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입니다. 견학을 갔다 오는 길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를 타기 위해 유치원 앞에서 잠깐 화장실을 갑니다. 한 녀석이 3층이나 되는 계단을 허겁 지겁 뛰어 오릅니다.
"너, 아직 안 갔니?"
집이 원 근처에 있어 차를 타지 않아도 되는 녀석입니다.
" 선생님.. 화장실... 화장실"
허겁지겁 뛰어 다닙니다. 그런데, 화장실로 가지 않고 유치원 교실로 들어갑니다. 사무실에 앉아 곰곰히 생각하다 이상하다 싶어 교실에 들어 설려는데 그녀석 쏜살같이 뛰어 나갑니다.
"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응..그래 잘 가라"
사무실에 앉아 오늘 있었던 견학 이야기를 합니다. 무엇이 잘못 되었고, 무엇이 재미있었고..
청소시간입니다. 체육실을 가기 위해 작은 교실 하나를 지납니다. 체육실과 작은교실 사이에 플라스틱 장난감 하나 떨어져 있습니다. 손으로 짚으려 하다 모양이 이상해서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소꼽놀이 장난감 같기고 하고, 아닌것 같기고 하고.. 작은 교실 선생님을 부릅니다.
"선생님.. 이거 뭐 같애요?"
"아.."
"왜요?"
"그거.. 똥 아니에요?"
"똥이요? 에이.. 소꼽놀이 장난감 같은데.."
손으로 줏으려 하자 선생님이 말립니다.
"아니에요.. 똥 같아요"
"그럴리가요. 여기에 똥이 왜 있어요?"
말없이 가만히 쳐다 봅니다. 어찌 보면 정말 똥 같기도 합니다.
"그럼... 냄새를 맡아보면 알겠네요.."
소꼽 장난감인지 똥인지 무릎을 꿇고 코를 가만히 가져갑니다.
코에 닿을랑 말랑 코 끝을 찌르는 냄새가 있습니다. 무릎을 꿇고 앉아 선생님을 바라 봅니다.
"선생님.. 똥인데?"
부리나케 달려 나가던 녀석이 생각납니다. 어지간히 급했나 봅니다. 빙그레 지어지는 웃음 뒤로 선생님과 같은 생각을 합니다.
교실이 많다 보니 청소는 각반 담임 선생님이 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똥이라는 녀석은 체육실로 아니고 작은 교실도 아닌 교실에 놓여 있습니다.
"음.. "
곰곰히 생각하다 30센치 자를 가져와 재어 보기로 합니다.
체육실에 3센치미터,
작은 교실에...앗.. 2,5센치미터..
만세를 부르는 선생님 모습이 짖궂어 보입니다.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가져와 진한 냄새를 피우는 똥을 치우며 혼자서 뇌내어 봄니다.
"쳇.. 0.5센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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