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수수께끼 하나 낼까?"
"네!"
"음..그냥 수수께끼가 아니고 공통점을 찾는거야"
"공통점이 뭐에요?"
"공통점이란.. 여러 가지 중에서 똑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주빈이, 수민이, 지원이 이렇게 세명의 공통점은
여자친구라는 거야. 여자친구라는 것이 똑같잖아."
"아-하..."
"그럼.. 문제를 낼테니 잘 생각해 봐..."
"네.."
"시이소, 그네, 자동차, 자전거.."
"바퀴요"
"시이소는 바퀴가 없는데?"
"시이소요"
"똑 같은 것을 찾는거야.. 아직 남았으니까 다 듣고 말하기..
비행기, 수영 그리고, 음악!"
"좋아하는 거요"
"좋아하는 거?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선생님의 답은 아냐"
"나뭇잎이요"
"똑같은 점을 찾는거야. 생각나는거 이야기 하는게 아니구"
"사람들이 타는거요"
"타는거? 딩동댕!"
아이들이 웅성웅성합니다.
"선생님, 수영을 어떻게 타요?"
"수영을 잘 하려면 물을 잘 타야 해"
"물을 타요? 에이.. 물을 어떻게 타요?"
"수영을 처음 배울 때는 팔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그러지?
그런데, 수영을 잘 하게 되면 팔도 조금만 아프고 다리도 조금만 아프게 돼.
그것은 내 몸을 물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몸이 알게 되어서 그렇거든.
그렇게 수영을 잘 하게 될 때 내 몸이 물을 타고 수영하는걸 알게 되는거야.
몸이 물을 잘 타야 수영을 잘 하게 되는거라구. 그래서 수영도 물을 타는거야"
갸우뚱 갸우뚱합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야!'
"음악도 타요?"
"너희들이 느낌 나누기를 할 때 경쇠 소리가 어디로 가지?"
"저쪽으로요" "마음으로요"
"그래.. 소리는 점 점 작아지지만 없어지는 것은 아니야.
우리의 귀가 못 듣게 되는거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구...
귀로 소리를 들으면 금방 사라져 버리지만
마음으로 소리를 들으면 마음 속이 계속 울리게 되는거야. 경쇠처럼."
" ................"
"음악도 마찬가지야. 너희들이 귀로 들으면 다 똑같은 음악처럼 들리지만
마음으로 들으려고 노력하면 음악에도 기쁘고 슬픈 표정들이 있는 것을 알게 돼
그것을 알게 되면 마찬가지로 음악을 탄다고 그래. 음악을 타게 되면 귀로 듣는 것보다
마음이 훨씬 편하고 좋아질꺼야"
".......... "
"선생님이 오늘 새로운 음악을 가지고 왔어. 느낌나누기를 하려고 가지고 온 것인데
너희들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음악 일꺼야.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으려고 해 봐.
그럼.. 이 음악이 어떤 표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될꺼야.. 자.. 그럼.. 들어볼까?"
느낌 나누기를 합니다.
오늘은
숨쉬기도 하지 않고
걷지도 않고
창 밖을 내다보지도 않고
비가 오는 모습도 바라보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음악이 마음에 들어오기만 기다립니다.
선생님은 이따금씩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아이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자..어때.. 마음으로 잘 들었니?"
"네.."
"기분이 어때?"
"좋아요" "기분이 좋아요" "편해요"
"그래..그게 바로 이 음악의 얼굴이야. 마음으로 들었기 때문에 알 수 있는거야"
"선생님이 수수께끼 또 하나 낼까?"
"네..."
"잘 들어 봐? 또 공통점을 찾는거야..
동우, 인규, 병준이, 예은이, 재연이..."
"질경이반 친구들이요"
"아니, 그것도 공통점이긴 한데.. 답은 다른거야. 지민이, 지원이, 내경이.."
"단복을 입은 친구요"
"아니? 계속 들어 봐.. 제영이, 한결이, 욤문이, 주빈이, 현근이.."
"질경이반 맞잖아요."
"사랑하고 관계있는거야. 기원이, 승훈이, 수민이, 정민이, 창근이.."
"뭔데요? 모르겠어요"
"천천히 생각해 봐.. 하은이, 성원이, 안식이, 은서, 기창이..그리고, 동수!"
"힌트를 주세요"
"힌트? 사랑하고 관계있는 것이고 그리고, 선생님하고도 관계있는 것이지.."
"선생님? 사랑?"
"선생님이 사랑하는 사람이요?"
"딩동댕! 선생님이 가장 사람하는 친구들이지.. 질경이반 친구들!"
"아이.. 시시해..."
"시시하긴.. 선생님에게는 제일 대단한 일인데..."
"어? 선생님, 낙엽이 떨어져요"
질경이반 뒷 문을 엽니다.
낙엽들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와! 낙엽 많다"
"선생님, 낙엽들은 가을되면 빨간 옷을 입죠?"
"노란옷을 입은 친구도 있네.."
"그럼.. 봄이 되면 초록색 옷을 입는건가?"
"아니야.. 봄이 되면 초록색 페인트를 칠하는 거야. 햇님이.."
"와.. 멋있는 말이다. 빨간 옷을 입은 낙엽, 노란 옷을 입은 낙엽 그리고,
초록색 페인트를 칠하는 햇님.. 너희들 정말 멋지다!"
"히히히.." "헤헤헤..."
뒷마당에 수북히 쌓인 낙엽처럼
질경이반 창가에는 아이들이 수북히 쌓였습니다.
기쁨과 행복, 사랑이 가득한 마음이라는
공통점을 갖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