성과 감정 그리고 사랑과 이해, 소통의 기운을 전하는 전도체인데 이렇다 보면 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만다.
자기 조절과 관리는 자기 수행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교사는 수행자라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정오의 따뜻한 봄볕과 살랑이는 바람결에 묵은 때를 조금씩 벗겨 본다.
생명의 태동과 역동이 강렬한 봄 날의 기운을 빌어
몸 구석 구석 낡은 '습' 또한 비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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