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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경민이 이야기


붕붕..

옥길동의 아침을 밀어내며

초록차가 들어 옵니다.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계단에서 폴짝 뛰어 내리는 녀석 있습니다.

경민이입니다.

외투에 붙은 모자를 꼬옥 눌러쓰고

허리춤을 흔들며 뛰어 옵니다.

"경민아.. 안뇽!"

본채 만채입니다.

꼬리가 떨어져라 흔드는 하늘이와 바다를 쓰다듬습니다.

선생님의 인사를 강아지에게 합니다.

신발장에서 신발을 벗습니다.

"경민아 .. 안뇽!"

"알았어"

경민이 인사입니다.

"선생님이 경민이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경민이 오늘도 사랑해..."

"알았다니까.. 이거 놔..."

교실로 쏜살같이 뛰어 갑니다.

이것 저것 놀것이 없나 찾아봅니다.

경민이가 타는 차는 언제나 제일 먼저 들어 옵니다.

이교실 저교실 기웃거려 봅니다..

"경민아.. 선생님 좀 도와죠.."

"시러.."

"에이.. 그러지 말고 선생님 좀 도와줘..'

"싫다니까"

"그럼 뽀뽀한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도망갑니다.

친구들이 도착합니다.

교실에는 별 놀잇감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산책하듯 걸어만 다녔던 교실입니다.

"선생님.. 왜 교실에 장난감이 없어요?"

"글쎄.. 잘 찾아 봐... 교실에는 장난감이 굉장히 많단다.."

지금도 장난감은 없습니다.

"술래잡기 할 사람 여기 붙어라"

"야 우리 달리기 시합할래?"

"붕붕... 자동차가 나간다.."

"에이.. 받아라.. 정의의 엉덩이다.."

"너 이거 할 줄 알아? 잘 봐.. 옆으로 돌기.."

손에 쥘 수 있는 장난감은 없어도

친구만 있다면 놀이가 생겨 납니다.

" 자.. 모여라..."

"오늘은 어떤 편지가 왔나 볼까?"

우체통안에는 편지가 그득 합니다.

하나씩 꺼내서 읽어 줍니다.

경민이 녀석.. 의자에 비스듬히 기댄채 귀를 기울입니다.

"경민이 편지도 있네? 야 반가운데...

경민이가 선생님을 많이 많이 사랑하나보다"

"사랑한다는 말 없는데?"

"에이.. 아니야.. 그건 편지를 보면 느낄 수 있는거야.."

"피...."

경민이 녀석...

말썽많은 녀석입니다.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노는 날보다

싸우는 날이 더 많은 녀석입니다.

"박경민.. 이리 나와봐요.."

"에이.. 선생님은 왜 맨날 나만 야단쳐요?"

가슴이 깜짝 놀랍니다.

정말 경민이만 매일 야단 치는걸까?

학부모 상담을 할라치면

경민이를 모르는 어머님들이 안 계십니다.

친구들이 집에가서 얘기하는 단골 녀석입니다.

말썽많은 경민이입니다.

"경민이 좋아하는 사람 손 들어봐요"

친구들이 손을 번쩍 번쩍 듭니다.

경민이는 친구가 많은 녀석입니다.

경민이에게 친구가 많은것을 항상 일깨워 줍니다.

"선생님은 경민이를 너무 너무 사랑한단다...

경민이도 사랑한다고 해줘.. 응? 해줘!! 응?"

경민이 앞에서는 사랑타령을 연발 합니다.

경민이를 볼라치면 항상 달려가 껴 안습니다.

그리고는 볼에다 계속 뽀뽀를 해댑니다.

얼굴을 뿌리치기도 하고 손톱으로 손등을 꼬집기도 하지만

경민이 녀석... 가슴이 따뜻함을 느낍니다.

서른명이 넘는 아이들

서른가지 얼굴에 서른가지 성격에

서른가지 꿈이 있습니다.

꿈과 꿈이 서로 어울리는 곳..

그곳이 바로 아이들의 세상입니다.

아이들 세상에서 생겨나는 일은

아이들이 해결사가 됩니다.

아무리 말썽많은 녀석이라고 해도

아무리 심술궂은 녀석이라고 해도

친구들은 경민이를 친구라고 얘기합니다.

점심시간입니다.

"에이.. 선생님 파리가 왜 이렇게 많아요?

선생님.. 파리 좀 그만 키우세요!!"

"에이.. 선생님.. 왜 반찬을 안주냔 말이에요..

반찬주세요..."

파리가 많은것을 선생님 탓으로 돌리고

반찬 가져 가기를 잊어 버리고

선생님에게 덮어 씌우는 경민이입니다.

그런 경민이 모습이

더욱더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아이들은 바라보기에 따라 다릅니다.

더욱더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안경입니다.

경민이의 선물입니다.

오늘은 너무도 사랑하는 경민이 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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