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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도깨비 산책


아품을 합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방학을 한지 3일이 지났습니다.

세수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양치질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깨비 머리로 회관을 걸어 다닙니다.

도깨비가 되어 회관을 산책합니다.

복도입니다.

바닥에 즐비하던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습니다.

여섯개의 빈의자가 보입니다.

의자를 두고 항상 책상밑에서 책을 보던 윤정이가 보입니다.

책상밑에서 책을 보면 더 재미있다고 합니다.

책이 재미있는 것인지

그렇게 책을 읽는것이 재미있는 것인지

재미있다고 합니다.

동화책을 깔고 기차길을 만들던 정훈이가 보입니다.

선생님이 지나가면 기차길을 팽개치고

기차길을 벗어나 교실로 도망가던 정훈이 기차입니다.

토끼에게 사과껍질을 줍니다.

눈두덩이 까만 용기

온몸이 연탄처럼 새카만 토토(갑자기 이름이 헷갈립니다.. 맞나?)

몸짐이 제일 작은 토끼 꼬마

복도에 있는 나뭇잎을 떼어 주다

선생님에게 혼나던 응서가 보입니다.

벌거벗은 나무에 새싹이 돋고 있습니다.

화장실입니다.

공중화장실에나 있을 법한 양철 변기..

남자아이들의 공중화장실입니다.

바지를 발목까지 내려

엉덩이를 드러내고 소변을 보던 아이들이 보입니다.

세개의 하얀 엉덩이가 예뻐서

찰싹 찰싹 찰싹

소리도 예쁘던 엉덩이가 보입니다.

먹기 싫다고 양철변기깅에 밥을 쏟아내다

선생님 손에 이끌려 울음보를 흘리던 녀석도 보입니다.

여자 화장실을 훔쳐보다 걸려서 눈이 동그래진

경민이도 보입니다.

"발 밖에 안 봤어요.. 정말이에요"

양치질을 하다가

선생님을 보고 하얀 치약을 드러내며

똥침을 하던 성환이도 보입니다.

성환이를 보면 꼭 치약속에 빠질것만 같습니다.

체육실입니다.

바퀴달린 의자를 자동차마냥 신나게 타던 효영이가 보입니다.

울음보를 터뜨리고 오던 세인이도 보입니다.

"선생님..의자는 눈이 없나 봐요..

아무때나 와서 꽝 꽝 자꾸 부딪쳐요"

선생님 책상에만 관심을 보이던 혜수도 보입니다.

선생님 의자에 앉기위해 서로 궁뎅이를 내밀던

소민이, 은지도 보입니다.

"선생님.. 배 아파요"

언제나 배가 아프지만 자유놀이 시간이 약이 되어주던

기범이도 보입니다.

사무실입니다.

천정의 작은 구멍.. 다락이 보입니다.

다락의 작은 구멍에 두개의 다리를 잡아 당기면

"내려 갈께요.. 망태 할아버지가 진짜 있나 본거에요"

건이의 커다란 눈이 보입니다.

현관입니다.

하늘이와 바다가 꼬리를 흔들어 댑니다.

개구리마냥 폴짝 폴짝 뛰어 댑니다.

아이들이 오면 제일 먼저 반기던 녀석들입니다.

하늘이와 바다도 아이들이 보고싶은 모양입니다.

아무도 없는 허공을 향해 왕왕 짖기 일쑤입니다.

하품을 합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방학을 한지 3일이 지났습니다.

세수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양치질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깨비 머리를 하고 아이들을 기다립니다.

이제 몇밤 남았나?

아이들이 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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