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이와 소연이가 다툽니다.
결이는 울음보를 터뜨리고
소연이는 있는 힘껏 노려보고 있습니다.
두 녀석을 부릅니다.
소연이가 말합니다.
" 결이가 내가 만든 집에 들어왔단 말이에요!"
" 우리 집이 너무 좁아서 그랬단 말이에요"
" 너희들 집이 서로 가깝니?"
" 네~ "
두 녀석이 만든 블럭 집이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 너희 집에 들어와서 어떻게 했는데?"
" 나가라고 말했어요"
" 소연이가 소리를 질렀단 말이에요"
" 아니에요. 조용히 말했어요"
" 음... 잠깐만... 숨 한 번 쉬자! "
훌쩍이는 녀석 어깨를 감싸며
노려보는 녀석 어깨를 토닥이며
길고도 깊게 아이들의 눈을 바라봅니다.
" 선생님 눈 좀 볼래? "
눈동자가 마주칩니다.
작고도 까만 눈동자가
유리알처럼 맑게 빛납니다.
" 너희들 눈이 참 예쁘다. "
두 녀석이 마주 바라봅니다.
" 이렇게 예쁜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이렇게 예쁜 눈이 친구를 노려보니까 어울리지가 않아... "
말없이 바라보는 녀석들을 품에 안습니다.
" 선생님이 이야기 하나 해 줄께.
아주 맑고 파란 하늘 아래 어느 한 마을에
마주 보고 붙어있는 두 집이 있었어.
낮고 예쁜 담장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붙어 있는 집이었지.
두 집 중 한 집에는 커다란 감나무 한 그루가 있었어.
그 감나무는 하늘을 향해 자라고 또 자라서
담장을 넘어 옆 집으로까지 갔어.
말고 좋은 어느 날
그 감나무에서 주렁주렁 감이 열렸어.
옆 집에 사는 사람이 마당에 나왔다가
옆 집에서 담장을 넘어 온 가지에 달린 감을 보게 되었어.
감은 보기에도 너무나 탐스러워 보였어.
옆 집 사람은 감을 하나 톡- 떼어 먹었지.
그런데, 이때 감나무 주인이 그만 그걸 보고 만거야.
" 아니! 왜 우리 집 감을 떼어 먹는거요? "
감나무 주인은 화를 내며 소리를 질러댔어.
그러자 무안해진 옆 집 사람은 이렇게 말했어.
" 감나무 가지가 우리 집으로 뻗어와 감이 열렸으니 이 감은 우리 감이요! "
" 뭣이, 어쩌고 어째요? "
두 사람은 호랑이처럼 으르렁 대며 서로를 노려 보았어.
그 다음 날
감나무 주인은 옆 집으로 넘어간 감 나무 가지를 잘라 버렸어.
그리고, 감나무 집 옆 집 사람은
감나무 가지가 넘어오지 못하도록 담장 위에 또 담장을 쌓았어.
이제 감나무는 더 이상 옆 집 담장을 넘어 가지 못했어.
이제 더 이상 싸울 일이 없어 진거야.
하지만 두 집 사이에는 높고도 커다란 담장이 생겨 버렸어.
맑고 푸른 하늘도 막고
자유롭게 자라는 감나무 가지도 막고
그리고,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까지 막는
높고도 커다란 담장이 생겨 버린거야.
담장은 집과 집을 나누는 벽도 되지만
잘못하면 마음과 마음을 갈라놓는 벽이 되기도 해."
두 녀석을 바라봅니다.
" 결이는 소리치며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 해.
소연이는 작게 이야기 했지만 결이가 듣기에는 소리친 것 처럼 들렸을 수도 있어.
소연이는 결이랑 다르니까.
소연이는 물어보지 않고 소연이 집에 들어 온 것에 화가 난거야.
결이는 들어 가려고 들어 간 것이 아니지만 소연이에게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어.
결이 생각과 소연이 생각은 다르니까.
결이하고 소연이는 똑 같이 질경이반 친구지만
결이하고 소연이는 똑 같이 일곱 살 이지만
얼굴도 다르고 마음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서로 다른 것이 더 많아.
결이는 울고 소연이는 노려보며 싸웠지만
선생님은 너희들이 그래서 더 잘 알게 되었다고 생각해.
친구가 나하고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훌쩍이던 결이의 눈물이 말랐습니다.
소연이도 더 이상 결이를 노려보지 않습니다.
" 어떻게 할까? 선생님이 담장을 높여줄까?
서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 아니요! "
" 그럼? "
" 소연이한테 물어보고 할께요"
결이가 말합니다.
" 조용히 말할께요"
소연이가 말합니다.
" 그래. 그럼 담장을 높일 필요가 없겠네~ "
소연이와 결이가 함께 놉니다.
소연이 집과 결이 집은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붙어 있습니다.
이 세상에 나와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무도 나와 같지 않습니다.
다름은 이해가 아니라 그대로의 인정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나를
이해가 아니라 인정으로
그 모습 그대로 받아 들여야 자유로워 지듯이
내가 다른 이를
이해가 아니라 그 모습 바라 봐야 편해질 것 같습니다.
비로소 나로부터 자유로워 질 것 같습니다.
담장을 스스로 쌓듯이
담장을 스스로 허물어야 하겠습니다.
이제사 겨우 조금씩 눈을 뜨는
서투른 선생님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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