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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선물

스스로 민재가 선생님 손을 잡습니다.

" 선생님! 밥상 길게 놓을까요? "

" 그래~ 길게~ "

교실에 들어서자

어느새 밥상을 펴고 있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거북이 마냥 가방을 등에 진 채.

' 녀석... 가방은 좀 내려놓고 하지... '

아이들을 도와 밥상을 펴는데

구석에서 나무블록이

와르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여느 때처럼 놀이를 시작하는 녀석들.

책 사랑 이야기 준형이와

그림동화 영인이입니다.

" 작전이야~ 작전~ "

그림동화 영인이 손을 잡자

영인이가 에이~ 하면서 일어섭니다.

" 자~ 작전 다시 해 보자. 엄마 선생님이 오시면 제일 먼저 뭘 하지요? "

" 안녕하세요! "

" 응? 그래. 인사는 해야하지... 안녕하세요~ 인사한 다음에는? "

" 효민이가 일어나 말해요."

" 뭐라구? "

" 선물이 있어요! "

친절한 효민이가 말합니다.

" 그 다음엔? "

사이좋게 재웅이가 일어나 말합니다.

" 선물이 있어요!! "

" 선물은 금방 했잖아~ "

한 녀석이 핀잔을 줍니다.

" 아~ 맞다. 먹을 것이 있어요! "

" 그 다음엔? "

꼼꼼이 주영이가 선생님 팔에 매달립니다.

" 뭐더라? "

" 소원을 들어줍니다 잖아~ "

" 맞아. 맞아. 소원. "

" 자~ 그 다음에는 소원을 들어주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겁니다. 맞죠? "

" 네~ "

" 자~ 그럼~ 엄마 선생님 올 때까지 몸 깨우기 합시다~ "

박수하고

머리를 두드리고

팔을 두드리고 있는데

교실 문이 덜컥 덜컥 거립니다.

" 아~ 왔다~ "

" 왔다가 뭐에요. 오셨다지~ "

문을 여니

잘 노는 찬이가 커다란 눈으로 쳐다봅니다.

" 사랑합니다! "

가슴에 안기는 찬이입니다.

" 에이~ 엄마 선생님인지 알았잖아~ "

" 몸 깨우기 하다보면 오시겠지~ 자~ 다시 계속~ "

몸 깨우기가 끝났는데도

엄마 선생님은 오시지 않습니다.

" 왜 안 오시지? "

" 금방 오시겠지. 자~ 그럼 동화책 읽을까요? "

책 사랑 이야기 준형이가 동화 책 한 권을 건넵니다.

'나는 무엇일까요? '라는 책입니다.

" 이야~ 오늘 책은 재미있겠는걸? "

동화 책을 읽고 있는데

빼꼼히 문이 열립니다.

엄마 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

" 와~ 엄마 선생님께서 오셨다~ "

밥상 주위로 앉습니다.

그런데, 요 녀석들.

무엇인가를 준비한 녀석들 같지 않습니다.

평상시와 별반 다르지 않은 녀석들입니다.

' 이거 어째야 하나~ 가만히 있어야 하나~ 나서야 하나~ "

한참을 있다가 참다 못한 선생님이

한 수 거들며 나섭니다.

" 자~ 오늘 준비한 것을 보여드려야지요? "

친절한 효민이가

작은 목소리로 쑥쓰러운 듯 말합니다.

" 선물이 있어요 "

멍 하니 있던 녀석들이

가방 장으로 뛰어 가 선물을 꺼냅니다.

선물 뿐만 아니라 간식까지 다 꺼내는 녀석들입니다.

" 그건 이따가 꺼내야지~ "

" 나 오늘 간식 많이 싸 왔다? "

으~~~~~

손에 손에 든 선물들이

엄마 선생님 앞에 쏟아집니다.

잘 노는 찬이는

색종이 접기 한 것을 잔뜩 꺼내는데

한 품에 안기에 많아

하나 씩 둘 씩 자꾸만 품에서 떨어집니다.

하나 짚으면 하나 떨어지고

또 하나 짚으면 두개가 떨어집니다.

그러면서도 계속 줍는 녀석입니다.

보다 못한 선생님이 또 한 수 거듭니다.

" 얘들아! 찬이가 선물이 많아 들고 올 수가 없나 봐요. 좀 도와줄래요? "

친구들이 하나 둘 씩 들고 엄마 선생님 앞에 내려 놓습니다.

