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달봉샘 인형극장

별나라 이야기

별나라 이야기

 

오늘은 일요일.

달봉이와 칠뜩이, 삼룡이가 서로 다른 놀이를 하며 즐겁게 놀고 있습니다.

달봉이는 드러누워 열심히 코딱지 파기 놀이를 하고 있고 칠뜩이는 발가락 깨물기 놀이를 합니다. 삼룡이는 앉은뱅이책상에 앉아 동화책을 읽고 있습니다.

 

삼룡이: 나는 위대한 영웅 페르세우스다. 덤벼라 메두사!

 

삼룡이의 말에 달봉이가 손가락에 묻어 있던 코딱지를 입으로 넣으며 벌떡 일어나 앉으며 말합니다.

 

달봉이: 메두사가 뭐냐?

삼룡이: 메두사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서운 괴물이야.

달봉이: 무서워? 어떻게 생겼는데?

삼룡이: 원래는 예쁜 소녀였는데 저주를 받아 무서운 괴물로 변했어. 머리카락은 모두 뱀이고 멧돼지의 어금니와 황금날개를 가졌어. 그리고 메두사의 눈을 본 사람은 모두 돌로 변해.

달봉이: 우와~ 정말 무서운 괴물이군. 머리카락이 뱀이라고? 그럼 뱀이 엄청 많겠다. 그리고 멧돼지의 어금니를 가졌다고? 그럼 얼굴은 돼지처럼 생긴 건가? 그런데 황금날개는 마음에 든다. 그런데 날개가 황금이면 무거워서 날 수 있을까?

 

이때, 발가락을 입으로 깨물기 위해 노력하던 칠뜩이가 끼어듭니다.

 

칠뜩이: 그런데 신화가 뭐야?

삼룡이: 옛날부터 전해오는 신비스러운 이야기야. 그리스에는 그리스 신화가 있고 우리나라에는 단군신화가 있어.

달봉이: 나 단군신화 알아. 곰이랑 호랑이랑 사람이 되고 싶어서 동굴에 들어간 이야기잖아. 100일 동안 쑥이랑 마늘만 먹으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해서 곰이랑 호랑이랑 쑥하고 마늘만 먹었데.

칠뜩이: 그래서 사람이 됐데?

달봉이: 아니? 둘 다 배고파서 죽었데.

삼룡이: 아니야! 곰은 100일 동안 잘 참아서 예쁜 여자가 되었고 호랑이는 배고픈 것을 못 참아서 동굴에서 나와 버렸댔어.

달봉이: 삼룡이 네가 어떻게 알아? 네가 봤어?

삼룡이: 책에 다 써있어.

달봉이: 책에 거짓말을 썼을지도 모르잖아.

삼룡이: 책에는 거짓말 안 써.

칠뜩이: 정말? 그럼 책은 거짓말 못해?

삼룡이: 많은 사람들이 읽는 책인데 거짓말을 쓰면 안 돼.

달봉이: 그럼 뭐야! 곰이 여자가 되었으면 그럼 여자들은 원래 다 곰이었어? 어쩐지 엄마 엉덩이가 이상하게 크다고 했어. 원래 곰이어서 그랬구나.

삼룡이: 그게 아니야. 하늘에서 내려 온 사람이랑 곰이 변한 여자랑 결혼해서 낳은 아들이 단군이래.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신화야. 단군신화.

달봉이: 신화는 참 재미있네. 코딱지 파는 것 보다 더.

칠뜩이: 맞아. 입으로 발가락 깨무는 것보다 더.

달봉이: 칠뜩이 너는 발가락은 왜 깨무는 거야?

칠뜩이: 발가락까지 입이 닿나 안 닿나 실험하는 거야. 성공하면 그 다음에는 발뒤꿈치 깨물기 실험할거야.

달봉이: 참 대단한 녀석이군. 별 실험을 다 하네.

칠뜩이: 그럼 형은 왜 열심히 코딱지 파서 먹는데?

달봉이: 형은 지금 열심히 재활용을 하는 중이야.

칠뜩이: 그게 왜 재활용이야?

