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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한결같이, 몸 놀이 선생님 이야기

기분 좋은 명상

아이들과 몸 놀이를 한지 올해로 17년째이지만 몸 놀이를 하기 전에는 늘 생각이 많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다. 마술 한 가지를 하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허투루 하지 않고 말 한 마디를 하더라도 생각 없이 말하지 않도록. 그동안 많은 훈련이 되어서 이제는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실수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여전히 수업에 대한 생각은 100퍼센트 만족스럽지 않다. 늘 하던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로운 것을 하고 있고, 늘 하던 것을 똑같이 하더라도 아이들이 다르기에 똑같이 할 수도 없다. 게다가 지금은 아이들에게 평화적 기운을 줄 수 있는 몸 놀이에 대한 구상을 매일 하다 보니 여전히 새로울 수밖에 없는 수업이다.

살다보면 선택의 순간들이 늘 있다. 그러한 순간이 되었을 때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들이 있다. 평화 몸 놀이는 이러한 기준이 되는 것들이 자기중심적이 되지 않도록 이기적이 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선택의 기준들을 만나게 해 준다. 네 명의 아이들과 네 개의 섬 잇기라는 놀이도 그러한 의도로 만들었다.

네 명의 아이들이 서로 손을 잡고 파란 매트 위에 서 있다. 아이들의 앞에는 네 개의 각기 다른 색의 매트()가 있다. 손을 잡고 걸으며 각각의 그 매트() 위에 도착할 때마다 아이들은 선택해야 한다. 이 매트()에 누가 남아서 매트()를 지킬 것인지. 다섯 살 아이들은 서로 의논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의논 상황을 선생님이 만들어줘야 한다. 이때, 선생님은 도와주는 사람이지 결정해 주는 사람으로 비춰지면 안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은 서로 의논하는 대신 각각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한 명씩 매트()에 남기게 되면 맨 마지막 매트()에는 자동적으로 한 명만 가게 되고 모든 매트에는 한 명의 아이들이 매트를 지키는 사람으로 서게 된다. 이렇게 된 후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맨 마지막 아이부터 되돌아오면서 매트를 지키고 있는 아이와 손을 잡고, 되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다시 처음의 모습인 네 명의 아이들이 손을 잡고 서 있는 모양이 된다. 이렇게 함으로서 네 명의 아이들이 네 개의 섬을 하나로 잇게 되는 것이다. 이 놀이는 시간제한이 있고 제한은 노래가 시작해서 끝나는 것으로 아이들과 정한다. 얼핏 들으면 놀이같지도 않고 재미도 없을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아이들과 하게 되면 모든 것이 놀이가 되고 재미도 저절로 생긴다.

마지막은 늘 평화 명상이고 친구 명상이다.

친구와 손을 잡고 친구와 가슴을 맞대고 친구와 등을 맞대고 친구와 같이 누워서 기분 좋은 생각을 하며 편안한 음악을 듣는다. 몸 놀이에 담는 가장 큰 생각은 행복이고 기쁨이다. 내 몸을 통한 내 몸에 의한 내 몸의 철학을 매일 매일 몸에 베이도록 되풀이하는 것이다.

아이들도 그리고 선생님도.

더불어 아이들의 부모님들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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