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선생시절
말로 토해내고
땀으로 흘려내어
손끝 발끝으로 쭈욱 쭉 기운이 빠져
아이들이 가고나면 선 자리에서 폭-
자부라질 것만 같았는데
한 해 두 해 시간이 가고나니
눈 빛으로 가슴으로
절로 기운을 받게 되어
오히려 아프던 몸도 아이들 통해 낫게 되기에
비로소 아이들과 통했다 싶었는데
웬걸 올 들어 만난 스물 한 명의 스승들은
줬다 뺐었다 실랑이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
하루라도 스승 모시기를 게을리하면
어제 줬던 기운마져 빼앗아 갑니다.
말을 하되 허공에 흩뜨리지 말고
한마디를 하더라도 정성들여 담아내고
열 마디가 날아와도 하나 하나 귀를 열어 마음까지 길을 트면
가슴과 가슴을 맞댈 때에
너와 내가 따로없이 한 가슴이 됩니다.
주기만 하기를 삼 년
받기만 하기를 삼 년
주거니 받거니 삼 년
삼 년도 삼 세 번이 지나고 나니
줄 것 없고 받을 것 없는
모두 다 한통속이 뭔지
이제사 끄떡입니다.
비우고 비워도 채워지는 것이 욕심(欲心)이고
채우고 채워도 덜어지는 것이 평심(平心)이니
하루라도 쓸데없이 싸우지 않고
하루라도 속절없이 살지 않아
하루 하루 거짓없이 참 되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스물 한 명의 스승에게
스물 한 번 가슴을 내어주며
스물 한 번 기운으로 깨어납니다.
스물 한 번 한통속을 배웁니다.
'달봉샘의 성장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와 아들 (0) | 2010.05.05 |
---|---|
생일 (0) | 2010.05.05 |
꼬마야 꼬마야 (0) | 2010.05.05 |
누이 좋고 매부 좋고 (0) | 2010.05.05 |
그냥 하는 일 (0) | 2010.05.05 |
아버지의 냉면 (0) | 2010.05.05 |
내가 되고 싶은 것 (0) | 2010.05.05 |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 (0) | 2010.05.05 |
습관 (0) | 2010.05.05 |
하늘에서 똑 떨어진 다섯 살 녀석들 (0) | 2010.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