달봉이: 코딱지를 파서 먹으면 코딱지가 몸속으로 들어가잖아? 그리고 코 속에서 다시 코딱지가 만들어지고. 그러면 나는 다시 그 코딱지를 먹고 코딱지는 다시 몸속에서 만들어지고. 이렇게 계속 먹고 만들어지고 먹고 만들어지니까 이게 바로 재활용인 거야.

칠뜩이: 참 대단한 형이다. 코딱지도 재활용하고.

삼룡이: 나는 또 동화책 읽을 거니까 이제 말 시키지 마.

달봉이: 삼룡아. 그런데 아까 메두사랑 누구랑 싸운다고 하지 않았어? 누구랑 싸우는 거야?

삼룡이: 아이~ . 나 동화책 계속 읽어야 하는데. 알았어. 자세히 설명해 줄 테니까 이제 그만 물어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중에 페르세우스라는 사람이 있어.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와 싸우는 거야.

달봉이: 그런데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랑 왜 싸워? 둘이 줄 서다가 새치기했어? 아니면 괴물이라고 놀렸나?

삼룡이: 괴물이니까 나쁜 짓을 많이 했겠지.

칠뜩이: 아니야. 괴물이라고 다 나쁜 건 아냐. 슈렉은 괴물인데도 안 나쁘잖아.

달봉이: 맞아. 칠뜩이도 안 나쁘잖아.

칠뜩이: 난 괴물 아니야!

삼룡이: 내 얘기 듣기 싫으면 그만 할래. 나 동화책 계속 읽을 거야.

달봉이: 아니야. 아니야. 계속해 줘.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페르세우스가 이겼어? 아니면 메두사가 이겼어?

삼룡이: 페르세우스가 이겼어.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목을 칼로 베어서 포대자루에 담아서 가다가 예쁜 여자를 잡아먹으려는 괴물 고래를 만나게 되었어.

달봉이: 우와~ 이번에는 고래가 괴물이군. 그리스 신화에는 괴물이 정말 많이 나온다. 재미있다.

칠뜩이: 나도 나도. 완전 흥미진진이야.

달봉이: 칠뜩아! 흥미진진이 뭐냐?

칠뜩이: 흥미진진?... ?... 글쎄... 나도 몰라. 내가 왜 모르는 말을 했을까?

삼룡이: 흥미진진은 아주아주 재미있다는 말이야.

달봉이: 오우~ 우리 칠뜩이 그런 말도 할 줄 아는구나?

칠뜩이: 나도 몰라. 그냥 말했어. 이상하게.

삼룡이: 이야기 계속 해도 돼?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목을 칼로 베어서 포대자루에 담아서 가다가 예쁜 여자를 잡아먹으려는 괴물 고래를 만나게 되었어. 그래서 괴물 고래에게 메두사의 얼굴을 보여줬더니 괴물 고래가 돌로 변해 버렸데.

달봉이: 우와~ 나도 메두사의 머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칠뜩이: 뭐하게?

달봉이: 전부다 돌로 만들면 재미있잖아. 냉장고도 돌로 만들고 의자도 돌로 만들고.. ..그리고 신발도 돌로 만들면 돌로 만든 신발을 신고 다닐 수 있으니까 얼마나 재미있어. 안 그래?

삼룡이: 메두사의 눈을 쳐다 본 것만 돌로 변해. 냉장고는 눈이 없어서 안 돼. 신발도.

달봉이: ? 그래? ... 아깝다. 돌로 만든 신발을 신을 수 있었는데.

삼룡이: 그런데 페르세우스가 자루에서 메두사의 목을 꺼냈을 때 메두사의 피가 바위로 떨어졌는데 그 피가 페가수스로 변했데.

달봉이: 페가수스가 뭐야?

칠뜩이: ..나 알아. 페가수스. 페가수스는 이마에 뿔이 난 말이잖아. 하얗고. 아주 예쁘게 생긴.

달봉이: 우와~ 그게 페가수스야?

삼룡이: 아닌데? 그건 유니콘인데? 페가수스는 은색 날개가 달린 말이야. 하늘을 날아다니는.

