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가는 꼬마야
나 좀 보고 가려므나
어디를 그리 바쁘게 가는지 모르겠으나
숨 한 번 돌리고 가도 늦지 않을 것이니
가던 걸음 멈추고 걸어온 길 위에 앉아 보려므나.
꼬마야 꼬마야
무엇을 그리 쥐고 가느냐
네 손에 힘줄이 터질듯이
쥐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
손 한 번 편다고
날개 달고 날아가지 않을 것이고
손 한 번 편다고
바퀴 달고 굴러가지 않을 것이니
마음 편히 손을 놓아
바람 한 점 들이려므나.
꼬마야 꼬마야
네가 쥔 것이 무엇인지
어디 한 번 보자꾸나
네가 쥔 것이 무엇인지 알고는 가느냐
내 보기에 네 손에 아무것도 없는데
너는 무엇이 그리 중하여
손 한 번 펴 보지 못하고
그리 힘껏 쥐고 가느냐
네 손에 있는 것은
네가 움켜쥔 욕심밖에 없구나.
꼬마야 꼬마야
손을 펴 바람도 만져보고
네 가는 길 만나는 이 손도 잡아보고
네 아픈 다리 주물러도 가면서
쉬이 쉬이 마음 편히
네 갈 길을 가려므나.
꼬마야 꼬마야
편 손으로 무릎 딪고 일어나
이제 다시 가자꾸나
네가 편 손 함께 잡고
내 마음도 함께 잡고
홀로 걷는 길
함께 갈 수 있는 길
이제 다시 가자꾸나.
꼬마야 꼬마야
이제 다시 걷는 길은
전과 같지 아니 한 길
전과 같이 두려워 말고
전과 같이 힘들이지 말고
이리 저리 둘러보며
쉬이 쉬이 가자꾸나.
꼬마야 꼬마야
내 사랑하는 꼬마야.
꼬마야 꼬마야
내 본래의 꼬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