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옷...
하얀 수염..
검은 벨트..
허허 웃음 지으며
안경 쓴 산타할아버지
빼빼마른 산타할아버지
홀쭉한 산타할아버지
험상궂은 산타할아버지
산타할아버지가 갑니다.
커다란 카세트를 싣습니다.
흥겨운 케롤송이 숨어 있습니다.
선물 꾸러미들을 조심 조심 싣습니다.
아이들의 기다림이 숨어 있습니다.
종이를 펼칩니다.
오늘 선물을 받을 녀석들의 이름이 잔뜩 적혀 있습니다.
"자.. 출발하시지요"
루돌프가 엔진을 달고
고삐대신 핸들을 잡고
하늘대신 차도를 달리며
아이들을 찾아 갑니다.
"자.. 준비되셨지요?"
굴뚝대신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산타 할아버지다"
장난감을 손에 쥔 어린아이가 산타할아버지를 반깁니다.
"안녕.. 메리 크리스마스"
훌륭합니다.
고개질이 한번..
카세트를 틉니다.
아파트 골목골목 케롤송이 울립니다.
딩동딩동..
예의바른 산타할아버지입니다.
문이 열리며 아이들의 웃음이 열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할아버지가 왔어요"
두눈이 휘둥그레지는 녀석들..
아무말도 하지않고 아무것도 하지않고
바라보기만 합니다.
산타할아버지의 구수한 덕담에
산타할아버지의 건네이는 선물에
바라보기만 합니다.
케롤송이 울려 퍼지고
"메리 크리스마스 나중에 다시 만나요"
굴뚝대신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훌륭합니다.
고개질이 두번..
넓은 하늘은 넓기만 한데
좁은 차도는 비좁기만 합니다.
발을 동동..
자동차가 동동..
"이거.. 늦을까 걱정입니다."
훌륭합니다.
고개질이 세번..
빨간 옷..
하얀 수염..
검은 벨트..
모두가 산타할아버지입니다.
진짜 산타할아버지입니다.
훌륭합니다.
고개질이 네번..
수고해 주신 네분의 좋은 아버지 모임 아버님들과
건이 아버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네분의 산타할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진짜 산타할아버지 네분이십니다.
희망 마흔 여덟- 꼬맹이 태권도 시범단
오늘은 태권도에서 띠를 따는 날이에요.
삼십밤이 남았을 때 부터 손가락을 세었어요..
이제 손가락이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오늘은 태권도에서 띠를 따는 날이에요..
간식을 먹을 때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너희들이 띠를 따는 날이고 너희들을 보러 엄마, 아빠가 오시니까
너희들이 준비를 해야 하겠지?"
행주를 가져다 밥상을 닦고
바닥에 떨어진 빵부스러기를 줍고
친구녀석이 버린 비닐봉투도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선생님이 쓰시는 커다란 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을 때 선생님이 모두 앉으라고 하셨어요..
이제 시작하려나 봐요..
다른 엄마,아빠는 많이 오셨는데
우리 엄마는 오시지도 않았는데
벌써 시작하면 어쩌지요?
"선생님.. 우리 엄마는 안 오셨는데요"
"금방 오실거야..걱정하지마.. 선생님하고 약속하셨거든"
정말일까요?
우리 엄마가 보이지 않는데
엄마가 보여야 믿을것 같아요..
우리 엄마만 없으니까
손에 힘이 없어요..
다리에도 힘이 없어요..
"일어- 섯!"
선생님이 큰 목소리로 말하셨어요..
목소리가 커지지가 않아요..
"아.. 우리 엄마가 오셨어요.. 정말 약속을 하셨나 봐요"
너무 반가워 손을 흔들었더니
선생님이 눈을 크게 뜨고 쳐다 보세요..
내가 뭐 잘못 했나 봐요..
태권무시간이에요..
손에 힘을 주어서 아래막기, 몸통막기..
야.. 정말 태권도복에서 소리가 나요..
'퍽..퍽..'
선생님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네요..
내 주먹이 세졌나 봐요..
발차기 시간이에요..
한명씩 나가서 하는 시간인데
하나도 떨리지 않아요..
빨리 나가서 했으면 좋겠어요..
엄마에게 집에서 보여주었던 것보다
더 멋진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제 차례에요..
뛰어가서 친구 뒤에 섰어요..
앞에 있는 친구가 저보다 잘하면 어쩌죠?
그래도 괜찮을것 같아요..
저도 잘하니까요..
기합을 넣었어요..
선생님 말씀대로 다리도 높이 높이 올리며
목이 아프게 기합을 질렀어요..
엄마들이 박수를 쳐 주었어요..
너무 신이나요..
제가 잘 했나봐요..
이제 띠를 따는 시간이에요..
가만히 서 있는데
손이 가만 있질 않아요.
선생님이 가르쳐 준대로 손을 내리치기 위해서
선생님이 보지 않을 때 계속 연습을 해야 해요..
엄마가 내 앞에 섰어요..
손에 하얀 막대기같은 것을 들고 서 계셨어요..
저속에 띠가 있다고 선생님이 말씀 하셨어요..
힘껏 쳐야 한다고 그랬어요..
손에 힘을 주어서 하나,,두울..세엣!
'태권..얍!!'
우와.. 하얀 막대기안에서 파란띠가 나왔어요..
이게 제 띠인가 봐요..
이제는 하얀띠가 아니라 파란띠가 되었어요..
제 이름도 써 있어요..
너무 신나요..
선생님의 말씀도 잘 들리지 않아요..
띠만 자꾸 만지고 싶어요..
선생님의 큰 목소리에 따라
크게 크게 인사를 했어요..
"태권"
엄마, 아빠들의 박수소리가 너무 듣기 좋았어요..
오늘 제가 너무 잘했나 봐요..
너무 신나요..
정말 신나요..
열심히 연습하고 부지런히 기다려 준 꼬멩이 태권도 시범단 녀석들에게
선생님도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