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워했던 일을 생각해 봅니다.
어렸을적 어른들이 밥 잘 먹는다고 칭찬해서
배가 부른대도 밥을 억지로 억지로
그렇게 5그릇을 먹었습니다.
배가 부른만큼 칭찬을 받는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을때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코치님 말씀에
다리에 피가 쏠려 시커멓게 될때까지 발차기를 해서
엉금엉금 기어가던 그 길이 기뻤습니다.
국민학교 5학년때
졸린눈을 비벼가며 한장 한장 채워왔던 일기장을
아이들 앞에서 읽어 주시며
'일기가 참 맑고 정직하구나' 말씀하시던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새벽까지 열심히 일기를 쓰고 있던 제모습이 기뻤습니다.
국민학교 6학년때
태권도복을 입고
'보름달'이란 동요를 부르면서
스스로 감동하여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던
제 자신이 무척 기뻤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
학교에서 하루종일 축구를 하고도
축구공을 놓지 않던 저를 붙들고
'축구만큼 성적도 기대해 보마'하고
술취한 얼굴로 말씀하시던
담임선생님과의 짧은시간이 기뻤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때
두서없이 써 내려간 제 글을 읽으시고
'맞춤법은 죄다 틀렸지만 네 마음만큼은 좋구나'라고
말씀하시던 문예반 선생님의 그 웃음이 기뻤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때
하루는 이 친구집
하루는 저 친구집에서
저녁을 얻어 먹으면서도
'밥 좀 더 주세요'라고
넉살좋게 얘기하던 그런 제가 기뻤습니다.
대학 합격자 발표당일
이불을 뒤집어 쓰고 초조해 할때
이불을 송두리채 뒤 흔들며 들려오는
동생의 합격축하소식이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대학교 1학년때
팔각성냥을 가지고 다니고
담배를 한보루씩 가지고 다니고
필통에 가지가지 펜이 100개도 넘게 넘쳐나고
100페이지도 넘는 원고지를 가지고 다니면서
괴짜가 되고 싶어 했던 제 자신이 기뻤습니다.
문뜩 들어선 교문앞에서
'우리 학교에서 미팅을 제일 많이 한 친구가 제래'
라는 소리를 듣고
실없이 기뻤습니다.
군대생활 중
사단역사상 처음으로
군단에서 태권도 겨루기 우승을 하고
4,5톤 트럭에 트로피를 잔뜩 싣고 부대로 돌아가던
제 자신이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작은 월급에
변변찮은 선물이지만
'큰아들의 큰 선물이다'덩실덩실 춤을 추시던
어머니의 그 환한 웃음이 기뻤습니다.
허리에도 오지 않는 녀석들이지만
조그만 녀석들이 건네주는
덕지덕지 스승의 날 편지가 가슴에서 넘쳐날때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하루 하루
쌓여가는 고민과 시간들을
귀여운 표정하나에
작은 손아귀속에
예쁜 뽀뽀에
살며시 감싸주는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웃고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기쁨들이 있었습니다.
기억하지 못하는 많은 웃음들이 있었습니다.
제 가슴속에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그 소중한 선물을
이제는 매일 매일 메만져 봐야 할때입니다.
저의 삶은 꿈이었습니다.
저의 삶은 꿈입니다.
언제나 꿈을 꾸며 꿈에 살고 있습니다.
눈을 뜨면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는 꿈이 아니라
눈을 뜨고 살아가는 꿈입니다.
너무나도 행복한 자신을 외면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