달봉이: 우와~ 페가수스는 은색 날개야? 아까 메두사는 황금 날개라고 했는데. 전부 날개가 있어 좋겠다.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고.

칠뜩이: 형도 하늘을 날고 싶어?

달봉이: 칠뜩이 너도? 하늘을 날면 좋잖아. 유치원갈 때 버스 안타고 휭~ 하고 날아가면 되니까. 그리고 어린이 대공원 가고 싶을 때는 아무 때나 휭~ 하고 날아가면 되니까 얼마나 좋겠어. 아참 그리고 똥마려워서 걷기 힘들 때 화장실까지 날아가면 똥도 금방 쌀 수 있으니까 얼마나 좋아.

칠뜩이: 정말. 그러면 정말 좋겠다. 그런데 날개가 있으면 잠 잘 때 어떻게 잘까? 새처럼 웅크리고 자야하나?

달봉이: 에이~ 옷처럼 벗어서 옷걸이에 걸어 놓고 자면 되지. 옷을 거는 데는 옷걸이, 날개를 거는 데는 날개 걸이.

칠뜩이: 그리고 이렇게 해도 되잖아. 이불대신 날개를 꼬옥 덮고 자면 이불이 필요 없잖아.

삼룡이: 우와~ 우리 형아들은 상상력이 정말 대단해.

달봉이: 그렇지? 대단하지? 헤헤.

삼룡이: ~ 그런데, 지금 몇 시야?

달봉이: ...몇 시냐면...나 시계 볼 줄 모르는데?

칠뜩이: 내가..내가 볼 줄 알아. ..지금 몇 시냐면? 여덟 시. 여덟 시야 여덟 시.

삼룡이: 여덟 시? 우와~ 그럼 지금 나가서 하늘을 보면 페가수스를 볼 수 있겠다.

달봉이: 페가수스를 볼 수 있어? 정말? 페가수스가 여덟 시에 온다고 했어? 어떻게? 어떻게!

칠뜩이: 아마 페가수스가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시간인가 봐.

삼룡이: 그게 아니라 하늘에 있는 가을 별 자리 중에 페가수스자리가 있어. 가을 철 별자리 중에서 가장 밝은 별 네 개를 찾으면 돼. 그게 바로 페가수스자리야.

달봉이: 별자리? 별은 알겠는데 별자리는 또 뭐야?

삼룡이: 별자리는 별의 위치를 정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거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페가수스도 별자리 이름이고 메두사를 죽인 페르세우스 별자리도 있어.

달봉이: 정말? 그럼 지금 밖에 나가면 페르세우스도 볼 수 있는 거야?

칠뜩이: 메두사는? 메두사 별자리는 없어?

삼룡이: 글쎄? 메두사 별자리도 있나? 모르겠는데? 한 번 찾아봐야겠다.

달봉이: 나도..나도 같이 찾아보자. 나 찾는 거 좋아해. 숨바꼭질 같잖아.

칠뜩이: 나는 숨는 게 더 좋은데.

삼룡이: 좋아. 그럼 우리 별 보러 가자.

달봉이: 우와~ 별 보러 간다. 신난다.

칠뜩이: 우와~ 신난다.

 

이렇게 해서 코딱지 파서 먹던 달봉이와 발가락 깨물기를 하던 칠뜩이 그리고 열심히 동화책을 읽고 있던 삼룡이는 가을 하늘을 보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페가수스, 페르세우스 그리고 다른 많은 별들을 보면서 행복한 가을 저녁을 보냈답니다.

 

.

 

'달봉샘 인형극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아성교육인형극(도와주세요!)  (1) 2016.05.16
나쁜 친구는 없어요!  (0) 2016.05.09
숲 학교 인형극  (0) 2016.05.07
사랑해요. 꼭대기 선생님!  (0) 2016.05.07
아이들이 만든 인형극 - 나한테 평화는  (0) 2016.05.07
나쁜 친구는 없어요!  (0) 2016.05.07
겨울 아이 2  (0) 2016.05.07
아이들이 만든 인형극- 내 손을 잡아줘.  (0) 2016.05.07
반말하는 우경이  (0) 2016.05.07
인간 시장  (0) 2016.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