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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몸 놀이 연구소

썰매가 달리냐 내가 달리냐

겨울인데 썰매를 못 타면 너무 하잖아~
게다가 미세먼지도 말썽이네?
매일 하늘 맑은 날만 기다렸는데
그래서 하늘은 맑아졌는데
이번에는 한파가 근심이네?
가야 돼? 말아야 돼?
갔을까? 안 갔을까?
물론 갔지~ 당연히 갔지~
아이들 꽁꽁 싸매고 갔지~
아이들이 옷 속에 묻힌 것 같았어.
아이들이 눈사람 같아. 꼬마 눈사람!
 까만콩이 필리핀에서 돌아 왔는데 비실비실해. 급성장염이래.
게다가 몸살까지.
에구~ 까만콩 오기만 기다렸는데
이제는 까만콩 낫기만 또 기다려야 하네~
다 나을 때까지는 설렁설렁 하라고 하고
까만콩 몫까지 더 열심히 했어.
추우니까 얼음은 아주 제대로 얼었어.
이제 갓 여섯 살이 된 아이들이 타는 썰매를
하나, 둘 엮어 기차 썰매를 만들었어.
얼음 위라 그렇게 무겁지는 않은데
첫 날에는 까먹고 아이젠을 안가지고 왔지 뭐야.
있잖아.겨울 산 오를 때 등산화 위에 신는 쇠 달린 거. 그래서 미끄러질까 봐 조심조심하는데
연신 “ 빨리, 빨리, 더 빨리~ ”를 외치는
아이들 기대에 부응하다가 그만
“ 꽈당! ” 얼음판 위에서 넘어지고 말았어.
그래도 몸 놀이 선생님이라 운동신경이 있어서
요령껏 넘어졌는데 정강이가 너무 아파~
정강이가 왜 아프지?
첫 날 썰매타기를 마치고 바지를 걷어 보니
정강이에 피멍이 들어 있어.
우씨~ 어째 계속 쑤시다 했어.
둘째 날에는
이제 갓 일곱 살이 된 아이들과 같이 썰매를 탔어. 그런데 첫 날보다 더 추운 거 있지?
또 다시 고민했어.
가야 돼? 말아야 돼?
갔을까? 안 갔을까?
물론 갔지~ 당연히는 아니고 고민 좀 많이 하다 갔지~ 추위에 대한 대비책이 있어야 했거든.
다행히 썰매장 바로 옆에 난로 피우는 비닐하우스가 있어서 추우면 바로 들어가자 하고 갔어.
그런데 아이들 중에는 얼음 메니아도 있고
난로 메니아도 있더라고.
썰매 잠깐 타고 장작마냥
난로 옆을 지키는 아이도 있고
얼음판에 발이 붙었는지
밥 먹으러 갈 때까지 얼음판에서
나오지 않는 아이들도 있었어.
달봉샘은 얼음 메니아들과 함께 했어.
그러면서도 난로 옆에 붙어 있는 녀석을
어떻게든 한 번은 불러내었지.
일곱 살이 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썰매는 고무 통 썰매야.
아이젠이 있으니 이젠 넘어질 염려도 없어서
끈 달아 빙글빙글 돌리다 휙 놓아주면
고무 통이 저~~~만큼 가서 멈춰.
고무 통 썰매는 안 타본 아이는 있어도
한 번만 탄 아이는 없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지.
이럴 때 꼭 “ 나도! ” 하고
아이들 곁에 껴드는 사람이 하나 있어.
누구게?
원장님이야.
원장님도 태워 달라고 해서 태워줬지.
어른들은 잘 안태워주는데
그래도 오늘은 한 번 태워줬어. ㅋ
썰매타기가 끝나고 들어와서 옷을 갈아입었어.
어제도 오늘도 안에 입은 티셔츠가
땀으로 다 젖었거든.
썰매가 달리는 것인지
선생님이 달리는 것인지 모르겠어.
어찌되었든 썰매를 탈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 겨울인데 썰매를 못 타면 정말 억울하잖아.
안 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