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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샘의 성장통

놀이터 만들기


외투를 입고 신발을 신습니다.

오늘은 어디를 가는것일까?

"선생님.. 말 해요?"

어제는 소리없는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있잖아.. 있잖아.. 내가 말이야.."

쫑알 쫑알 내경이

"내경아.. 들어가라"

엉덩이를 씰룩이는 내경이..

말 하면 되돌아 가는 나들이..

소리없는 나들이..

"오늘은 놀이터 만들러 간다.. 말해도 된다"

걸음 걸음 수다들이 사탕처럼 달립니다.

7호선 차량기지 커다란 철조망 옆입니다.

어디 가는거지?

"선생님.. 어디 가는거에요?"

주빈이 물어 옵니다.

"선생님.. 저기에 왜 기차들이 있어요?"

"으응.. 지하철들이 쉬는 곳이야.. 차량기지라고 하는데..."

"선생님 어디 가는거에요?'

" 열심히 달린 지하철들이 쉬러 오는 곳이야.. 지하철의 집이지"

"선생님.. 어디 가는거냐니까요?"

"정말 넓지? 기차들은 아주 기니까 아주 커다란 집이 필요하지.."

"선생님.. 왜 대답 안 해줘요!!"

" ??? "

"아..왜 대답 안 해 주냐구요"

"선생님도 몰라.. 아무대나 가는거야.. 그러니까 말해줄 수 없지.."

'그런게 어딨어.. 에이..."

울퉁 불퉁 나무덩쿨 밑으로 옆으로 살짝 살짝 도망갑니다.

어린이 기차가 출발합니다.

"앗.. 길 없다!!"

"선생님.. 왜 안 가요?"

"길이... 없다.. "

"에이.. 그러길래 오지 말지.. 다리만 아프게.."

주빈이 드디어 오리 입이 됩니다..

"돌아가자.. 신나게 돌아가자.. 아.. 돌아가는 길은 재미있는 길.."

"재미있긴 뭐가 재미있어요? 하나두 재미없다"

쫑알 쫑알 주빈이지만 종종걸음 싫지않은 걸음입니다.

"이야.. 여기 참 좋다.. 여기.. 우리 놀이터 하면 어떨까?"

"어.. 선생님.. ymca 뒤네요?"

"그래.. 햇빛도 잘 들어오고.. 낙엽도 많고... 어때?"

"좋아요.. 그럼 저기 오두막에 올라가도 되요?"

"아니.. 저 오두막은 높아서 위험하니까 선생님이 안전하게 만든 다음 올라가자..

그럼 놀이터를 만들어 볼까?"

다리없는 말타기, 휘어진 자전거 바퀴, 자동차 타이어.. 깨진 그릇..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만 잔뜩 있습니다.

사용하기 나릅입니다.

아이들이 쓰임새를 찾아 줍니다.

흙이 잔뜩 묻은 그릇

요리조리 만지작 만지작

열심히 담고 설명하고 이야기합니다.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상자 만들었어요."

"과학상자?"

" 여기 보세요"

뽐을 내는 내경이

깨진 그릇에 낙엽들이 수북합니다..

빙그레 선생님 함박꽃이 웃음꽃이 됩니다.

이야호..

남자 친구들.. 쇠기둥에 매달려 철봉놀이 합니다..

"선생님. .재미있어요.. . 신나요.."

한결이 웃응꽃이 철봉위로 오릅니다..

몰래 몰래 오두막 위 동우는

화들짝 놀라 달음질하는 토끼눈입니다.

원숭이 재주 넘듯 날랜 동우입니다.

커다란 쇠기둥 나무 둥치에 걸고 동아줄에 고리를 겁니다.

"이야.. 그네타면 정말 재미있겠다.."

"정말 재미있는데요.. 이렇게..이렇게.. 히히히"

깡총거리는 지원입니다.(최지원)

히히 웃는 지원입니다.(김지원)

"선생님은 집 만들어야지.."

다 뜯어진 텐트조각 나무와 나무를 맺어 줍니다.

펄럭이는 봄 바람

아이들의 웃음보가 봄 바람에 터집니다..

"이게 무슨 집이에요? 비오면 다 세 겠네.."

이리 저리 승빈이 구석 구석 만져 봅니다..

"비.. 안 세.. 비가 옆으로만 오지 않으면..."

흙투성이, 먼지 구덩이에 빠집니다..

조그만 언덕 조그마한 숲속에서

터져나는 웃음은 천리 만리를 갑니다..

"오늘은 그만 내려가야겠다.. "

"에이.. 왜요?"

" 집에 갈 시간이거든.. 가기 싫으면 가지 마라.. 선생님은 간다.. "

"같이 가요. 내일도 또 오기에요"

"그래... . 내일은 밧줄이랑 가위도 들고 와야겠다.."

나무와 낙엽과 부서진 햇볕 사이로

아이들의 신나는 놀이터

오늘부터 공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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