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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겨울 놀이

겨울 놀이

 

겨울은 겨울인데 겨울 놀이를 하기에는 애매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눈도 안 오고 겨울을 느낄 만큼

춥지도 않고. 실내에서만 몸 놀이를 하는 시간이 많아지니 좀이 쑤시기 시작합니다. 썰매 장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지난겨울 만들어 놓은 썰매들도 먼지를 털어 내고 겨울바람을 맞고 싶을 텐데.

그래서 어떻게든지 밖에 나가 볼 심산으로 야외 몸 놀이를 계획했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얼음 썰매 장을 찾아가서 직접 얼음판 위를 걸어 보았습니다. 두 걸음도 가지 못해 얼음이 깨지며 발목이 빠지고 말았습니다. 젖은 신발을 툭툭 터는데 아쉬움도 계속 떨어져 나갑니다. 얼음 썰매 장을 가려면 더 추워져야겠습니다.

오늘은 다섯 살 아이들과 농어촌 공사 운동장을 찾았습니다. 어제보다 많이 쌀쌀해지기는 했지만 썰매를 타기에는 역시 아쉬운 날씨입니다. 운동장 군데군데 놓인 얕은 웅덩이에 살얼음이 얼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마치 살얼음들이 부르기라도 한 듯 일제히 얼음 위로 올라가 발로 얼음을 깹니다. 선생님도 덩달아 발로 얼음을 깹니다. 얼음을 보면 왜 깨고 싶을까요? 이것도 동심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이들과 달리기를 합니다. 늘 달리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기에 오늘은 맘껏 달려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달리기 선수도 아니고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맘껏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가 필요합니다. 그 무엇이 무엇일까요? 오늘의 그 무엇은 선생님 잡기입니다.

아이들은 작고 느리고 선생님은 크고 빠르기 때문에 선생님이 절대 잡히지 않을 것 같지만 선생님은 10분이 되기도 전에 반드시 잡히고 맙니다. 아이들은 많아서 느린 것이 오히려 득이 됩니다. 이리 저리 뛰어 봐도 아이들을 벗어 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에는 체력이 방전되어 속도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러면 느린 아이들에게도 잡히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달리기를 하러 왔지만 정작 가장 많이 뛰는 것은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은 숨이 턱에 까지 걸려 헉헉거리지만 아이들은 여유롭습니다. 그런 상태로 선생님을 잡은 아이들을 목마를 태워줍니다. 또는 슈퍼맨 놀이를 해 줍니다. 그리고 다시 놀이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선생님 잡기 놀이는 오래 할 수 없는 놀이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 하는 놀이입니다. 앞으로는 운동장 뿐만 아니라 들에서 산에서 달리기도 많이 할 계획이라 달리기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그 무엇을 많이 만들어 놔야겠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춥다고 하니 여섯 살 아이들은 썰매를 타러 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목요일과 금요일은 열매 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졸업 여행이 있습니다. 졸업 여행은 선생님에게도 행복한 여행입니다. 친숙해질 대로 친숙해진 아이들과의 하룻밤 여행이라 졸업 여행은 선생님에게도 참 행복한 기다림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행복한 몸 놀이 이야기를 화요일에 씁니다.

다음 주에는 쓰고 싶은 몸 놀이 이야기가 넘쳐날 것 같습니다. 이 또한 행복한 기다림이 되었지요?

 

광명 ymca 몸 놀이 선생님이 몸 놀이를 배우기 위해 안양 ymca 아기스포츠단으로 왔습니다. 다음 주까지는 아이들과 몸 놀이 수업을 함께 할 것입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과 소중한 추억 많이 많이 쌓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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