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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몸 놀이 연구소

아이들의 기대

아이들의 ‘기대’

올해 첫 몸 놀이가 시작되었어요.
몸 놀이실에 내려오는 아이들을
몸 놀이실 앞에서부터 환영해요.
아이들의 얼굴에 저마다 ‘기대’가 한 가득씩
묻어 있네요?
그래서 아이들의 ‘기대’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어요.
 ‘ 몸 놀이에 대한 즐거움, 재미 그리고 웃음 ’
아마도 이런 것 아닐까? 후다닥 추측해 본 후에
그런 기대에 반드시 부응하겠다는 굳은 마음으로 아이들 앞에 앉았어요.
혹시 기대에 가득 찬 아이들 얼굴을 .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열 명, 스무 명의 아이들 얼굴을 마주해 보신 적이 있나요?
소름 끼치도록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그 순간을 말이지요.
마치 내가 이 세상의 주인공 같은 그 순간을 말이지요.
어쩌면 몸 놀이는 마약 같은 것인 지도 몰라요. 중독성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중독은 아이들이나 선생님을
정말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중독이니까
중독이 되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몸 놀이가 재미있는 것은 사실 선생님 탓이 아니에요. 아이들 탓이에요.
( ‘탓’ 이란 말은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저는 긍정적인 의미로 한 번 써 봤습니다.)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선생님이라면
그리고 이런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몸 놀이를 재미있게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아이들의 그 눈빛이 그 웃음이
또 보고 싶으니까요.
자꾸 보고 싶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좀 오래된(?) 선생님이니까
그 눈빛, 그 웃음이 나이별로 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혹시 그 차이를 알고 싶으신가요? 
궁금하지 않으셔도 말씀 드릴게요.

다섯 살 아이들의 기대는 ‘주체할 수 없음’ 이에요. 마냥 신나는 거죠.
발바닥에 불 난 아이들처럼
저절로 움직이게 만드는 거 에요.
반응이 바로 몸으로 나타나는 아이들도 있지만 눈빛에서 시작해서 얼굴로 표정으로 번진 후
팔, 다리로 서서히 진행되는 아이들도 있어요. 아이들은 저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그리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까요.
 
여섯 살 아이들의 기대는 ‘ 어제 만큼 ’ 이에요.
이미 ‘기대’ 에 대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기에
그 경험에 견줄 수 있는 경험을 기대하는 거 에요. 그래서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거나 마냥 좋은
다섯 살 아이들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에요.

일곱 살 아이들의 기대는 ‘ 내 생각도 포함해서 ’ 에요. 주도성이 없는 재미는 동생들만큼 오래가지 않아요. 쉽게 말해 보는 것보다는 함께 하는 것,
내가 직접 만들어 가는 것의 재미가
훨씬 크다는 말이지요.
어때요?
그럴듯한가요?
만약 그렇다면 아이들의 ‘기대’ 에
함께 젖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