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이들과 밭의 풀을 맸습니다.
보통 잡초를 뽑는다 하는데
이 세상에 이유없는 생명이 없듯
잡초도 없으니 잡초라 할 수 없고 해서
그냥 풀이라 했고
호미로 뿌리 채 캐 내니
뽑는 것이 아니라 매는 것이라
맸다고 했습니다.
놀기에는 일각연이 있는 아이들만 모아 놓은 반이라
밭 일을 소홀히 했더니 울 반만 풀들이 번성하여
오늘은 큰 맘먹고 밭으로 향했지요.
오늘따라 햇볕도 무척 따가워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키우는 옥수수며 콩이라
열심히 했습니다.
심지도 않은 방울 토마토며 고추도 있어서
길 가다 동전 주은 양 좋아라 했습니다.
더우면 밭 가운데 있는 해바라기 잎 밑에서 잠시 쉬기도 하며
오전 일과를 마쳤지요.
오후에는 물놀이를 했습니다.
찜통같은 교실에서 모기와 씨름하느니
물놀이가 좋을 듯하여 며칠 전 사 온
커다란 목욕 통에 물 받아 아이들과 신나게 놀았습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물놀이 싫어하는 이는 없으니까요.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나니 햇볕 먹은 몸도 시원해지더이다.
사는 것이 다 그렇듯 저절로 살아지는 삶에 목 메지 않고
하루 하루 주어지는 대로 살려 합니다.
살다 살다 사는데 지치는 것 같으면
아이들 바라보며 잠시 내려 놓습니다.
몸이 지치면 몸을 쉬고
마음이 지치면 마음을 내려 놓습니다.
절로 되는 것을 억지로 살려 하지 않는 것이 쉼이요
되지도 않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쉼일 것입니다.
맘 가는대로 있다보니
어느덧 시간도 늦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되고
몸과 마음과 삶이 하나가 되면
이렇듯 절로 살아지는 삶처럼
글도 절로 씌여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절로 절로 써 지는 글을
가만히 옮겨 놓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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