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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몸 놀이 연구소

동화나라 운동회

동화나라 운동회.

 재작년에는 종이박스 운동회,
작년에는 밧줄 운동회,
올해는 어떤 테마가 좋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뇌리에 번쩍 떠오른 생각!
‘ 동화 나라 운동회! ’
선생님들도 모두 좋다고 해서 몸 놀이 시간마다 아이들과 동화 나라 몸 놀이를 하기로 했어.
주말에 몰아서 동화 100여 편을 몰아보고
동화 속에서 놀이를 뽑아냈지.
이렇게 뽑아낸 놀이를 가지고
아이들과 검증 작업을 시작했어.
생각으로는 재미있을 것 같아도 막상 해 보면
시간만 잡아먹고 재미는 털끝만큼도 없을 수 있잖아. 그래서 아이들과의 검증 작업은 굉장히 중요해. 아이들의 놀이에 대한 평가는
때로는 냉정하고 때로는 신선하기도 해.
아이들의 평가와 함께
아이들이 보태준 생각까지 합치면
비로소 동화 나라 운동회 놀이가 완성되는 거지.
 
첫 번째 놀이는 ‘토끼와 거북이’ 야.
아이들도 잘 아는 동화지.
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일단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줘.
아이들도 익히 잘 알기 때문에 동화를 얘기하는 중에 여기저기에서 훈수꾼들이 등장해.
그래서 더욱 이야기하는 맛이 나지.
동화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아이들과 놀이를 시작해. 토끼와 거북이 경주 이야기인데
토끼가 어떻게 달리고 거북이가 어떻게 달리는 지는 절대 시범을 보여주지 않아.
왜냐고?
아이들마다 모두 생각이 다르니까
서로 다른 생각으로 달리게 하는 것이 당연하잖아. 친구들이 봤을 때
“ 도저히 저건 토끼라고 할 수 없어. 저것도 거북이 라고 할 수 없어! ” 라고 하는 것만 이야기 해 줘. 아이들 중에는 빨리 뛰기 위해서 그냥 뛰는 아이들도 있고 개구리인지 괴물인지 알 수 없는 모양으로 뛰는 아이들도 있으니까.
토끼들이 한바탕 뛰고 거북이들도 한바탕 뛰고
그리고 나서 토끼하고 싶은 친구, 거북이 하고 싶은 친구 나눠서 달리기를 했어.
토끼와 거북이 경주를 어떻게 할까 물으니
토끼는 뛰다가 잠을 자야 된다고 해서
토끼는 뛰다가 3초 동안 잠을 자는 것으로 정했어.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시합이 시작됐어.
토끼도 열심이고 거북이도 열심이야.
그렇다 보니 토끼가 이기기도 하고
거북이가 이기기도 하네?
참 재미있는 경주야.
 
두 번째 놀이는 ‘ 헨델과 그레텔’ 놀이야.
먼저 동화 이야기를 하고 놀이를 시작했어.
혹시 마녀가 나오느냐고 묻는 아이들이 있어.
동화 속에 나오는 마녀나 호랑이나 늑대가 놀이 속에
도 나오면 절대 안 할 거라고 협박(?)을 해.
그래서 걱정 말라고 했어.
무섭거나 나쁜 녀석들은 놀이 속에는 절대 나오지 못하게 하겠다고 약속했어.
헨델과 그레텔이 엄마와 함께 숲속으로 가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반짝이는 돌을 떨어뜨리는 대목이 있잖아?
그 대목을 놀이로 하기로 했어.
그리고 나중에 과자 집은 꼭 나와야 해.
아이들이 이 놀이를 하는 이유가
과자 집을 가기 위해서니까.
또 그리고 마녀는 절대 나오면 안 돼!
왜? 무서우니까.
그래서 또 하나의 놀이가 시작됐어.
반짝이는 돌을 무엇으로 하면 좋지?
야광 테잎을 잘라서 해 보기도 하고
낚시할 때 쓰는 야광찌를 써 보기도 했어.
밤이 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불을 껐더니
 ‘ 우와~ 야광찌가 너무 예뻐! ’
덕분에 야광 놀이를 신나게 했지.

그런데 운동회 때는 어떻게 불을 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