모양도 가지가지

색깔도 가지가지

정성도 가지가지인 선물들이

엄마 선생님 앞에 놓입니다.

" 자~ 다음은.... "

사이좋게 재웅이가 일어나 말합니다.

" 먹을게 있어요 "

하지만 먹을 것은 이미 꺼내져 있는 것이 더 많습니다.

엄마 선생님께 접시와 포크를 가져다 드립니다.

빈 접시에 아이들이 내미는 과일들이 쌓입니다.

갑자기 조용해 집니다.

이 녀석들이 먹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온 것을 품에 안고

자기 것만 야금야금 먹고 있습니다.

" 친구들꺼랑 하나 씩 바꿔 먹으세요~ "

그 와중에

동물사랑 생각깊은 택형이는

가지고 온 케익 빵을 하나 둘 씩

배식하듯 나눠주고 있습니다.

친구들 얼굴을 보며 신중하게도 나눠줍니다.

어느 정도 먹자

갑자기 흩어지기 시작하는 녀석들입니다.

이제 배가 부르니 놀고 싶은 모양들입니다.

" 하나 더 남았는데요? "

아랑곳하지 않는 녀석들입니다.

꼼꼼이 주영이가 선생님 등에 숨어서

살짝꿍 말합니다.

" 소원을 들어 드릴께요~ "

" 음... 안되겠다. 소원 들어주기 할 사람 모여라~ "

여자 아이들과 남자 아이들 몇이 모입니다.

엄마 선생님과 동그랗게 앉습니다.

꼼꼼이 주영이가 다시 말합니다.

" 소원을 말하세요~ "

" 어떤 소원은 안 되지요? "

" 남자로 만드는 거, 거인으로 만드는 거! "

친절한 효민이가 말합니다.

웃음이 많으신 어머님은 노래 소원을 말씀 하십니다.

" 가을 노래하자~ "

웅~ 선생님은 모르는 노래인데...

손 잡고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

참 좋다~ 느끼는 순간 노래가 끝이 납니다.

" 벌써 끝났어? "

" 네! "

참 짧은 노래입니다.

엄마 선생님 한 분이 소원을 말합니다.

" 재웅이가 업어주기! "

사이좋게 재웅이가 난감한 표정을 짓습니다.

도무지 업을 자신이 없나 봅니다.

할 수 없이 친구를 업습니다.

비슷하게라도 하는 녀석.

엄마 선생님과 다른 놀이를 준비할 때

마냥 놀기만 하는 녀석들을 불러 모읍니다.

" 얘기 좀 해요! "

" 무슨 얘기요? "

" 작전에 대한 이야기! "

두 개의 동그라미가 만들어졌습니다.

엄마 선생님이 계신 동그라미에서는

수건 돌리기가 한창이고

담임 선생님이 있는 동그라미에서는

어긋난 작전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입니다.

그때, 엄마 선생님께서 다가오십니다.

" 아이들에게 준비한 선물이 있는데 나눠 줘도 될까요? "

예쁜 포장지에 하나 씩 포장되어 있는 선물.

아이들은 선물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저마다 손을 내미는 녀석들.

" 선생님~ 지금 뜯어봐도 되요? "

목수 동영이가 묻습니다.

" 으~응? 그..그래.. "

선물을 드릴려고 준비한 손님에게서

선물을 받았습니다.

" 이건..선생님건데요... "

" 아! 제 것도 있어요? "

포장지를 뜯은 아이들의 손에

예쁜 수첩 하나 씩이 있습니다.

첫 페이지에는

예쁜 글씨와 정성이 가득한

편지가 있습니다.

" 이렇게까지 해 주시다니.. 일일이 얼마나 힘드셨어요..."

" 아니에요. 선생님. 그동안 참 좋은 시간이었어요. "

글씨를 모르는 녀석들은

읽어 달라 난리입니다.

한 녀석 씩 품에 안으며

인사를 나누십니다.

" 엄마 선생님 배웅가자~ "

" 배웅이 뭐에요? "

친구사랑 가현이가 묻습니다.

" 잘 가시라고 문 앞까지 함께 가는 걸 말하는 거에요. "

" 안녕히 가세요! "

" 예, 안녕히 계세요. 또 올께요~ "

수첩을 들고

이리 저리 뛰어 다니는 녀석들.

참으로 행복한 녀석들입니다.

" 선생님~ 이거 좀 읽어 달라니까요? "

" 그래~ 그래~ 알았어요!"

행복은 진정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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