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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몸 놀이 연구소

비현실적 등번호와 공감과 소통의 번호

지난 토요일,

안양 YMCA 아기스 유아 축구단 아이들이
전국 YMCA 유아 축구대회에 출전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이에 오늘은 축구에서의 등번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피파(축구국제연맹)에서 2002년 등번호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내놓기 전까지는
일반 축구 동호회나 클럽뿐만 아니라 프로 축구에서도
1번에서 99번까지 등번호를 자유롭게 사용했다고 합니다.
등번호는 단순히 선수들을 구별하기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2002년 피파에서 새롭게 마련한 규정은,
국제대회에서는 1번부터 23번까지의 번호를 사용하고 골키퍼는 무조건 1번을 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팀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해당 번호에 대한 새로운 의미들이 생겨났습니다.
의미는 이렇습니다.
1번은 골키퍼,
2번부터 5번은 수비수,
6번부터 8번은 미드필더,
9번부터 11번은 공격수 번호입니다.
특히 이 중에서 7번은 보통 스타플레이어나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9번은 득점력이 좋은 선수 즉 스트라이커들이 많이 사용합니다.
10번은 팀의 에이스, 팀에서 가장 상징적인 공격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번호이고
11번은 팀에서 달리기가 가장 빠른 선수들이 달곤 합니다.
요즘에는 등 번호가 선수 자신의 의미를 대변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선수가 다른 팀으로 팀을 옮겼을 때
새롭게 간 팀에 그 번호를 달고 있는 선수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번호를 바꾸기도 한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축구 선수들은 국제 경기가 아니면 등번호로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태어난 연도나 생일, 존경하는 선수의 번호, 자신의 목표 득점수 등등 예를 들면 FC 안양의 구대영 선수는 자신의 이름하고 똑같이 등번호를 90으로 했다고 합니다. 
 
안양 YMCA 아기스 유아 축구단 아이들은 심지어 세 자리 숫자도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팀인데도 중복된 번호도 많습니다. 
이것은 등번호의 의미인 아이들을 구분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아이들의 개성과 의사를 가장 먼저 존중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번호를 세 자리 숫자까지 하면 인쇄비도 더 들고
더불어 번호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아지게 마련이지만
아이들에게 그것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지요.
자신만의 번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또는 친구와 같은 번호를 가진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그만한 의미가 충분히 있고도 남습니다.
                                                  
안양 YMCA 아기스 축구단 아이들의 등번호는
어른들의 세상에서는 비현실적 등번호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존재하는 현실적 번호이며 이 자체가 아이들과의 공감과 소통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국 YMCA 유아 축구대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더 빛나 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