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연이 신발을 잃어버린 지
일 주일이 지났습니다.
눈 비비고 코 씻고
아무리 찾아봐도
도무지 어디에 있는지
찾을 길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옥길동 아침을 깨우느라
으라차차~
베란다에서 기운차게
기지개 켜던 때에
배추밭 언저리에서 울고 있는
신발 한 짝을 발견합니다.
너무도 선명한 그 모습에
어이없어 하기를 잠시,
바람 없는 아침에
부르르 몸 떨던 밑뚱 굵은 나무와
때 마침 지나가던 이웃집 바둑이를 의심합니다.
시치미 뚝 떼고 서 있는 저 놈이
꿀꺽 삼켰다 맛없다 도로 뱉어 놓았나
이웃 집 바둑이 녀석이 물고 갔다
주인 아저씨한테 혼난 후
도로 갖다 놓았나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저리 또렷한 녀석을
앞에 두고 찾지 못할 수가 있었을까
분명 시치미 떼는 도둑이 있는 것입니다.
신발 한 짝을 손에 들고
아이들 앞에 섭니다.
이것이 바로 세연이 잃어버린 신발이라고
이것과 똑같은 녀석을 하나 더 찾으면 된다고 말합니다.
그때부터 신발 찾기는
신데렐라 신발 찾기 놀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릇이
정체 모를 도둑의 소행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스스로 민재 신발마저 없어지면서부터 였습니다.
금방 있었던 신발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귀신이 곡하다 말고
어이없어 혀 찰 노릇이었습니다.
울상이 된 민재 녀석에게 꼭 찾아주마 약속하고
다른 신발 신겨 집으로 보낸 후에
찬찬히 다시금 찾아보아도
역시나 찾을 수 없는 신발이었습니다.
찾다 찾다 못 찾아
현관 계단에 턱 괴고 앉아 머리씨름만 합니다.
도대체 어찌 된 일일까
앞뒤 없는 몸뚱아리만 들고서
뉘 몸뚱아린지 찾는 것만 같아 답답하기만 하던 차에
데굴데굴 굴러가는 저 가을 놈 가을소리 듣고 보니
혹시 저 놈이
갑자기 찾아온 겨울 녀석에게 쫓겨 도망가다
발 시려워 낼름 신고 간 것은 아닌가
말도 아닌 글만 쓰게 되었습니다.
대체 신발을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신통방통 요절복통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