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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하늘에서 똑 떨어진 다섯 살 녀석들


요 녀석들... 분명,

하늘에서 똑 떨어진 녀석들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리 품이 넓을까...

1.

제 몸집만한 가방을 메고 한 녀석이 옵니다.

아슬랑 아슬랑 봄 바람을 타고서.

데구르 데구르 구슬이 구르는가 싶더니

온 몸을 휘 돌려 동물 집으로 갑니다.

폭신 폭신 걷던 신발에

질퍽 질퍽 진흙이 묻더니

바지 위로 진흙 떡이 떡! 떡! 붙습니다.

' 안녕 ' 인사도 없이

두리번 두리번 돌멩이를 주워

냠 냠 맛있는 밥 그릇 위로

돌 밥을 줍니다.

쩝 쩝 입 맛 마시는 강아지 얼굴에

콕 콕 나무 침을 놓습니다.

" 뭐 하냐~ 이 녀석들아! "

선생님의 목소리에

옷깃 속으로 목을 쏘~ 옥

풍덩 풍덩 진흙 물을 튕기며

꼬리야 떨어져라 줄행랑을 칩니다.

" 들어가자~ 교실에 가방은 벗어 둬야지~ "

사근 사근 부드러운 목소리에

은근 슬쩍 못 이기는 체 신발장까지 갔다가

선생님이 형아 들 보는 사이

신발을 벗다 말고 맨 발로 뛰쳐 나갑니다.

" 어~ 이 녀석, 또 어디갔지? "

뒤집어진 신발만 남겨 놓고

신발 주인은 멀리 멀리 산보를 나갑니다.

2.

" 아저찌~ "

" 으잉? 나 아저씨 아니야. 선생님이야. "

" 으~응... 아저찌~ 근데, 아저찌 누구야? "

" 아저씨 아니래두~ "

" 으~응... 아저찌~ 우리 손생님 오디갔쪄? "

" 니네 선생님이 누군데? "

" 몰라! 녀자야! "

" 여자 선생님이야? "

" 아니~ 뇨자야! "

" 그러니까 여자 선생님이냐니까~ "

" 아니~ 아니~ 뇨오자! "

" 으~ "

" 아저찌 아파? 머리? "

" 아냐~ 안 아파~ 머리~ "

" 아푸면 뵹원 가 뵹원. "

" 알았어. 병원갈께~ 병~ 원~ "

3.

후다닥~

소리만 요란한 거북이가 뛰어 옵니다.

" 어이구~ 어디를 그렇게 바쁘게 가냐~ 이 녀석아~ "

모자를 휙 돌려 쓴

긴 머리 팔랑머리 꼬마 녀석이

무섭지도 않은 눈을 무서운 척 쳐다봅니다.

" 뭘 보냐~ 이 녀석아~ "

순간!

홱~

하고 나르는 소리가 나더니

나무 블럭 하나가 이마에 딱- 하니 불을 냅니다.

" 아야!!! "

" 선생님~ 왜 그래요? "

" 아~아, 저 녀석이 선생님한테 블럭 던졌다~ "

" 누가요? "

" 저 녀석이.... "

일곱 살 형이랍시고

일곱 살 선생님 제자랍시고

으쓱 으쓱 걸어간 녀석에게

꼬마 녀석 두 눈을 실실 흘리더니만,

" 주~글래~ "

4.

다섯 살 꼬멩이들이 옥길동에 왔습니다.

엉덩이에 불난 녀석들마냥

안 쏘다니는 곳이 없습니다.

손 바쁜 선생님

한시라도 잡아둘라치면

좁은 창문 사이로 도망가고

베란다로 도망가고

신발도 없이 외투도 없이

' 씨~익 '

선생님에겐 개구쟁이 웃음만 남겨둔 채

몸뚱아리만 쏘옥

줄행랑을 치는 녀석들...

다섯 살 선생님도

여섯 살 선생님도

일곱 살 선생님도

하늘에서 똑 떨어진 다섯 살 천사들 덕에

고개 들어 하늘 보지 않고도

품 넓어 하늘 닮은 녀석들 보며

하늘 마음 한 움큼 씩 배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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