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꼬맹이 상담하기를
손 꼽아 기다리던 두 녀석을 만났습니다.
잘 노는 찬이가 그 녀석 중 하나입니다.
찬: 뜨거운 물 마시면 마음이 편안해요?
선생님: 네~
찬:(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쟤네...쟤네..되게 웃기지~
네~ 네~ 찬이는요~ 마법 천사문 4번을 갖고 싶어요.
선생님: 그게 뭐에요?
찬: 한자에요.
선생님: 아~하, 마법 천자문?
찬: 응~ 응~ 유치원에서요 응~ 유치원에서 밥 잘 먹으면요 응~ 할머니... 이모... 엄마...아빠... 삼촌이 사 준대요. 그런데요... 응~ 응~ 마법 천자문은 몇 번까지 있냐구요?(질문도 스스로 던지고) 20권! 그래서요 내가 20권을 다 받으면요 다른 것 사줄 꺼에요. 뭐냐구요?(또다시 스스로 질문) 마법 천자문에 손오공하고 삼장이 있거든요. 그런데요 1권을 봐도 지금이 3권이 있거든요... 큰 이모 말 잘 들어서 엄마가 사 준데요. 지금요...지금요... 지금요... 마법 천자문을 갖게 되면요 카드도 갖게 되는데요.. 지금요... 23개가 22개가 있거든요... 이모랑 카드게임을 하고 놀아요. 그러구요... 응~ 친구들하고 사귀고 싶은데요...응~ 친구들이 별로 나를 좋아하지 않아요. 누구누구는요 같이 놀이만 하지 사귀지는 않아요. 그러믄요 찬이가 대게 재밌는 놀이를 생각해서요 재밌는 놀이를 해요. 그리고요 엄마, 아빠가 가거든요... 엄마는 가까운데 아빠는 서산...(엄마, 아빠의 직장 얘기)그러구요.. 응~ 응~ 맨날 맨날 찬이는 집에서 딱지 접어요. 그래서요 딱지 이렇게 이렇게 큰 딱지를 접을려구 연구하고 있어요. 그래서요 찬이가 엄마, 아빠 말을 잘 들으면 마법 천사문 4권을 사 주는데... 그래도요 엄마가요 마법 천사문을 사 주거든요... 그래서 찬이는 밥을 잘 먹는 거에요. 돌아 다니는 것도 아 재밌겠다 재밌겠다 말하는 거에요. 그래서 찬이가요 침대 밑에서 잘 놀거든요? 그래서 찬이가 좋아하는 곳이 저기에요.(침대 밑을 손으로 가리킵니다) 그래서요 찬이가 제일 좋아하는 놀이는요 친구들 시키는 놀이에요. 그리고요 그네도 제일 재밌어요....... 다 먹었다~
찬이는 동생 세진이와 함께
큰 이모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찬이는 말을 참 잘하는 녀석입니다.
말하기를 좋아하고
찬이 말을 잘 들어주기를 원합니다.
선생님은 열심히 듣기만 하고
찬이는 열심히 말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어느새 따뜻한 물 컵의 물이
가슴으로 전부 옮겨 갔습니다.
두 번째 녀석은
생각깊은 택형입니다.
택형: 친구가 없어서 요즘엔 저 혼자서 노는데요. 선생님! 물 조금아리도 마신 사람 있어요? 없어요?
선생님: 있지요. 그런데, 택형이는 왜 혼자서 놀아요?
택형: 양보를 잘 안 해요.그래서 친구가 없어요... 그런데, 다른 애들이 상담이 그렇게도 하고 싶은가 봐요. 그리고 오늘은 놀 친구가 사귄 친구가 없어진 것 같아요.
선생님: 그동안 사귄 친구는요?
택형: 옛날에 김준형... 지금은 친구가 없어요.
선생님: 그럼?
택형: 김준형이랑 친구이긴 한데 준형이가 영인이랑 잘 놀아요.
선생님: 누구랑 친구하고 싶은데요?
택형: 박건욱하고요... 잘 생각이...선생님~ 사진보고 올께요..
택형이는 교실에 붙어 있는 친구들 사진을 보고 옵니다.
택형: 보긴 보고 왔는데... 친구를 많이 많이 사귀고 싶다구요.
선생님: 누구든지 상관없다는 거죠?
택형: 아무 친구나 되니까 아무 친구나 사귀고 싶어요.
선생님: 택형이가 친구가 많이 필요한 모양이네요.
택형: 네~
선생님: 선생님이 도와줄까요?
택형: 네~ 애들들이 초대하면 좋겠어요.
선생님: 택형이를?
택형: 네. 그리고는 제가 놀이를 많이 시키기는 하는데요. 필요없는 놀이가 너무 많아요. 그래서 몇 개 뺄려구요. 그리고요 고영인이랑 김준형이랑 해적놀이를 많이 했더래요. 그리고요 점심 시간에요 밥과 반찬이요 얼마 만큼이요 양을 요 다 먹을 수 있는거요 모르겠어요.
선생님: 점심 시간에 밥과 반찬을 어느 정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군요.
택형: 네~ 그리고요 애들들이 보통 밥을 먼저 푼다고 밥을 빨리 먹을 수 있는 자리가 한 자리 밖에 없는데도 자리 갖고 싸우더라구요. 저도 오늘 한 번 밖에 안 앉아 봤어요.
선생님: 친구들이 안 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택형: 자리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 빨리 나올 수 있는 자리를요?
택형: 네~ ... 저 많이 했죠?(얘기를)
선생님: 그래요.(웃음)
택형: 그래서... '스스로' 라는 이름을 붙이면 좋겠데요.
선생님: 누가요?
택형: 엄마가요. 그런데...선생님, 저 계속계속 잘 자라지 않아요.
선생님: 뭐가요?
택형: 키가요.
선생님: 택형이 스스로 이름 할까요? '스스로 생각깊은 택형? '
택형: 그렇게 해도 되는데요...(쑥쓰러움)... 난 동물을 좋아하거든요? 이사를 갔는데도 아직도 안 키우게 해 주잖아요. 그리고요... 레고 중에서 가장 비싼 레고가요 한 십만 사천 원 정도 되더라구요... 그리고 이효민이 밥 먹을 때나 자주 나오는 것 같아요.(효민이가 밥 먹는 시간에 앞으로 자주 나온다는 얘기) 멋있는 동물을 많이 키우고 싶거든요 전설의 동물이요. 근데 구하기가 힘들어요. 봉황도 그렇구요... 주작도 키우고 싶어요.
선생님: 주작이 뭔데요?
택형: 전설의 동물이요. 물 다 마셨어요. 다음에 또 해요?
선생님: 네~ 택형이가 아직 할 말이 많은 것 같으니까...
택형이가 가다말고 다시 오며 묻습니다.
택형: 선생님~ 그런데, 제가 얘기 가장 길게 한 친구 맞~죠?
오늘은 두 녀석을 만났습니다.
두 녀석 모두 상담하기를
기다리고 기다렸던 녀석들입니다.
할 말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녀석들.
무엇보다 친구를 많이 필요로 하는 녀석들입니다.
선생님은 무엇을 했을까요?
오늘은 고개만 끄떡일 뿐이었습니다.
잘 들어주고
들은 것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기.
녀석들이 선생님에게 바라는 것은
단지 그것뿐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바램을 아는 것!
소통은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